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엠빅뉴스

카림의 비극, 시리아의 눈물

8,51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카림의 깊고 고요한 눈망울에 비친 세상은 처음부터 전쟁터였습니다. 세상에 나온 지 3개월. 부모도, 태어날 곳도, 그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없었던 카림은 가혹한 삶을 강요받았습니다. 카림은 생후 40여 일 만에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에서 엄마 품에 안겨 시장에 갔다 정부군의 포격을 받아 엄마와 왼쪽 눈을 잃었습니다. 열흘 뒤 또 포격을 받고 두개골에 파편이 박혔습니다. 평생 회복되지 않을 상처가 카림의 얼굴에 깊숙이 새겨졌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카림의 사진. 6년을 이어온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다시 깨닫게 했습니다. 전 세계 네티즌이 움직였고, 큰 반향은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너의 고통에 눈감지 않겠다'는 다짐. 현지 구호단체 대원부터 국제회의에 참석한 외국 대사, 내전에 다리를 잃은 '동병상련'의 여자 어린이, 해외 언론인까지. 모두 앞다퉈 자신의 한쪽 눈을 가린 사진을 올렸습니다. '카림과 연대를(Solidarity with Karim)'

'카림과 연대를' 캠페인이 카림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죽음의 땅' 시리아에는 카림처럼 영문도 모른 채 다치고 숨지는 아이들이 넘쳐납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6년간 내전 과정에서 1만 7400여 명의 어린이들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 살아남고 피해를 입지 않은 아이들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뇌리를 스치는 두 장의 사진.

2년 전, 터키 한 해변에서 모래에 얼굴을 파묻고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쿠르디입니다. 이 작은 아이는 시리아를 떠나기 위해 난민 보트에 탔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두 살 많은 형도, 엄마도 함께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1년 전, 내전의 격전지였던 '알레포'에서 흙먼지와 피로 범벅이 된 채로 앰뷸런스에 앉은 다섯 살 옴란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넋이 나간 듯 무표정한 얼굴. 옴란의 마음에는 무엇이 남았을까요.

'떠난다면 쿠르디처럼, 남는다면 옴란처럼.' 한 작가는 시리아의 참상을 이런 내용의 만평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여성과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장기화하고 있는 시리아 내전도 마찬가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원칙은 희미해진 지 오래입니다. 정부군과 반군 어느 쪽에도 어린이는 특별한 보호의 대상이 아닙니다. 정부군은 '전쟁범죄'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민간인 마을에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고, 반군의 게릴라 공격도 민간인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열흘 남짓 지나면 시리아에도 새해가 찾아옵니다. 동시에,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스런 내전은 햇수로 8년째에 접어듭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시리아에도 봄이 찾아올까요. 아직은 누구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박성원 기자

작성자 정보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