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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과 <반도> 사이에 벌어진 일

인터뷰 | 연상호 감독 “‘부산행’과 ‘반도’ 사이 이야기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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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는 ‘부산행’ 재난 후 4년이 지난 이야기를 그린다. 전대미문 재난 속에서 살아서 빠져나온 사람들과 그곳에서 여전히 생존중인 사람들의 마지막을 건 사투다. 영화 속 설정처럼 정확하게 4년 뒤 관객을 만나게 됐다.

처음 ‘부산행’이 개봉했을 당시만 해도 흥미로운 좀비물로만 생각했다. ‘부산행’은 타격감 넘치는 액션과 감동 코드를 섞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1천만 관객을 넘겼다. 그 결과 마이너 한 장르였던 좀비물을 상업영화로 끌어올린 성과를 냈고, ‘K-좀비’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 뒤에 이렇게 큰 세계관이 존재할지는 몰랐다.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했던 것은 아니다. 이 거대한 세계관을 만든 연상호 감독은 “처음부터 ‘반도’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부산행’ 촬영 장소 헌팅에서 우연히 나온 이야기들이 모여 ‘반도’를 만든 것이다.


“‘부산행’ 헌팅을 다닐 때 ‘속편이 나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외부에서 배를 타고 들어오고, 꼬마가 트럭을 타고 (좀비를) 밀어 버리면 재미있겠다 등의 이야기를 농담처럼 했었다. 그런 상황들이 모여서 ‘반도’ 스토리가 탄생했다.”


그렇다고 영화로 제작할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예산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은 이유였다. ‘부산행’ 투자, 배급을 맡았던 NEW의 강력한 지지와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처음 연상호 감독의 계산이라면 250억 원 이상이 드는 영화였다. ‘반도’ 제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자 예산을 타이트하게 계산했고, 대본 작업을 시작했다.

‘반도’는 ‘부산행’과 같은 세계의 이야기지만 1편과 이어지는 속편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재난 상황이 됐고, 또 다른 곳에 살아가던 생존자들의 이야기다. ‘부산행’과 ‘반도’는 콘셉트 자체가 달랐다. ‘부산행’이 하이콘셉트의 좀비물이었다면 ‘반도’는 체험적인 영화로 만들 생각이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체험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바로 ‘반도’의 콘셉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게임 등에서는 핫한 배경이다. 한국에서 그것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프리 프로덕션 당시부터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동네에 쓰레기 좀 올려놓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하고 싶진 않았다. 제대로 멸망한 배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이 황폐해졌다. 그곳에 생존하는 사람들조차 사람이 아니었다. 인간성이라는 것도, 인간의 존엄성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좀비들은 살아있었다. 행색이 조금 초라해지긴 했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수많은 좀비들이 있었고, 폐허가된 반도를 떠돌도 있었다. 연상호 감독은 그들은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그곳을 떠도는 망명이라고 표현했다.


“좀비는 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뭔가, 삭는다는 느낌이랄까? 생명체의 개념보다는 망령이라고 생각했다. 실체가 있는 망령 정도다. 바이러스와 결합돼 재난물로 갔지만, 근본적으로는 망령이다. 신체적 활동까지 들어가면 설명할 수 있는 좀비물은 없을 것이다. 하하. 클래식하게 살아있는 망령을 생각했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의 배경을 위해 수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에서는 물론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구현한 적은 없었다. 같으면서도 다른,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미지를 찾기 위해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영화가 공개된 후 영화 후반에 등장한 카체이싱 추격전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비교가 되기도 했다. ‘매드맥스’ 역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관객들의 극찬을 받은 카체이싱이 등장하는 이유다. 연상호 감독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다”라고 말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다. 그것과 차별점을 둬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동차 디자인 등 현실적이면서도 대조된 느낌을 찾으려고 했다. ‘매드맥스’가 광활한 벌판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반도는 여러 건물과 구조물, 좀비를 가지고 전체적인 액션을 구상했다. 액션은 좀 더 만화적으로 구상했다. 더 만화적으로 하고 싶었지만 적정선을 찾았고, 조금 다른 카체이싱의 재미를 찾으려고 했다.”

‘반도’는 크게 두 가지 진영으로 나뉜다. 야만적인 집단으로 대표되는 631부대와 인간성을 지닌 생존자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사운드를 달리했다. 아군과 적군의 다른 디자인에 대해 제작 초반부터 많은 공을 들였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반도’다.


“‘트랜스포머’로 예를 들면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 디자인이 다르다. ‘스타워즈’ 역시 아군과 적군 사운드 디자인이 다르다. 황 중사 쪽은 내장재들이 많이 나와 거친 느낌을 줬으면 했고, 준이 차는 외장재가 더 있지만 스피디함을 높였으면 했다. 사운드도 황 중사는 좀 시끄럽게, 준이는 날렵하게 갔다. SF나 로봇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처럼 했다.”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반도’는 단조로운 스토리 라인으로 진행된다. 반도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정석(강동원)이 돈이 든 트럭을 가지고 나오기 위해 다시 반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캐릭터로 변주를 줬다. 장르물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변주를 줘 새로운 느낌의 영화로 만들고자 한 의도였다.


“오프닝은 ‘부산행’과 되게 비슷하다. 기차 버전에서 배 버전으로 바꾼 것이다. 다시 들어가는 과정은 이런 종류의 영화 속 주인공일 법한 이미지를 가진 정석이 들어간다. 하지만 강한 남성의 클리셰가 깨지면서 새로운 세팅을 했다. 준(이레)의 등장이 마지막 세팅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장르 영화를 따라가면서 캐릭터로 변화를 줬다. 아이가 덤프트럭을 운전하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살고 있는, 그런 의외성을 준 것이다.”


연상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영화 속에는 흥미로운,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강인한 여성은 연상호 감독 작품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반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체적인 역할을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입체성보다 한발 나아가 적극성이 도드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석이 관객을 안내하는 안내자라면, 민정(이정현)은 보다 적극적인 인물로 설정했다. 유진(이예원)과 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환경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준이나 유진 캐릭터 역시 환경에 달라진 아이들이다. 황 중사(김민재)와 정석, 민정은 멸망의 시대지만, 준이나 유진은 살아가야 할 시대다.”

카체이싱을 담당한 준이도 몹시 흥미롭지만 631부대 역시 ‘반도’에만 있는 캐릭터들의 집합소와 같다. 연상호 감독은 631부대 표현이 어려웠다고 했다. 야만성이 있는 남성들로 대변되는 집단인데, 그 야만성을 수위를 잡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집단의 야만성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고민이었다. 이 집단은 무슨 짓을 저질러도 상관없다. 이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 살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부산행’ 후속을 기다리는 어린 친구들에게 충격을 줘서는 안 됐다. 리얼 베이스보다는 은유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쾌락과 자극만을 쫓는 집단이라는 설정이다. 그래서 숨바꼭질(좀비 런) 신이 들어간 것이다. 인간으로 도박을 한다. 631부대는 변종 좀비 같은 이미지다.”

연상호 감독은 마지막으로 ‘반도’와 또 다른 시리즈 작품에 대해 언급했다. 나올 수도 있고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반도’를 하면서 버렸던 아이디어들이 상당히 많아 관객이 원한다면 그것을 발전시켜 또 다른 시리즈를 만들 가능성은 열려있었다.


“또 다른 시리즈물을 기대하는 관객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른 것 같다. 찾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부산행’과 ‘반도’ 사이에 있는 4년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도 있긴 하다. 모든 것은 열려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맞아야 진행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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