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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페스티벌 탐구 생활 : 베뉴(Venue) 편

글 객원에디터 정수현 / 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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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페스티벌하면 어느 장소가 떠오르시나요?

음악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페스티벌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시 에너제틱한 현장감이 그리워지는 지금, 객원에디터 정수현님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페스티벌 베뉴(Venue)를 알아봅니다. 


#페스티벌가고싶다 #진짜가고싶다 #팔찌차고지하철타고싶다


서울종합운동장

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10
주요 페스티벌 : 울트라코리아(UMF), 월디페(World DJ Festival), 워터밤, Cass Blue Playground
장점 : 접근성
단점 : 소음 민원, 이벤트 종료 시 혼잡도

국내에서 페스티벌을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은 서울 종합운동장이다. 단연 대한민국 대표 페스티벌 베뉴라 보아도 무방하다. 주로 종합운동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메인 스테이지로 활용하고, 유류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스테이지들도 함께 운영한다. 입구에 위치한 주차장 일대는 울트라 코리아에서 모래사장을 구현한 컨셉형 서브스테이지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이전까지는 다수의 일렉트로닉, 힙합 페스티벌이 이 곳에서 개최되었으나 현재는 2019년부터 장기 재개발 공사가 착공 중이다. 


서울 종합운동장 베뉴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2호선 종합운동장역, 삼성역을 지척에 두고 있으며 올림픽대로로 인한 교통 이점으로 접근성의 우위를 확보한다. 하지만 페스티벌이 주로 열리는 5~6월은 바로 옆, 잠실야구장에서 매일 야구경기가 열리는 터라, 이벤트가 종료되는 밤 10~11시 쯤에 야구장을 방문한 사람들과 엄청난 인파 속 귀갓길을 경험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서울 도심 한복판이라는 잠실의 지역 특성상, 페스티벌 주최측은 타 베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소음 민원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2018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울트라코리아> After Movie.

그럼에도 잠실 종합운동장은 페스티벌의 상징으로 관객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페스티벌 가자”라는 말은 곧 “종합운동장 역 앞에서 만나자”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정도. 지리적 이점을 살린 편안함과 넓은 베뉴 규모에서 오는 심리적 해방감은 오는 2025년 완공 후에도 서울 종합운동장이 대표 베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될 것이다.

난지 한강공원

주요 페스티벌 : 그린플러그드, 힙합플레이야, 5Tardium 등
장점 : 넓은 부지, 자연 친화적 베뉴 이미지
단점 : 교통 접근성

한강공원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친환경적 분위기는 난지한강공원의 최대 강점이다. 때문에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의 경우 매년 굳건히 난지한강공원을 베뉴로 채택하고 있고, 5Tardium이나 *힙플페(HIPHOPPLAYA)의 경우에도 넓은 자연 부지의 활용을 위해 난지한강공원에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위치다.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페스티벌은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데, 셔틀버스로 10분 정도 소요되며 합정역 기준 택시로도 15분이 소요된다.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어쩔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도 난지한강공원까지의 복잡한 교통 접근성을 단점으로 꼽고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출발하는 관객들에겐 경유지인 고속터미널, 동서울터미널, 서울역 등에서 난지한강공원 근처 역까지의 경로도 상당히 까다롭다. 


피크닉에 온듯한 독보적인 분위기 연출, 하지만 아쉬운 교통 접근성이라는 뚜렷한 장단점을 지닌 난지한강공원이다.

2013년 난지한강공원에서 개최된
<그린플러그드 서울> 하이라이트.

