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다 <닥터 스트레인지>
마블 멀티버스의 세계관이 열렸다. 개봉 첫 주말을 맞이하기 전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한 <닥터 스트레인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황홀경을 맛보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닥터 스트레인지>의 뒷이야기를 파헤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처음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거절한 이유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처음부터 스티븐 스트레인지 역할로 마블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출연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연극과 일정이 겹치면서 출연이 불발됐다. 마블의 두 번째 선택은 바로 아킨 피닉스. 마블은 그를 캐스팅하는 것도 실패했는데, 아킨 피닉스가 스티븐 스트레인지 역을 맡는 걸 주저했기 때문이다. 마블이 <닥터 스트레인지> 개봉 날짜를 2016년 7월에서 2016년 11월로 옮기면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스케줄이 조정됐다. 그 결과, 닥터 스트레인지로 변신한 ‘베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메인 빌런은 원래 ‘모르도’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스트레인지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모르도(치웨텔 에지오포)는 코믹북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인 것에 충격을 받고 자신이 직접 어머니를 죽인다. 에인션트 원은 모르도가 자신을 배신할 걸 알고 있었지만 자기 곁에 두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해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에인션트 원이 스트레인지를 후계자로 점쳐두자 모르도는 스트레인지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음모를 꾸미지만, 실패를 거듭한다. 코믹북에서 스트레인지와 모르도가 숙적 관계인 만큼 ‘닥터 스트레인지’가 시리즈로 나온다면 둘의 관계가 틀어지는 걸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연인은 크리스틴 팔머가 아니다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는 코믹북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큰 연관이 없는 캐릭터다. 그는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하는 슈퍼히어로들을 치료해주는 ‘나이트 너스’ 중 한 명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스티븐 스트레인지와 애정관계를 유지하는데 마블이 그런 설정을 일부러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코믹북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관심 있어 한 사람은 ‘클레아’다. 그는 도르마무의 조카 딸로, 닥터 스트레인지를 제거할 목적으로 지구에 왔으나 서로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나중엔 둘이 결혼하게 되며 도르마무와 함께 싸운다.
다섯 번째 인피니티 스톤의 등장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다섯 번째 인피니티 스톤이 등장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 아이템인 아가모토 눈 안에 ‘타임 스톤’이 들어있다. 타임 스톤은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물체다. 스페이스 스톤은 <퍼스트 어벤져>(2011), 마인드 스톤은 <어벤져스>(2012), 리얼리티 스톤은 <토르: 다크 월드>(2013), 파워 스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에서 나왔다. 이제 남은 인피니티 스톤은 소울 스톤이다. 내년 11월에 개봉하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소울 스톤이 등장할 예정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인피니티 건틀릿을 착용한 최강의 적 타노스를 상대한다.
‘상남자’로 변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 운동을 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한 그의 탄탄한 복근과 날렵한 턱선은 쉽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것. 슈퍼히어로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했고 매일 일일 칼로리 양의 두 배의 식사를 했다. 거기다가 단백질 셰이크까지 섭취하며 근육량을 키웠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훈련과 식사를 정말 많이 했다. 운동을 열심히 해 벽을 기대고 물구나무서서 팔굽혀 펴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몸은 오래 가지 못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
스콧 데릭슨 감독은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다른 차원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생텀을 비롯해 현실조작과 차원이동 등을 표현하기 위해 미술팀은 3,000개의 콘셉트 드로잉과 800개의 드로잉, 40개의 세트 모델을 제작했다. 이를 토대로 만든 21개의 실제 세트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캐릭터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공간을 탄생시켰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찰스 우드는 “영화의 몽환적인 세계에서 발광하는 듯한 느낌의 색들과 빛, 반사되는 이미지를 많이 넣으려 했다”며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를 설명했다.
손과 팔을 구부린 ‘터팅’ 액션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이 카마르-타지에서 가르치는 신비한 능력을 활용한 무술은 고대 이집트에서 기원한 손동작 ‘터팅’을 응용한 것이다. 고대 이집트 왕을 뜻하는 ‘King Tut’에서 비롯된 말인 터팅은 고대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팔을 직각으로 꺾은 사람들의 모습을 의미한다. 스트리트 댄스와 힙합에서 응용하는 댄스 스타일인 터팅은 팔은 물론 손가락을 구부려 표현하기도 한다. 틸다 스윈튼은 “무술 감독들이 정말로 카마르-타지에 있을 법한 격투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특정 수련법이나 전통을 활용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다”고 터팅을 응용한 무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르마무의 정체는 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
다크 디멘션에 숨어있는 도르마무는 영화 속에서 CG로 만들어졌다. 도르마무 역을 누가 맡았는지는 스콧 데릭슨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었다. 그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도르마무 목소리 연기를 했다. 그는 깊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다. 그리고 도르마무의 얼굴 역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고 밝혔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호빗’ 시리즈에서 스마우그라는 용을 목소리와 모션 캡처로 연기한 적이 있었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도르마무가 나올 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얼굴과 목소리를 생각하면서 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24년 만에 빛을 본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는 1992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닥터 스트레인지’ 원작 코믹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제작에 실패하고 2001년 데이빗 S. 고이어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데이빗 S. 고이어는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할 예정이었다. 2008년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게 <닥터 스트레인지>가 주어졌다. 하지만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헬보이 2: 골든 아미>(2008)을 만들었다. 마블은 2014년 마크 앤드류스, 조나단 레빈, 스콧 데릭슨 등을 감독 후보에 올려놓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넣기로 확정했다. 결국, 호러 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스콧 데릭슨이 마블의 선택을 받게 됐다. 오랜 시간을 거쳐 올해 <닥터 스트레인지>를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