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남자

올해로 영업 24년째를 맞이한 ‘아마존’. 소규모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모든 품목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아마존 웹 서비스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판매하고 킨들 독서 단말기와 같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첨단 기술 기업이다. 이를 증명하듯 아마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도 같은 분기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한 35억6000만 달러(약 4조1278억원)를 기록했다.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는 언론에서 아마존은 늘 고객집착정신을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경영방침은 회의 때 의자 하나를 비워두고 고객이 앉을 자리라고 말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늘 염두 해 두고 있다는 것이다. 

베조스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네 번째 책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출간했을 당시 정가의 40%를 인하하고 최초 출간 당일에 고객들이 책을 받아볼 수 있게 일반 배송료만 내면 총알 배송을 해 주었다. 

약 25만 5,000건의 주문이 들어왔는데 당시 아마존은 건당 몇 달러씩 손해를 봤다. 그러나 베조스는 고집스럽게 그것을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여기고 걱정하지 않았고 아마존은 그해 해리포터 시리즈의 신간에 관한 700개의 기사에 아마존이 언급되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

2010년 베조스는 고객으로부터 메일을 받고 직원들을 호출했다. 당시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웹 상에서 들여다보고 사지 않은 제품에 대한 홍보 메일을 발송하고 있었는데 그 제품이 너무 개인적인 제품이라 고객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이를 본 베조스는 아마존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는 홍보 이메일 발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무리 큰 금액이라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서비스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아마존 창립 초기 베조스는 맞춤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책, 음악, 영화를 찾아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 형태를 분석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매출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추후 수학, 통계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좀 더 정교한 고객 맞춤 서비스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아마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1997년 소비자가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과정을 쉽게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와 주로 쓰는 배송지 주소를 미리 불러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할 때 단추 하나만 눌러서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원클릭 주문 시스템을 고안했고, 그 시스템의 특허를 따냈다. 이 특허로 아마존은 경쟁사를 특허 침해로 고소하여 특허에 대한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였고, 애플에 알려지지 않은 액수를 받고 특허 사용을 허가하기도 했다. 

1998년 아마존은 경매 사이트 이베이의 매출이 늘어감에 따라 아마존의 고객들이 이베이를 더 애용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베이를 모방한 경매 사이트를 개발하는데 착수했다. 

더 싼 광고료를 받고 사기 거래 시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고,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1억 7,500만 달러를 주고 6개월 된 결제 회사 억셉트닷컴을 매수하여 경쟁력을 갖췄다. 

이렇듯 많은 자본을 들여 1년도 안된 기간 안에 론칭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그러나 베조스는 패배에 낙담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데 힘썼다. 훗날 이 경매 사이트는 지숍으로 진화하여 판매자들이 아마존닷컴 내에서 자신들의 물건에 정가를 붙여 매장을 운영하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아마존은 1994년 설립 이후로 지금까지 변함없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아마존으로 거슬러 올라가 제품을 찾는 추상적인 개념이 연상되는 브랜드를 만들어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으며 오래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지금도 아마존은 공격적으로 실천하며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