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배우 오타쿠를 연기한 이 배우

조회수 2020. 8. 19. 15:5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인터뷰 | '오케이 마담' 김규백 "'무한상사' 정준하로 접근했어요"

영화 ‘오케이 마담’에는 다양한 무리가 등장한다. 영천시장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의 가족과 비행기 탑승객, 비행기 승무원, 그리고 비행기 납치범 일당이다. 이들 중 비행기 납치범 일당은 그 안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중국어를 못하는 조원6(김규백)이다.


비행기 납치범 일당은 북한 사람이지만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중국어로 소통한다. 하지만 조원6은 중국어를 하지 못하고, 결국 비행시간 동안 입을 다물라는 미션을 받는다. 이후 조원6은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조원6을 연기한, 낯익은 듯 낯선 배우 김규백을 만났다.

김규백은 ‘오케이 마담’ 개봉 전 영화 ‘반도’로 관객들을 만났다. ‘반도’에서 서 대위(구교환)를 보필하는 김 이병 역으로 출연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독특한 비주얼과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개봉은 ‘반도’가 먼저였지만, 촬영은 ‘오케이 마담’이 먼저였다. 그로 인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오케이 마담’ 후 ‘반도’를 찍었다. 자꾸 액션을 크게 하려고 하더라. 김 이병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내 자신을 축소시키고 더 차분하게, 진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김 이병은 들떠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욕망을 보통 사람과 다르게 표현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오케이 마담’과의 인연은 영화 ‘공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케이 마담’ 인물 조감독과 ‘공작’에서 인연을 맺었고, 북한 조원6으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부터 이철하 감독의 애정이 느껴졌다. 단역들까지 별도 대본을 가지고 특정 배역으로 오디션에 임했다.


“이 영화는 단역들까지 캐릭터성이 강하다. 좀 더 세심하게 뽑고 싶었다고 들었다. 감독님이 섬세하게 뽑은게 느껴졌다. 단역들까지 오디션 대사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그냥 단역 오디션이 아닌, 조원6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

처음부터 캐릭터가 이해된 것은 아니었다. 목숨을 담보로 들어간 비행기에서 잠을 자는 등 조원6의 행동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 많았던 이유다. 이철하 감독에게 캐릭터의 접근 방식에 대해 물은 뒤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게됐다.


많은 분량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전사도 존재했다. 이철하 감독이 김규백에서 설명한 조원6의 전사는 이랬다.

“A4용지 반절 분량의 전사가 있었다. 재밌더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일본 AV 배우 오타쿠 캐릭터였다. 겁이 많고, 집에서 컴퓨터만 하는 기술직이었다. 운동도 하지 않고, 관심사는 오로지 일본 AV배우다. 하하. 그런 ‘너드’ 캐릭터라고 쓰여있었다.”


캐릭터 접근은 MBC ‘무한도전’의 정준하 느낌을 많이 참고했다. 체형은 다르지만 정준하가 눈을 흐릿하게 뜨는 느낌을 생각하고 첫 등장에 그 느낌을 살렸다. ‘무한상사’에서 억울하게 당하는 그런 캐릭터로 잡고 접근했다.

김규백은 ‘오케이 마담’ 시사회를 기억했다. 많은 분량이 아니라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신경쓰였다. 자신이 한 연기보다 관객 반응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기분 좋은 반응이었다.


“시사회 때 너무 떨리더라. 내 연기를 보지 못하고 관객들 반응을 살폈다. 뒤로 갈수록 내 캐릭터에, 나에게 몰입을 해주신건지 내가 나올 때 많이 웃어주시고 빵빵 터지더라. 그 부분이 가장 기뻤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김규백의 연기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기생충’에서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 단역으로 출연했고, ‘반도’에서는 짧게 등장했다. 이 시점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되고 싶은 배우가 있을까 물었다.


“황정민 선배가 먼저 했던 말이 있다. 얇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고무줄처럼 얇고 길게 가는 배우, 지금처럼 작품이 끊이지 않고, 나를 계속 찾아주고, ‘오케이 마담’이나 ‘반도’처럼 개성있는 캐릭터에 끌린다. 조금 더 개성있는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