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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던 한 남자

조회수 2020. 8. 11. 13: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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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오케이 마담' 감독 "특정 단어로 생긴 선입견 바꾸고 싶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코미디다. 여기에 액션이 더해졌고, 가족의 사랑을 추가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역할을 비틀고 특정 사람, 혹은 특정 단어에서 생기는 선입견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 중 비행기 납치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비행기를 구하는 이야기에서 어떤 이런 내용들이 나올까 의아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해가 된다. 이는 영화 프리 프로덕션 단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출을 맡은 이철하 감독이 설명한 ‘오케이 마담’의 시작은 이랬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애 대한, 아줌마에 대한, 시장에 대한 편견들이 있다. 몇 가지 단어들로 인해 바라보는 선입견이 생기는데, 그것을 바꿔줄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그 이야기의 초고가 바로 ‘오케이 마담’이었다. 초고를 발전시키면서 영화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비행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 골격은 소시민이 히어로가 되는 액션물이었다. 코미디가 중심도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코믹이 깔려있긴 하지만 화려한 입담이 담긴 코미디는 아니었다. 그 부분은 박성웅 씨의 애드리브에서 시작됐다. 기본은 액션이었다.”


‘오케이 마담’이 나오기까지 또 한 번 거슬로 올라가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 ‘오케이 마담’의 제작사이기도 한 영화사 올의 이야기였다. 영화사 올의 대표와 이철하 감독은 10년 넘게 함께 이야기를 나눈 파트너였고, 이에 앞서 ‘날 보러 와요’와 ‘먹는 존재’를 함께 했다. ‘오케이 마담’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세 번째 작품이었다.


“첫 작품은 안영미가 주연을 맡은 ‘먹는 존재’였다. 10부작 웹드라마인 이 작품은 외롭게 홀로 세상을 버텨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다음 작품이 ‘날 보러 와요’다. 여성 납치 강금 이야기다. 세 번째 작품이 ‘오케이 마담’으로, 이번에는 시장에서 억척스럽게, 행복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이야기의 방향이 잡힌 뒤 문제는 캐스팅이었다. 영화 속 미영은 억척스럽지만 사랑스러웠고, 상당한 분량의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프리 프로덕션 당시 미영 원톱 영화였고, 다른 인물들은 분량이나 대사 등 크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미영의 캐스팅이 중요했다고.


“엄정화 씨가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선이 건강했고 진심이 있었다. 가수로, 연기자로 살아가면서 ‘오케이 마담’을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으로 선택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이 작품에 목숨을 걸겠다는 이야기다. 반가웠고, 나 역시 연출자로서 올인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 의기투합이 있었다. 그것이 ‘오케이 마담’ 캐스팅의 시작이다.”


박성웅 캐스팅에는 영화의 제작 의도가 담겼다. ‘오케이 마담’ 캐스팅이 진행 중이었던 시기는 2017년이었다. 시나리오 속 석환은 박성웅 이미지와 너무나도 상반됐다. 영화 ‘신세계’나 ‘안시성’ 속 박성웅의 이미지가 떠올랐고, 당연히 ‘오케이 마담’ 속 석환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바로 선입견 바꾸기였다. 그 누구보다 박성웅 캐스팅은 영화의 제작의도와 잘 맞았다.


“박성웅을 추천받았고, 영화 속에 어떻게 녹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미영 캐릭터를 만들 때도 편견과 선입견을 바꾸는 것이었는데, 석환을 왜 가둬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하고 무서운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아내와 아이만 바라보는 덩치 큰 남자야말로 우리가 바라보는 선입견 깨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토대로 아이데이션을 했다.”


이철하 감독이 주연 캐스팅에만 공을 들인 것은 아니었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만큼 캐릭터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지만, 또 튀어서는 안 됐다. 승무원 무리와 납치범 무리, 승객들, 그리고 납치된 비행기를 구하는 미영과 석환은 그들끼리 조화를 이뤄야 했고, 가장 큰 틀인 영화 안에서도 조화를 이뤄야 했다. 이 감독의 선택은 그룹 미팅이었다.


“모든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간단한 티타임이라도 그룹 모임을 많이 했다. 영화에 대한 결속력이 중요했지만, 자신 역할 안의 소규모 그룹도 중요했다. 그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커뮤니티가 생기면 연출자로서도 그림을 뽑아내기 유리하다는 생각이었다. 그 결과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잘 융합되고 서로를 존중하는 좋은 현장이 됐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액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미디로 시작된 영화는 초반을 넘어가면서 액션물로 장르가 변주된다. 엄정화가 연기한 미영을 필두로 한 액션은 관객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다른 배우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이철하 감독은 엄정화의 노력을 특히 높게 샀다.


“엄정화의 액션은 정말 노력도 준비도 많이 했다. 캐스팅과 동시에 무술 감독과 스태프를 모았다. 투자가 결정되기도 전이었다. 아직 어떻게 갈지도 모르지만 내가 생각했던 액션의 톤 앤 매너를 이야기하면서 같이 고민했다. ‘오케이 마담’이 가지고 있는 단어에 대한 느낌과 내가 생각했던 1990년대 향수에 대한 느낌을 가져오기 위해 레퍼런스로 보여줬던 작품이 ‘예스 마담’ 시리즈와 ‘폴리스 스토리’였다. 지금의 촬영 기법으로 클래식과 뉴가 다시 만나는 지점을 찾았다.”


영화는 대부분 이철하 감독의 의도대로 만들어졌다. ‘오케이 마담’은 분명 세련된 코미디나 정제된 액션물은 아니다. 조금은 촌스럽지만 그 촌스러움이 영화에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색다른 쾌감으로 다가온다. 기존 국내 액션이나 코미디가 아닌, 조금은 다른 시선, 약간 복고미가 있는, 하지만 사랑스럽고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이철하 감독이 그린 ‘오케이 마담’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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