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계산, 지갑을 열게하는 '진열의 법칙'
조회수 2016. 3. 4. 11:46 수정
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편의점에는 오로지 편의점을 위한 진열대가 따로 있습니다. 대형 마트의 소비자 동선은 3~4m 선이지만 편의점은 폭이 90㎝~1m에 불과합니다.
편의점의 음료, 주류, 유음료, ATM 어디에나 맨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담배는 편의점 전체 매출 비중에서 40%가량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음료나 유음료와 달리 왜 판매원 바로 뒤쪽에 있을까요?
편의점과 더불어 유통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모바일 쇼핑에도 전략이 있습니다. 약 5인치에 불과한 휴대폰 화면에 무슨 법칙이 있는 것일까요?
가장 큰 변화는 '구매 버튼' 위치입니다. 사람의 시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왼쪽에 가장 중요한 내용을 배치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인터넷 쇼핑에서도 구매 버튼이 왼쪽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쇼핑의 경우 한 화면에 최대한 많은 제품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모바일 쇼핑은 메인 화면을 시원하게 채우는 '직사각형 사진'을 배치합니다.
평균 72㎡(약 22평)인 편의점.
대형 마트 평균 면적의 45분의 1에 불과한 이 작은 공간에 온갖 상품들이 가득합니다.
세븐일레븐 홈페이지
그런데 이 상품들이 고도의 계산과 전략을 통해 진열돼있다는 것, 아시나요?
마트나 백화점에서도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를 하기도 하지만, 편의점은 이들과는 또 다릅니다.
불황 없는 편의점, 똑똑한 `진열의 법칙`
사다리꼴 진열대
먼저 도착한 손님이 쪼그리고 앉거나 몸을 구부린다면 뒤에 온 손님은 옴짝달싹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편의점용 진열대는 비스듬한 사다리꼴입니다. 꼭대기 칸 진열대 너비는 약 25㎝지만 진열대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조금씩 넓어져 맨 아래쪽 진열대 너비는 43㎝로 넓어집니다.
맨 아래쪽 진열대는 상품명이 잘 보이도록 눕혀서 진열해 놨고, 가격표도 20° 정도 비스듬히 눕혀놨습니다.
때문에 고개만 살짝 내려도 맨 아래쪽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많이 찾는 상품은 안쪽으로
음료와 유음료는 담배를 제외하고 매출이 가장 높은 상품군이기 때문에 동선을 길게 해 고객이 냉장고로 이동하는 동안 다른 상품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ATM을 가급적 매장 안쪽에 두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편의점 우유 진열에도 빅데이터 활용"
가장 잘 팔리는 담배는…
담배는 잘 팔릴 뿐만 아니라 단위 단가 역시 다른 상품에 비해 월등히 높아 '특별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두 갑(1갑당 4500원)만 사더도 편의점 객단가(약 6000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모바일 쇼핑에도 '진열의 법칙'
구매 버튼 위치를 옮겨라
11번가 PC버전 화면
하지만 모바일 쇼핑에서는 구매버튼이 오른쪽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가락이 닿는 위치'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11번가 모바일 버전 화면
"구매 버튼이 왼쪽에 있다면 오른손 엄지를
뻗어야만 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위치를 변경한 것"
11번가 관계자
그럼에도 가격, 할인율 등 중요 정보는 여전히 왼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시원하게
화면이 작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가지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자 PC 버전 쇼핑몰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상품군 수를 30% 가까이 줄이고 화면을 단순화했다고 합니다.
장기 경기 불황으로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돼 있지만, 편의점과 모바일 쇼핑은 ‘잘나가고’ 있습니다.
'작은 고추'들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황 없는 편의점, 똑똑한 `진열의 법칙`
"편의점 우유 진열에도 빅데이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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