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누가 요즘 제값 내고 하니?
“오늘 우리 집에서 영화 보는 거 어때?
특별히 지금 상영하는 걸로 다운 받아놨어. 흐흐”
p2p 사이트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무료로 내려받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들 불법인 걸 알지만, 그 인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영화는 물론이고 음악, 심지어는 교과서까지도
몇 번의 검색만 거치면 쉽게 무료로 구할 수 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
‘공짜’ 관행이 꽤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자료, 지식 서비스 등 다양한 곳에서
제값을 지급하지 않고 이용하는 관행은 여전합니다.
상당한 값을 지급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지금까지 공짜였으니 앞으로도 공짜로 이용하겠다'
는 심리가 깔린 것입니다.
모바일 뉴스, 증권사 리포트, 현금인출기…
우리가 공짜라고 ‘당연하게’ 여기는 대표적인 사례지만
선진국에 가면 달라집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한 문단 정도 보여주고
‘구독하라’는 문구가 이어집니다.
현금 인출 서비스는 어떨까요?
미국에서 거래은행이 아닌 은행 ATM을 이용하면
평균 5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8달러까지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증권가 보고서 또한 같은 상황입니다.
증권사 분석가의 주 업무 중 하나는
투자에 도움을 주는 보고서 작성입니다.
그런데 많게는 백억 원대 비용을 써가며
연구소를 운영해 보고서를 만들어도 전부 공짜라고 합니다.
거의 모든 증권사가 로그인만 하면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고
심지어 로그인조차 필요 없이 개방한 증권사도 있습니다.
반면, 선진국 증권사 리포트는
개인투자자에게 거의 예외 없이 유료입니다.
제조업 기반의 수출경제로 성장하다보니
최대한 싸게 만들어 싸게 파는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소비자들은 제값에 인색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 저성장에 경기불황까지 심해지자
이러한 심리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제값을 주지 않고 이용하는 문화는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혁신적인 제품 개발은 뒷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국내 고용의 70%, 국내총생산(GDP)의 60%가
서비스업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의
제값 찾기는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