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고도 반성 없는 자들을 향한 '안성기'의 목소리

조회수 2021. 5. 6. 17: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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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들의 이름으로' 반성 없는 이들 향한 안성기의 목소리

“반성과 용서, 화해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40년 넘었지만 여전히 아프다”

국민 배우이자 한국 영화사의 역사로도 불리는 배우 안성기를 만났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6일 오전 안성기는 맥스무비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아들의 이름으로’에 출연한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아들의 이름으로’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영화제인 ‘씨네광주 1980’에서 최초로 상영됐다. 이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바 있으며, 특히나 지난해 10월 개봉한 ‘종이꽃’(감독 고훈) 이후 배우 안성기의 복귀작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성기는 극 중 주인공이자, 당시의 기억으로 여전히 괴로워하며, 반성 없는 자들을 향해 복수를 준비하는 아버지 오채근을 연기했다. ‘화려한 휴가’(2007)와 ‘종이꽃’에 이어 다시 한번 광중의 이야기를 꺼내든 안성기. 그가 끊임없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우리 앞에 선보이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아들의 이름으로’에 출연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다”며 담백한 설명을 시작했다.

“물론 광주 이야기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지만, 사실 ‘아들의 이름으로’라는 영화가 갖는 작품성 자체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광주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 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계속 출연하는 거다. 모두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화해했다면 또 다른 이야기를 꾸렸을 터다. 그러지 못했기에, 당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계속해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해결이 없었다는 안성기의 말마따나, 1980년으로부터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반성이 없으며, 이제는 점차 잊혀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안성기는 바로 그런 우리 사회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고자 했던 듯 하다. ‘아들의 이름으로’의 묵직한 메시지는 그만큼 분명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끔 만든다. 비단 광주만이 아닌, 잘못을 하고서도 반성 없는 자들을 향한 단호함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바로 그것이다.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픔과 고통이 남아있다.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영화처럼 계속해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며, 화해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이날 안성기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인 오채근의 비밀에 대해 힌트를 전하며, 그를 연기하기 위해 기울여야 했던 여러 노력에 대해서도 밝혔다.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은 지난날에 대한 회한과 분노로 점철돼, 여전히 반성 없는 이들을 향해 날카로운 비수를 뽑아 드는 인물이다.

“80년 광주에 있었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인물이다. 굉장히 여러 감정이 혼재돼 있는 캐릭터고, 아들에 대한 문제도 있다. 이런 복합적인 내면을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복수로 치닫는 인물이다 보니, 이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이 너무 감정적이기만 해서는 안될 것 같더라.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채근의 감정선이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분하고 절제된 감정이 필요했고, 그렇게 단계적으로 나아가야만 관객에게 감정이 잘 전달될 것 같더라.”

더불어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아직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5·18 광주 문제가 어떤 것인지,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을 향해 영화를 감상해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영화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며,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12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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