서울랜드

주소 :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광명로 181
페스티벌 : KB랩비트페스티벌 2020, 월디페 2020, EDC KOREA, 이스케이프 코리아 등
장점 : 테마파크 분위기, 기존 테마파크 시설 활용
단점 : 스테이지 간 거리, 테마파크 관객과의 중첩

서울 종합운동장 공사로 인해 가장 혜택을 본 베뉴는 바로 서울랜드가 아닐까. 이전까지는 페스티벌이 거의 열리지 않는 곳이었지만 2019년에는 많은 페스티벌이 이 곳에서 열렸다. 코첼라, 투모로우랜드 등 해외 유명 페스티벌들의 공통점은 테마파크 컨셉을 차용했다는 것인데, 국내에 테마파크 베뉴를 활용한 페스티벌이 부재하던 중 서울랜드가 2019년 나타나 그 이점을 살리며 급부상했다. 서울랜드 베뉴의 가장 큰 장점은 테마파크형 페스티벌이 선사하는 분위기 자체이다. 타 페스티벌은 스테이지 공간을 제외하면 다른 공간은 관심조차 가지기 어려우나, 서울랜드는 곳곳에 놀이기구와 분수대 등의 테마파크형 시설물들이 있어 관객들에게 ‘놀러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2019년 서울랜드에서 개최된
<edc KOREA> Thank You MOVIE.

분위기 외에도 테마파크의 활용은 많은 이점을 안겨준다. 서울랜드 내 충분한 수의 쓰레기통과 화장실이 이미 마련되어 있고, 서울랜드에 소속된 직원도 상당히 많다. 페스티벌만을 위해 생긴 간이 시설물들이나 일일 페스티벌 스태프보다 관객들에게 훨씬 높은 수준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푸드트럭 대신 기존 F&B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현재 드러난 한계도 있다. 전 부지를 페스티벌에 활용할 수 있는 타 베뉴들과는 달리 페스티벌 중에도 서울랜드의 운영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랜드를 찾아온 이용객과의 중첩으로 혼잡할 수 밖에 없고, 서울랜드 입구와 동편 주차장 일대를 주로 메인 스테이지로 활용하면서 스테이지 간 이동거리가 관객들의 불만 사항으로 자주 언급되었다. 초반에는 위치 안내도 미흡했기에 단점이 부각되었다. 하지만 점차 서울랜드 베뉴가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페스티벌에 맞게 최적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서울랜드는 더욱 매력적인 베뉴로 변모할 것이다.


그 외 ...

경기도 가평 자라섬 일대 또한 대표적인 페스티벌 베뉴 중 하나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과 레인보우 페스티벌 등 캠핑이 동반된 페스티벌을 주최하고 있다. 아직 국내 관객들에게는 캠핑 문화보다 하루 하루 방문하는 것이 더 선호되고 있다. 때문에, 캠핑과 페스티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적 베뉴임에도 자라섬을 채택하는 페스티벌이 더 많아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올림픽공원도 88잔디마당의 넓은 공간적 이점을 살려 뷰티풀 민트 라이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서울 재즈 페스티벌, 파크뮤직 페스티벌 등을 통해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베뉴로 자리잡았다. 체조 경기장, 핸드볼 경기장 등 실내 공연장을 포함해 올림픽공원 전 일대를 활용하기도 하므로 검증된 운영 노하우가 돋보이는 베뉴이기도 하다.

보통 페스티벌 개최 베뉴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포츠 경기장들이 선제적으로 거론된다. 서울 외 지역으로는 인천 문학경기장,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 등에서 몇 차례 페스티벌이 열렸는데, 한편으로는 좀 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베뉴를 선정했다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그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린플러그드는 2018년부터 망상해수욕장에서 그린플러그드 동해를 개최하고 있다. 해변에 캠핑 시설, 캐러밴까지 배치하면서 여름 피서객들을 타겟으로 매력적인 페스티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명 '황리단길'로 불리는 경주 황성공원 일대에서 개최한 그린플러그드 경주 역시 인근 지역 관객은 물론 타지에서 찾아온 사람들까지 만족도가 높았던 비수도권 페스티벌 베뉴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숲재즈페스티벌 역시 서울 도심에 위치한 숲이라는 특성을 충분히 활용한 베뉴로 볼 수 있다. 매해 참여한 관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전달하며 컨셉츄얼한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베뉴들이 더 주목받아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의 아름다운 곳들을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리적 한계를 덮고 베뉴 자체의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주최사와 관객들의 인식 개선, 양측의 기여가 모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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