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 친 '뮬란' 이번엔 현대판 아우슈비츠에 '스폐셜 땡쓰'

조회수 2020. 9. 11. 15: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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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 또 터진 '뮬란' 논란..인권탄압 中 공안에 "스페셜 땡쓰"

디즈니 위구르족 탄압 중국 공안에 감사

오리엔탈리즘 묻어난 각색, 중국에서도 “불편”

디즈니 신작 ‘뮬란’이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엔딩 크레딧 특별 감사(Special Thanks) 목록에 ‘투루판시 공안 당국’을 포함한 신장 지역 내 여러 정부 기관과 단체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크레딧에 언급된 공안과 단체들은 수년 동안 자행된 위구르족 강제수용 및 탄압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등에서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뮬란’의 엔딩 크레딧에는 촬영 장소 중 하나인 중국 신장 자치구 투루판시(市) 공안 당국과 중국 공산당 신장 선전부 등 여러 기관과 단체의 이름이 올랐다. 촬영 협조에 대한 감사 표시(China Special Thanks)인 것이다. 뮬란 제작진은 약 3주 동안 중국 신장 지역에서 현지 스케치와 사진 촬영 등을 진행했다.


허나 이는 곧장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공안과 기타 부서들이 수년간 자행된 위구르족 탄압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유다. 지난 7일(미국 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들은 “신장 위구르족 무슬림 강제수용소에 위구르족을 비롯해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디즈니가 소수 민족 탄압에 앞장서는 중국 공안에 감사를 표한 것이 논란을 일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세계위구르의회(WUC)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고 했지만,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수용소에 관여해온 곳”이라고 밝혔으며, 워싱턴 포스트는 “디즈니가 대량 학살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서 유관 부서와 함께 일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과 전 세계에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할 다른 지역이 많음에도 신장에서 촬영 함으로서 디즈니가 반인도적 범죄를 정상화하는데 감사를 표했다”고 지적했다.


디즈니 측이 “특별 감사”의 뜻을 밝힌 신장 위구르족 강제 수용소에서는 강제 세뇌 교육과 중화사상 주입 교육, 강간, 강제 불임시술, 의료 실험 등 참혹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덴마크, 호주 등 20여개 국이 유엔인권이사회를 통해 위구르족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디즈니는 엔딩 크레딧의 논란에 어떠한 답변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뮬란’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화는 중국 배우 유역비가 주연을 맡은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유역비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뮬란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의 ‘뮬란’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싱크로율이 낮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8월 유역비가 중국 SNS 웨이보에 올렸던 포스팅 역시 논란거리가 됐다. 그는 웨이보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문구가 적인 사진을 게시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있었던 민주주의 시위에 반대하고, 강경 진압한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당시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송환법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인명 피해가 속출했던 상황에서 유역비의 발언은 논란이 거세졌으며, ‘뮬란’에 대한 홍콩과 대만 등의 보이콧 운동이 시작됐다. ‘뮬란’ 공식 포스터에는 ‘보이콧뮬란’(BoycottMulan) 해시태그가 담긴 댓글이 달렸으며, 예고편 영상에도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허나 정작 중국에서도 ‘뮬란’은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사화된 ‘뮬란’이 아시아 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서양인의 관점에서 각색됐다는 이유다. 중국에서는 ‘뮬란’에 대해 시대적 고증이 잘못된 것은 물론, 아시아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리엔탈리즘’(서양의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가리키는 용어)이 주를 이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캐릭터 구성 역시 부족하다는 비평이 많다. 1998년 제작된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다채로운 캐릭터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주인공 뮬란 역시 여러 설정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디즈니 영화가 아닌 중국의 흔한 무협영화를 보는듯하다”는 감상과 함께, “원작은 중국 남북조 시대의 여성 영웅이야기지만, 실사화된 작품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기도 했다. 


영화 ‘뮬란’은 오는 17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온갖 논란과 비판 한가운데서도 묵묵부답인 디즈니의 신작 ‘뮬란’에 국내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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