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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되기 전, 2년 동안 은둔 생활한 이 배우의 신작

조회수 2020. 6. 18. 11: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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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살아있다'라는 숙제를 끝낸 유아인

영화 ‘#살아있다’는 배우 유아인의 필모그래피에 조금 튀는 작품이다. 좀비 재난을 그린 장르물이고, 드물게 신인 감독과 작업을 했다. 홀로 영화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채워야 했고, 모니터링을, 의견을 가장 많이 낸 작품이다. 현재까지 유아인 필모그래피에서는 그렇다.


그만큼 큰 도전이었고 부담이었을 것이다. 작품 선택에 있어 도전이 가장 큰 이유지만, 가장 어렵고 불안한 부분이기도 하다. 언제나 도전하는 마음이지만, 그 도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유아인에 따르면 ‘#살아있다’에서 혼자 하는 연기는 엄청난 부담이자 숙제였다. 그 이유로 출연을 결정했지만, 동시에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매주 현장 편집본을 보면서 호흡의 균형을 맞춰야 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유난스러울 정도로 계속해서 편집본을 봤다. 조절이 쉽지 않았다. 혼자 끌어 가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물론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있었지만, 그린 스크린을 보고 연기하거나, 상대 배역 없이 연기하는 순간이 많았다. 영화 속에는 유진의 집이 앞에 있지만, 그린 스크린을 보고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모든 것이 영화가 가진 숙제였지만, ‘#살아있다’만이 가진 장점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유아인의 숙제이자, 이 영화가 가진 숙명이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도전에 대한 책임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결과물이 나온 현재 유아인은 “결과적으로 자신한다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위로받고 있다”고 했다.


영화 속 준우는 가족들이 여행을 떠난 사이 재난과 마주한다. 느지막이 일어난 집에 홀로 남았고, 집 밖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고립에 대한 공포, 홀로 남았다는 것에 대한 지독한 공포가 밀려오는 순간이다.

영화 속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닐지라도 인간은 누구나 고립이나 고독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다. 유아인은 언제 그런 공포를 느껴봤을까. 최근 이야기부터 꺼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많은 분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다. 더 과거로 가면 10대 때 배우를 준비하던 시기, 1~2년 정도는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다. 처음 상경했을 때 조금 외롭게 살았던 시기, 그 정도인 것 같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들이 있긴 했지만 연기는 혼자 해결해야 하는 수제였다.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혼자 편하게 그림을 그려보는 장점도 있었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생각하지 않고, 기대 가지 않고 멋대로 그리는 그림. 그 재미와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혼자 하는 연기,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지만 혼자 편하게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았다. 그게 곧 영화의 성질이기에 가져야 하는 부담감이었다. 느낌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했다. 다른 배우, 배역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했던 장점도 있었다.”


유아인은 영화의 전반적인 부분에 참여했다. 촬영 전날 신을 연습해 영상을 찍어 조일형 감독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특별한 요청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해본 적 없는 작업이라 어느 정도의 에너지, 움직임일지 가늠하기 위해 스스로 택한 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장면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신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했던 현장”이었다. 현장에서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감정을 좀 더 끌어올리기도 했고, 긴 신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도, 짧은 신을 길게 끌고 가기도 했다. 감정 조절로 인해 신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술에 취해 가족의 환상을 보는 신이 그랬다.


“혼자 춤을 춘 뒤 가족들의 환영을 본다. 그 신은 감정이 좀 더 진행돼야 했다. ‘앞에 너무 멀리 가지 않았나, 뒤에는 어쩌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뭐, 여기서 이 정도 나오면, 뒤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더 커진 신이다.”


이렇게까지 관여를 많이 한 이유는 인물이 힘 있게 관객들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영화 초, 중반까지 홀로 끌고 가야 했고, 관객들이 보기에 지루하면 안 됐다. 준우가 힘과 생명을 잃는 순간, 관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것이 뻔했다.


“‘#살아있다’는 장르물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장점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일단 극대화할 것은 극대화한 뒤에 맞춰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의 재미나 결이 하향 평준화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유독 ‘숙제’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자신이 해낸 숙제를 봐줄 관객들에게는 기대를 당부했다.


“다시 돌아온 옆집 청년이 어떻게, 얼마나 더, 이전보다 흡입력 있게 그려질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 유아인이 한 숙제를 검사하는 관객들이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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