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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빅뉴스

빙상의 작은 통일, 평화·흥행 두마리 토끼 잡을까?

[엠빅블로그]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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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27년 만에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만들기로 최종 합의했습니다.


남북 관계를 급격한 해빙 모드로 가져갈 수 있고, 짧은 통일이 국민에게 선사했던 감동을 재현하자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입니다.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에 우리 팀의 엔트리(경기 참가 가능한 선수단 규모)를 현재 23명에서 더 늘려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특히 스포츠인들은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생명인 단체 경기의 조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올림픽을 위해 땀 흘려온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출전권에도 제한이 걸린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우승 당시에는 남북이 함께 46일을 훈련했는데 이 중 33일은 합숙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예선전 첫 경기까지 26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 선수가 함께 뛴다면 호흡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또 갑자기 북한 선수들이 출전한다고 하면, 올림픽을 바라보고 뛰어온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그만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축구를 예로 들면, 월드컵을 며칠 앞두고 다른 나라에서 뛰는 잘 모르는 선수들을 충원해 경기에 투입하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상당히 놀란 듯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따낸 자리이기 때문에 박탈감이 크다.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에서 단일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선수들이 추가될 경우 조직력이 무너질 수 있다. 우리 백업 선수가 북한 선수보다 뛰어나다. 기존 선수단에 10명을 추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우리 대표팀이 올림픽에 부진한 결과를 내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나에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이 없길 희망한다.
선수들에게 훈련에만 집중하자고 말할 생각이다.

최대한 선수들을 대회 준비에만 집중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온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여자아이스하키가 메달권에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스포츠 경기에 결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객관적으로도 이 총리의 말은 사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메달권이 아닌 종목 선수들도 꿈과 목표가 있습니다. 올림픽 첫 출전, 첫 골, 첫 메달, 팀 기여도.


4년 동안 한 곳만을 바라본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감안한다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메달의 색깔과 순위에 관계없이 선수들을 존중하고 격려하자는 최근 움직임과 상반되는 건 분명하고요.

정부는 조바심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대회가 세계 무대에 북한과 거리가 좁혀졌다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두 번의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 너무 빠르게 해빙 무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예술단을 파견하는 것만으로도 유일한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에 조금씩 진도가 나가고 있다고 세계에 보여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정부의 단일팀 추진 과정에서 ‘정작 우리 선수들의 목소리는 들어봤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부가 브리핑이나 국회에서 발언하는 요지는 “아이스하키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뿐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선수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습니다.

현재로선 북한 선수들과 우리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우리들의 노력이 반영이 안되는 것 같다. 정부의 결정에 많이 실망스럽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선수촌을 찾아 단일팀이 되면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면서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격려하고 동의를 구했습니다.


확고한 방침에 남은 과제는 단일팀을 만들었을 때 선수들이 출전 가능한 명단, 엔트리를 어떻게 늘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 라인업을 어느 비중으로 어떻게 짜는가입니다.


아이스하키 경기에는 체력이 주요 전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단일팀만 엔트리를 늘리는 방안은 대단한 특혜가 될 수 있어 세계 스포츠계가 동의할 리 없고, 모든 팀이 엔트리를 늘리는 방안도 참가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평창에서 우리와 첫 경기를 치를 스위스는 남북 단일팀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엔트리 확대’ 방안에 대해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스포츠 관점에서는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이 최종 결정될 텐데, 평화올림픽의 이미지와 비인기 종목의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다 잡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구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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