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청춘들을 위로하는 색다른 방법

조회수 2021. 1. 26. 09:1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리뷰]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청춘 드라마와 다큐 사이 그 어중간한 매력

색다른 다큐멘터리-청춘 드라마를 만나고 싶다면
소소하고 유쾌하게,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청춘들의 반짝이는 순간이 담긴 영화가 개봉한다. 이인의 감독의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이 그것. 영화는 원치 않게 꿈을 접은 소녀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궁핍해 고민하고 있는 소년의 성장 드라마를 통해 도돌이표 같은 우리네 삶에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출처: (주)시네마달

엄마와 함께 어릴 때 캐나다로 피겨 유학을 떠났던 한나(오하늬)는 매번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지쳐 꿈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할지 혼란스러운 한나. 악화된 엄마와의 관계는 풀릴 기미조차 없어 막막하다.


몸에 익은 배려심과 정직함으로 주변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민규(은해성)는 아르바이트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한다. 다큐멘터리 촬영은 즐겁지만, 공과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궁핍해지는 생계, 도돌이표만 같은 인생이 힘겨운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감독 이인의)은 한나와 민규가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 성장 드라마다. 한나는 꿈을 포기한 채 새로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민규는 좋아하던 일을 포기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함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게 되고, 두 사람은 우리 사회의 여러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며 조금씩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출처: (주)시네마달

여느 독립영화가 그렇다시피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장르를 특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민규와 한나의 이야기를 통해 풋풋한 청춘들의 성장과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를 그리다가도,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과 입양 아동, 이산 가족 등 실제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는 과정을 통해 다큐멘터리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실제 이인의 감독이 2008년 여름 ‘이장혁과 나’라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며 만났던 독립 다큐멘터리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유기도 하다. 그는 영화에 담긴 콜트콜텍 현장을 직접 촬영하거나, 실향민들을 만나는 등 우리 사회가 숨기고 싶은 다양한 문제들을 직접 체험하며 관객들에게 알려왔다.


다큐멘터리와 청춘 드라마가 한데 모인 만큼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색다르고 신선한 구성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연처럼 얽힌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풀려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훈훈하고 따스한 감상을 남기는 이야기에 미소를 띠게 된다.

출처: (주)시네마달

허나 영화는 그렇지 않아도 복합적인 장르 속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넣으려 해 거북한 감상을 자아내기도 한다. 새로운 구성과 시도는 반갑지만, 10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다 보니, 감정은 과잉 되고, 흐름은 산발적이며, 개연성은 어설퍼진다. 요컨대 차린 것이 너무 많아 상다리가 부러진 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다큐멘터리로서도, 청춘 드라마로서도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허구와 현실의 기묘한 줄다리기를 통해 흘러가는 이야기가 조금은 ‘오글거리다’는 감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퍽 흥미롭다. 다큐멘터리의 흡입력과 진중함, 청춘 드라마의 풋풋함과 사랑스러움이 시너지를 발휘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봉: 1월 28일/관람등급: 전체관람가/감독: 이인의/출연: 은해성, 오하늬, 이서윤, 장준휘, 김지나/제작: 굿인스토리, ini film/배급: (주)시네마달/러닝타임: 100분/별점: ★★☆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