절대 현혹되지 마라
# 1
2008년 미국의 월가에서는 주택을 담보로한 채권을 팔았다.
주택이 저당이 잡혀있기 때문에 누구나 안정적인 채권이라고 생각했지만, 월가에서 파는 채권이 부실채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2
몇십억짜리 자가용과 강남의 200평대 고급빌라를 소유한 자산가가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그가 주로 판매하던 주식이 어떤 기업의 주식인지 몰랐고, 수익성이 좋다면서도 왜 굳이 사람들에게 팔려고 하는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금융상품의 정보는 해당상품의 거의 모든 가치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금융상품거래에서 거래자들간의 정보의 대칭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추앙받던 이희진씨가 사기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씨는 어떻게 수많은 피해자들을 현혹시켰던 것일까요?
그는 자신을 포장하는데 매우 능한 스토리텔러였습니다.
전형적인 자수성가 이야기로 자신을 소위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하여 투자자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대중들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장외주식을 팔아치운 돈으로 산 고급주택이나 외제차를 SNS를 통해 공개하여 누구나 자기처럼 성공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심어줬습니다.
그의 SNS 팔로워들은 투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그의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지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가 주력상품으로 판매했던 주식의 정보의 비대칭도 한몫 했습니다.
이씨가 주로 판매한 장외주식 (OTC-Over The Counter)주식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비상장 상태인 이 주식은 개인끼리의 사적인 접촉으로 거래가 되는 주식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기업정보를 알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판매자가 부르는게 값이 되어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주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기업일수록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형태의 투자를 생각한 것입니다.
또한 사람의 심리상, 자신이 사들인 주식에 대해 맹신하는 경향이 있고,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서야 인정하는 경우가 많죠.
현행법상 이와 같은 장외주식을 규제할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1대1간의 자유로운 사적거래를 금융당국이 관여하거나 함부로 규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일확천금의 꿈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를 노리는 '○○동 부자'들은 또 등장할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규제 또한 필요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정보가 없는 상품에 대해 저얼대 현혹되지 않는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