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240억원 제작비에도 아쉬운 이유

조회수 2021. 2. 8.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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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승리호' 넷플릭스 아닌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은 이유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공식 답습해 아쉬워
완성도 높은 CG는 눈길-유쾌한 반전은 폭소

국내 최초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도전한 영화 ‘승리호’가 드디어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여름부터 줄곧 개봉 소식을 전했으나 결국 코로나 19 여파로 넷플릭스 행을 택한 ‘승리호’. 영화에게도, 넷플릭스에게도 아쉬운 말이지만, 작은 화면으로 관람한 ‘승리호’는 왜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짚어준다.

출처: 넷플릭스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장선장(김태리)과 악명 높은 갱단 두목 출신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극성맞은 잔소리꾼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와 함께 우주쓰레기 청소선에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범 우주적 기업 UTS에서도 존경 받는 위치에 있던 그지만 이제는 매일 늘어가는 빚더미에 허덕이며 구멍 난 신발조차 기워 신기 힘든 처지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온 우주가 사력을 다해 찾고 있는 인간형 대량살상무기 로봇 도로시가 그의 손에 들어온 것. 태호와 승리호의 선원들은 도로시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것을 직감하고, 위험한 거래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은 과연 무사히 도로시를 팔아버리고 자신들의 손에 큰 돈을 쥘 수 있을까.

출처: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의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도전해 제작 단계부터 충무로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4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고, 1000여 명의 VFX 전문가가 영화에 참여했다는 만큼, ‘승리호’의 비주얼은 여느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광활한 우주와 생동감 넘치는 로봇, 화려한 우주 액션과 거대한 우주 정거장 등 여러 볼거리가 화면을 가득 채워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처: 넷플릭스

허나 그만큼 ‘승리호’는 만족감이 아닌 아쉬움을 남긴다. 눈 앞을 꽉 채워주는 큰 스크린이 아닌 작은 화면을 통해서만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 이유다.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어야 하는 속도감 넘치는 우주 액션은 지루한 인상만을 남기고,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여러 요소들은 어떤 감상도 전하지 못한 채 흘러만 간다. 분명 여타 할리우드 SF 영화만큼이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비주얼임에도 어딘가 모르게 조악해 보인다.


한국 영화로 화려한 우주를 그리며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승리호’의 당초 기획 의도가 작은 화면에 갇혀버리니 여타 단점들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 평면적인 캐릭터들은 선과 악이 명확해 진부하고, 이야기 구성 역시 지난 할리우드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해 하품을 자아낸다. 베테랑 배우들이 펼치는 호흡과 간간히 터지는 유머가 겨우 극을 견인한다.


수직적 이미지로 빈부 격차와 계급 분화에 대해 작게 비판하는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뉘앙스에 머문다. 한국인 주인공들이 한국어를 외치며 우주를 누비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엔 식상한 장면이 너무 많다.

출처: 넷플릭스

2092년으로 관객을 초대하기엔 화면 속 세상은 비좁다. 눈 앞을 가득 채우는 IMAX는 물론 오감을 자극하는 4DX에도 익숙해진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면, 극장을 통해 개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전략이었을 것이다. 물론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급히 넷플릭스로 선회해야 했던 ‘승리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것만으로 면죄부를 주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고 명확하다.


공개: 2월 5일/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감독: 조성희/출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리처드 아미티지/제작: ㈜영화사비단길/배급: 넷플릭스/러닝타임: 136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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