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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작으로 찾아온 전설의 배우

리뷰 | ‘종이꽃’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져버린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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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보는 듯한 지루함

과도하게 계몽적인 이야기에 괜스레 반감이

안성기 주연 영화 ‘종이꽃’이 개봉을 앞뒀다. 제53회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외국어상인 백금상을 수상했다며 기대를 높였던 작품이지만, 지나치게 계몽적인 이야기가 되려 불편함을 자아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종이꽃' 스틸. 사진 스튜디오 보난자

평생 종이꽃을 접으며 죽은 이들의 넋을 기려온 장의사 성길(안성기)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져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아들 지혁(김혜성)과 녹록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대규모 상조회사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앞집으로 이사 온 모녀 은숙(유진)과 노을(장재희)이 불현듯 성길과 지혁의 삶에 끼어들게 되고. 밝고 거리낌 없는 모녀의 모습에 두 사람은 점점 잊고 있던 희망을 다시 품기 시작한다. 


영화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과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이 옆집으로 이사 온 모녀를 만나 잊고 있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의 장례 문화에 사용되던 종이꽃에 담긴 숭고한 의미가 엿보이는 작품으로,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들춰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 '종이꽃' 스틸. 사진 스튜디오 보난자

가진 것과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절망 속에서 피어나 삶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은숙의 목소리는 감동적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찢겼던 성길의 마음이 이웃의 따스한 미소와 함께 하나 둘씩 기워질 때 관객은 그를 향한 응원을 마음 깊은 곳에서 내뱉게 된다.


허나 그 뿐이다. 영화에 담긴 이야기도, 메시지도 자연스레 관객의 응원을 자아낼 만큼 감동적이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계몽적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가르치려 드는 영화의 구성이 이야기를 향한 공감을 반감시킨다.


관객에게 이야깃거리를 던지는 것이 아닌 가르침을 주려다 보니, 영화는 편의적인 흑백논리로 사회와 현상을 규정짓고 설명한다. 실제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피어났다기보다, 상상 속의 인물들이 갖는 아픔의 집합체들만이 종이 인형처럼 움직이고 있다. 

영화 '종이꽃' 스틸. 사진 스튜디오 보난자

더군다나 영화가 짚어낸 이야기는 더 이상 관객에게 신선한 소재가 아니기도 하다. 물론 진부한 소재가 언제나 지루함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교과서에 적힌 수필을 읽듯 읊는다면 당연하게도 하품이 나온다.


개봉: 10월 22일/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출연: 안성기, 유진, 김혜성, 장재희/제작: ㈜로드픽쳐스/배급: ㈜스튜디오 보난자 /러닝타임: 103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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