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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작’ 드루킹은?

드루킹의 존재가 드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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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7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는 “네이버 댓글이 난장판이 돼버렸다”며 댓글 조작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던 시기, 보수 세력이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댓글을 조작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네이버는 이틀 뒤 ‘댓글 조작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민주당도 같은 달 31일 ‘네이버 댓글의 조작 방식이 국정원 댓글부대와 비슷하다’며 수사 의뢰했다.

실제 경찰은 의심스러운 댓글 흐름을 포착했다. 


1월 17일 밤 10시쯤, 아이스하키 단일팀 소식을 다룬 기사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댓글이 달렸는데, 이 댓글의 ‘공감’ 클릭이 1초당 5회꼴로 순식간에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 달 해당 댓글 조작 용의자 3명을 긴급체포했다. 이 가운데 대장격인 48살 김 모 씨가 바로 ‘드루킹’이다.

여론조작의 도구, 매크로

김 씨 등은 해당 댓글의 공감숫자를 급격히 늘리기 위해 614개의 포털 아이디를 활용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 작업에는 ‘거대하다’는 뜻을 가진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이 동원됐다. 매크로는 하나의 명령어로 여러 개 명령을 동시에 내리는 프로그램인데, 특정 기사에 댓글이 달리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감 수를 의도적으로 늘릴 수 있다. 


공감수가 제일 많은 댓글이 최상단에 배치되는 네이버의 댓글 정책에 맞춰, 특정 댓글이 돋보이도록 한 ‘여론 조작’이었다.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추장님'

김 씨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란 걸 만든 인물이다. 


약칭 ‘경공모’는 김 씨가 2014년 경제 민주화와 소액주주 운동을 목표로 내걸고 시작한 모임이다. ‘공진화’는 ‘함께 진화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김씨는 ‘경공모’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고 회원 수는 2천5백 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씨는 진보 성향 ‘경공모’ 회원들의 활동을 조직화하고 현실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6년 10월에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서 김씨가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최근 보도되기도 했다. 

출처시사타파TV화면 캡쳐

‘경공모’ 회원들은 활동실적에 따라 노비-달-지구-태양-우주-은하 등 6~7개 등급으로 분류되며 김씨는 모임 내에서 ‘추장님’으로 지칭된다고 한다. 

이같은 회원 구성 때문에 경제 관련 모임이라기보다 종교 집단이나 다단계 업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루킹은 ‘경공모’ 카페 속 김씨의 필명이다.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드루이드(고대 유럽의 마술사. 박학다식하고 소환술에 능한 종족)’에 왕을 뜻하는 ‘킹’을 합친 이름이다.

느릅나무 출판사의 정체는? 자금출처는?

김 씨가 체포된 곳은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내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이다. 


댓글 조작의 ‘근거지’로 의심받는 곳이다. 그런데 이 출판사는 2010년 김 씨가 설립한 이후 단 한 권의 책도 출간하지 않은 ‘유령 출판사’다. 도서 관련 사업으로는 전혀 수익을 내지 않은 업체라는 얘기다. 


그런데 사무실의 한 달 임대료는 485만원이고 경찰이 압수한 김 씨 일당의 휴대전화만 170대가 넘는다. 게다가 ‘공진모’ 카페 운영비는 연간 1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판 업무를 하지 않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거액의 사무실 임대료와 카페 운영비를 마련한 걸까.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회원들로부터 강연참석비를 받거나 비누 사업 등을 해서 운영자금을 마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자금출처와 관련한 김씨의 진술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수, 왜 드루킹을 쳐내지 못했나?

처음 김 씨 등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을 부풀린 사람들이 알고보니 당비까지 내는 민주당원이었기 때문이다. 


김 씨가 현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을 키운 배경은 수수께끼였지만 이후 여권 실세 정치인이 등장하면서 상당 부분 실체가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다.


김 씨의 댓글 조작 보도가 이어지던 지난 14일 밤, 과거 김 씨가 김 의원과 텔레그램으로 수백 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의원이 사실상 배후로 지목된 셈이다. 김 의원은 해명에 나섰다.

김 씨가 자신의 활동과 관련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보내올 때 간간히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을 뿐인데, 대선 승리 이후 무리한 인사 청탁을 해왔고 이를 거절하자 김 씨가 앙심을 품고 현 정부를 공격하는 댓글 조작을 한 것 같다고 김 의원은 추정했다. 


김 씨는 김 의원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에 자신의 지인을 임명해달라는 청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틀 뒤 김 의원은 김 씨의 요청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지만 ‘외교 경력이 없어 어렵다’는 말을 들고 김 씨에게 청와대의 반응을 얘기해줬다는 것이다. 


이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협박’이 있었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관련 상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청와대에서 한시간 가량 김 씨가 추천한 인사와 만난 사실도 밝혀졌다.


김 씨의 인사 청탁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김 씨의 요구를 묵살하지 못한 데 대해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 의원의 해명대로라면 김 씨는 자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 활동을 해온 여러 인물 중 하나일 뿐인데, 현 정권의 유력 인사라는 김 의원이 김 씨에게 끌려다닌 듯한 당시 상황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 ‘김 의원이 김 씨에게 약점이 잡힌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드루킹’ 김 씨 등 3명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어제 (17일) 일단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대선 기간에도 인터넷 여론조작을 했는지, 여권과 연계됐는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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