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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고' 인재에서 美가 주목하는 '배우'가 되기까지

[인터뷰] ‘미나리’ 한예리가 그린 우리네 어머니에 고개가 끄덕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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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는 가장 한국적인 인물”
“좋은 소식 기분 좋지만 긴장돼”

현재 국내외에서 연기력으로 찬사받고 있는 배우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예리. 과거 한예리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해 국악고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연기자로서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예리는 영화 '미나리'로 곧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한예리 '국악고' 재학시절 사진

출처MBC 방송 화면 캡처

이처럼 한예리, 스티븐 연 그리고 윤여정이 주연을 맡은 영화 ‘미나리’가 연일 화제다. 북미를 대표하는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쓰는가 하면, 할리우드 유력 매체들은 입을 모아 “최고의 영화”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니 만큼 영어는 극도로 적은 작품임에도, 자막 보기 싫어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더풀한 배우 한예리를 만나 ‘미나리’의 매력이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초반부, 남편만 믿고 낯선 미국 땅으로 떠나온 지 십 수년이 지나 엄마 순자(윤여정)를 본 모니카(한예리)가 떨리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처음 내뱉은 말이다. 짧지만 지난 삶의 모든 불안함과 이제는 괜찮으리라는 안도가 뒤섞인 짧은 한숨. 관객은 다분히 한국적인 한예리의 이 한마디로 단숨에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허나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나 이민자 2세대인 그인 만큼 그와 같은 추임새를 직접 구상하긴 어려웠을 터. 한예리는 오만 감정이 함축된 저 짧은 대사를 어떻게 생각하게 됐을까.

“모니카와 순자가 만났던 그 순간에 이들이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지 알려줄 수 있는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는 짧은 추임새 따위가 필요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던 모녀가 다시 만났을 때, 마음이 과연 어땠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고’라는 표현은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가 많이 쓰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런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도 모르게 ‘아이고’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낯선 미국 땅에서 들리는 정겨운 추임새 ‘아이고’를 연신 내뱉는 모니카는 극 중 누구보다 우리가 흔히 ‘한국의 전통적인 어머니’로 상정하게 되는 인물이다. 가족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누구보다 희생하고, 헌신하며, 순종하고, 몸을 사리지 않으며, 강해진다.

“내 생각에도 모니카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많은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우리가 갖고 있는 스트레오타입의 사람이어야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한국 가족을 보다 따뜻하게 그려주는 사람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전형적인 타입의 사람이어야 하기도 했다.”

한편 정이삭 감독은 본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음에도 극 중 인물들에 자신의 부모님과 할머니를 투영하지 않으려 애썼다. 덕분에 한예리는 부담 없이 자신만의 모니카를 연기할 수 있었단다.

“한번도 어머님을 연기해달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말했다면 어머니의 습관 등을 흉내내기 위해 애써야 했을 텐데, 다행히 그런 것을 전혀 바라지 않아 부담이 덜했다. 편하게 새로운 모니카를 만들어갔고, 제이콥(스티븐 연)과 대사를 주고 받으며 자연스레 톤을 맞춰 갔다. 감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열어주고,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정이삭 감동의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한예리의 깊은 고민으로 빚어낸 모니카는 관객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그의 표정이 바뀜에 따라 관객의 감정 역시 수시로 변화했으며, 그의 모든 대사는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공감을 자아냈다. 해외 평단 역시 ‘미나리’와 한예리, 윤여정을 유력한 오스카 후보로 손꼽고 있는 상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세간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미나리’지만, 한예리는 되려 “너무 기대를 많이 갖고 계신 것 같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좋은 반응과 소식이 들리는 것은 물론 기분이 좋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막상 보고 나면 ‘왜 이렇게 심심하냐’는 반응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기생충’과 비교하며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굉장히 다른 결의 영화다. 지난 국내 영화에서는 늘 상 있던 이야기로 여기실 수도 있겠다. 다만 정이삭 감독만의 방식으로 표현됐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이민 사회에 크게 공감되는 이야기라 미국에서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에 너무 기대를 많이 갖진 않으실지 걱정이 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분들이 다양한 감정을 갖게 되실텐데, 무엇보다 가족을 떠나 자신을 위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으면 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보듬고, 위로하고,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다면 더 없이 감사할 것 같다.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여름의 뜨거움과 초록을 눈에 시원하게 담아가시라.”

영화 ‘미나리’는 3월 3일 국내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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