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이 계속해서 하고 싶은 말

조회수 2020. 7. 27. 15: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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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강철비2: 정상회담' 계속해서 되묻는 이상적인 평화의 길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다. 평화협정을 위해 모든 세 정상은 전혀 평화적이지 않은 방법의 대화를 이어가고, 핵을 달라는 미국과 북미 수교 협정에 사인을 먼저 하라는 북의 요구는 서로 평행선을 달린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평화적이지 않은 방법이 있는 줄은 몰랐다. 제3국이 아닌 북한 원산에서 열린 정상회담 중 쿠데타, 그것도 북 호위총국장의 주도로 북 쿠데타가 일어나고, 남북미 세 정상을 납치, 이들은 북한 최초의 핵잠수함 백두호로 데려간다.


공식 정상회담에서도 거침없는 감정 표현으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했던 북 위원장과 미국 대통령은 좁은 잠수함 내 함장실에서 더욱 솔직한 민낯을 드러낸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미국 대통령과 자신의 잠수함에 갇힌 아이러니한 상황 속 자기 뜻대로 다 할 수 없는 현실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북 위원장의 모습은 인상 깊다.


이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시종일관 평화로 가는 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역시 사인할 곳은 없지만 희생정신을 발휘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설득하기 바쁘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전작 ‘강철비’와 비교해 보다 현실적이다. 전작에서는 남과 북이 한마음으로 평화로 가는 길에 대해 조금은 판타지스러운 결정을 했다면, 이번에는 남북미뿐만 아니라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까지 가세해 스케일을 키웠다.


전작과 이어지는 후속작은 아니지만, 영화를 관람하고 나면 왜 ‘강철비2: 정상회담’과 ‘강철비’가 상호보완적 속편인지 알 수 있다. 스토리의 연관성은 없지만 두 작품 모두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신념을 바탕으로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양우석 감독의 남북 진영 바꾸기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남과 북, 진영이 바뀐다고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이고, 영화에 보다 진하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의 진영에서 최선을 다할 뿐,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다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문제와 평화, 주변국의 이익과 정치 등 다소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쉬운 언어로 관객들의 눈높이에 풀어냈고, 적당한 유머를 첨가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영화 중반부터 등장하는 잠수함 액션도 볼만하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잠수함과 이를 활용한 액션은 ‘강철비2: 정상회담’이 가진 장점 중 장점이다. 철저한 고증으로 탄생한 잠수함과 빠르진 않지만 충분한 긴장을 느낄 수 있는 액션 시퀀스로 몰입을 높인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을 한번 놓치면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또 겉을 가볍게 만들었지만, 마냥 가볍게 즐기기만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가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고 할지라도 먼 미래, 혹은 오지 못할 미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개봉: 7월 29일/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등/감독: 양우석/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배급: 롯데 엔터테인먼트/러닝타임: 131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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