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내한의 충격으로 또 한 번 한국을 찾는 가수
호리호리한 몸매에 하얀 피부, 신비로운 블루아이를 가진 트로이 시반. 팝의 어린 왕자로 불리는 그가 내년 4월단독 공연으로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아온다.
2년 전 록 페스티벌을 통해 한차례 내한을 했었지만, 이전의 내한공연을 놓친 분들은 이번 기회는 꼭 잡길 바라며, 트로이 시반에 대한 간단한(?) 사전 조사 시간을 가져보자.
199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트로이. 그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처음으로 드러낸 건 '유튜브'였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고자 여러 오디션프로그램에 참여하던 트로이는 2007년 유튜브를 시작해 직접 부른 커버 곡이나 자작곡, 자신의 일상 영상을 올리며 파워 유튜버로서 큰 인기를 끈다.
활발한 유튜브 활동을 하던 중 2013년 EMI Australia라는 레이블 회사와 계약을 맺고, 바로 다음 해 첫 EP [TRXYE]를 발매한다. [TRXYE]는 66개국 아이튠스 1위를 차지하고, 빌보드 앨범차트 5위로 데뷔하면서 그는 유튜버가 아닌 가수로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2015년 두 번째 EP [WILD]를 발표했다. 곡도 곡이지만 이 앨범에서 뮤직 비디오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타이틀 'WILD'와 수록곡 'FOOLS'의 뮤직비디오는 내용이 이어지는 시리즈 뮤비로 모두 트로이가 직접출연했는데, 동성애자의 슬픔과 사랑,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트로이는 2013년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성 소수자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당시 영상을 보면 굉장히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후 트로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음악을 통해 솔직하고 당당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12월 4일 (해외기준). 첫 정규 앨범 [Blue Neighbourhood]로 트로이 시반의 인지도와 인기는 정점을 찍는다. '나만 아는 조금 유명한 가수'에서 '글로벌 팝스타'로 성장한 것이다.
여리한 음색과 몽환적인 듯 중독성 강한 비트, 서정적인 가사 등 트로이 시반의 음악적 색이 뚜렷이 담긴 이 앨범은 그 해 여러 매체를 통해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트로이의 No.1 대표곡 'YOUTH'는 여러 가수의 커버 곡으로 불릴 만큼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팝가수가 글로벌 뮤지션으로 성장해서 가장 좋은 점은 그의 노래를 직접 들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 2016년 여름엔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을 했다. 팬들은 흔치 않은 그의 라이브가 꿈만 같았겠지만 그건 트로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을 보기 위해 달려온 팬들과 그들의 떼창을 듣고 '인생에서 이런 장면을 처음 본다'며 꼭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약속과 함께 격한 감동을 표했었다.
이후 트로이는 유명 뮤지션들과의 콜라보 작업도 활발히 한다. 작년엔 EDM 계의 대세DJ마틴 게릭스의 싱글 [There For You] 피쳐링에 참여했고, 올해 발매한 정규 2집 [Bloom]의 수록곡 'Dance To This'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작업했는데,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로 유명한 이 둘은 뮤직비디오에서도 환상의 케미와 호흡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10월엔 떠오르는 팝 유망주 Charli XCX와 함께 [1999]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싱글도 발매했다. 돌아갈 수 없는 90년대 시절의 향수를 그리는 노래인데, 뮤직비디오를 보면 브리트니 스피어스, 에미넴, 영화 타이타닉, 메트릭스 등 당시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들로 분장한 트로이와 찰리를 볼 수 있다.
사실 유튜버 시절 카메라 앞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던지던 트로이도 살짝 그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완연한 프로 뮤지션이 되어가고 있는 트로이 덕분에 매번 인생 곡을 들을 수 있으니 팬들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 위에 다 적지 못한 대표곡과 앨범들이 참 많다. 그만큼 가수로서 탄탄한 필모를 쌓아온 그는 이제 고작 25살이다. 어리다는 건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잠재력이 많다는 뜻 아닐까.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그가 가진 다양한 색을 마음껏 뽐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