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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서 통편집 당하고도 '반도'에 출연한 배우

인터뷰 | 김도윤 “‘반도’, ‘염력’ 통편집 후 연상호 감독과 재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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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에는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정석(강동원)의 매형 철민(김도윤)이다. 정석과 철민은 부산행 사태에서 가까스로 생존해 홍콩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생존자다. 구조선을 타고 좀비가 가득한 한국에서 빠져나가던 중 다른 가족을 다 잃고 결국 둘만 생존했다.

홍콩으로 간 철민은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다. ‘반도’에서는 그려지지 않지만, 현재 상태로 그의 과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철민을 연기한 김도윤은 홍콩에서의 4년에 대해 “매일 술로 살았을 것 같다”고 했다.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불법 체류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기도 하는,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어둠의 일, 예를 들면 보이스피싱 같은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반도에 들어가라는 제안을 하는 홍콩의 조직과도 커넥션이 생겼을 것 같다. 그런 삶을 살면서 매일 술로 살지 않았겠나.”

철민은 김도윤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철민은 연상호 감독이 처음부터 김도윤을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염력’ 혹은 ‘곡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곡성’ 시사회 뒤풀이에서 처음 만났고, ‘염력’으로 연출자와 배우로서 첫 인연을 맺었다.  


“연상호 감독님과 ‘염력’을 같이 했는데, 통편집이 됐다. 하하. 촬영 당시에는 감독님도 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편집이 됐다. 그게 첫 인연이었다. 그 후 지금으로부터 2년 전쯤, 감독님이 전화를 했다. 시나리오를 하나 쓰고 있는데 날 생각하고 썼다더라. 그게 ‘반도’의 구철민이었다.”  


​연상호 감독이 명확하게 어떤 부분이 철민과 김도윤이 닮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도윤은 철민에게서 자신을 느꼈다. 왠지 자신이 쓸 것 같은 말투를 사용했고, 캐릭터의 분위기나 느낌에 있어 자신과 상당 부분 싱크가 일치했다.  


철민은 구조선을 타고 탈출한 후 4년을 홍콩에서 보냈다. 철민이 정상적인 생활을 했을 때는 물론, 4년 동안 겪은 어려움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분명 좀비의 습격과 홍콩에서의 4년은 철민을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목격하지 않은 이상, 그 변화를 체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김도윤은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머릿속으로 철민의 과거를 상상했다. 


“일단 머리와 수염을 길렀다. 그 상태로 6개월을 생활했다. 부산행 시점으로 생각한 전사는 착실한 가장이었을 것이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했다. 처남인 정석과도 굉장히 사이가 좋았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도 정석과 철민은 서로 존대하지 않고 반말을 한다.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 직업은 감독님과 얼핏 이야기를 했다. 통신 회사에서 일하는 설치 기사 쪽으로 생각했다.”  

철민은 그런 시간을 겪은 뒤 다시 반도로 들어갈지 선택할 상황에 처한다. 강요는 아니지만 철민에게 다른 길은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홍콩의 삶이 힘든 이유만으로는 부족했다.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이고, 그곳에서 아내와 아들을 잃었다. 철민을 그곳으로 다시 이끈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 그 일이 일어났던 곳이 공포스럽고 두려운 공간이지만, 그럴수록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겠더라. 또 철민이 처한 상황, 홍콩에서의 삶이 너무 불행했으니까 탈출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막상 마주해서 죽음의 위협 앞에서는 두려워하지만, 죽음으로써 도피를 했을 수도 있고, 어딜 간들 지금보다 나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민에게는, 정석에게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뭔가 이벤트가 필요했던 것 같다. 변화가 있을만한 이벤트.”  


어쩌면 죄책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내와 아들을 그곳에 버리고 온, 자의는 아니었지만 철민은 그 세월 동안 죄책감과 자책에 시달렸을 것이다. 반도로 돌아온 정석 역시 그런 죄책감에 악몽을 꾸기도 했다. 철민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철민의 진짜 마음이 담긴 대사 한마디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쓰이는 대사인데, ‘시도는 해봤냐’이다. 정석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철민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죄책감이나 자책이 클 텐데 ‘시도는 해봤냐. 너도 괴롭잖아’라는 이야기가 정석에게, 그리고 철민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반도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

‘반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가에 활력을 줄 작품으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재는 2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 중이지만, 개봉 전까지 연상호 감독은 물론 배우들 역시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김도윤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주변에 영화하는 분들을 보면 로케이션 섭외가 되지 않아 촬영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영화 산업 자체가 끝나는 것 아닐까라는 공포가 들기도 했다. 영화도 밀려있고, 새로 들어가는 영화는 없어졌다. 배우, 스태프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걱정이 많았다.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다. 다른 영화들도 다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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