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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찬열 주연 영화, '비긴 어게인'을 꿈꿨다지만..

조회수 2021. 3. 23. 09: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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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찬열의, 찬열에 의한, 찬열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더 박스'

94분짜리 찬열 뮤직비디오
군입대 전 팬들 위한 선물인가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찬열이 가수가 아닌 배우로 돌아왔다. 천재 뮤지션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담은 작품 ‘더 박스’에 주인공을 맡은 것. ‘비긴어게인’과 같은 웰메이드 음악 영화를 지향한다던 작품이지만, 실상은 군입대 전 팬들을 위한 찬열의 뮤직비디오나 다름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톱스타 롯시를 키우며 전설적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렸던 민수(조달환). 한때 누구보다 잘나갔던 그는 모든 것을 내줬던 이들에게 뒤통수를 맞고, 오늘도 빚쟁이들을 피해 열심히 도망친다. 그렇게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여전히 스타를 발굴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던 민수. 그런 그의 눈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뮤지션 지훈이 나타난다.


당장에 계약서를 쓰자며 지훈을 설득하던 민수. 하지만 지훈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지훈이 과거의 트라우마로 무대 공포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민수는 열 번만 전국투어 버스킹을 해보자며 마지막 제안을 건넨다.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무대 공포증으로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지훈과 지금은 빚밖에 남지 않는 왕년의 슈퍼스타 프로듀서 민수는 함께 자신만의 박스를 벗어 던지고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을까.

영화 ‘더 박스’(감독 양정웅)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지훈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의 기적 같은 버스킹을 그렸다. 2008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연출을 맡았던 최고의 연극 연출가 양정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양정웅 감독이 연출한 음악 영화인 만큼, ‘더 박스’는 눈과 귀를 사로잡을 여러 무대가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허나 뚜껑을 열어보니 ‘더 박스’는 그저 찬열의 94분짜리 이미지 메이킹 필름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겼다.


찬열을 극 중 가슴 아픈 트라우마를 가진 천재 뮤지션으로 등장한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지는 지훈이지만, 재즈부터 트로트, 기타, 피아노, 드럼 등 못하는 음악이 없다. 영화는 철저히 그런 지훈을 중심으로 그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지, 그가 펼치는 무대가 얼마나 멋있는지에 집중한다. 그가 가진 트라우마는 열 번의 버스킹으로 손쉽게 해결되는데, 개연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음악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다. 어디까지나 음악은 장르의 색채를 변주하고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쓰여야 했건만, ‘더 박스’는 완전히 본말전도다. 지훈의 끼와 재능을 전국 거리에서 펼치는 뮤직비디오를 여럿 엮기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부여한 듯 하다. 민수 캐릭터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주인공 지훈 캐릭터까지, 그저 찬열에게 아이돌이 아닌 뮤지션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기능적 도구로만 사용됐다.

엑소 찬열의 팬들에게는 물론 종합선물세트다. 얼마 남지 않은 입대를 앞두고 팬들을 위해 훌륭한 ‘덕질’ 영상을 선물한 셈이다. 온전히 찬열의, 찬열에 의한, 찬열을 위한 94분짜리 뮤직비디오 ‘더 박스’. 뮤지션 찬열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기고픈 관객에게는 추천한다.


개봉: 3월 24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양정웅/출연: 찬열, 조달환/제작: ㈜영화사테이크/배급: ㈜씨네필운/러닝타임: 94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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