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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드라마화 성공의 좋은 예.jpg

조회수 2020. 6. 3. 10: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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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설국열차' 쇼러너 그램 맨슨이 말하는 원작과의 차별점

봉준호 감독의 기념비적인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했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 ‘설국열차’는 지구온난화에 대항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기온을 낮추면서 찾아온 극한의 빙하기를 그린다. 소수의 생존자들은 전 세계를 무한 순환하는 노아의 방주 설국열차에 발이 묶인 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시리즈의 등장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원작의 설정을 따르면서도 드라마 시리즈에 걸맞도록 변주를 한 덕에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며 풍부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 탄생됐다. ‘설국열차’의 쇼러너 그램 맨슨은 “유일무이한 작품”이라며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상과학, 기후픽션 장르로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뛰어난 공상과학 작품이 늘 그러하듯 ‘설국열차’는 아주 중요한 존재론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오늘날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이슈들을 마주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사회 격변 현상, 이민 문제, 자원 부족, 기후 변화 등 현재 다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기존 그래픽 소설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마니아층을 형성한 만큼 시리즈에 쏟아진 관심 역시 어마어마했으나, 그 기대와 호기심에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 테다. 그램 맨슨은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소설과 영화의 느낌을 반영하려 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픽 소설은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스릴 넘치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였다. 이 두 가지를 합쳐 아주 정치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시리즈 ‘설국열차’는 이야기의 핵심인 계급 문제를 파고든다. 그래픽 소설과 영화를 관통하는 혁명의 움직임이 ‘설국열차’의 핵심이 된 것이다.”

시리즈는 ‘설국열차’의 전통적인 열차 등급을 따른다. 미리 표를 구매한 일등칸 승객들은 온갖 사치와 향락을 누리며, 이등칸에는 부르주아와 지식층이 공존한다. 운영칸은 열차 운행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삼등칸은 열차 운행에 필요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한 노동자들의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열차에 무임승차한 최하층이 밀집해 있는 꼬리칸이 있다.


윌포드의 영구 기관은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따랐다. 이 가운데 영화에서 60여 칸에 불과했던 열차의 길이를 1001개 칸으로 늘리면서 보다 거대한 스케일의 시리즈가 완성됐다.


“설국열차는 노아의 방주와 같은 대형 열차지만, 처음부터 이런 목적으로 설계된 건 아니었다. 윌포드는 이 열차를 럭셔리 관광열차로 계획했었다. 환경 친화적이며 영구적 운행이 가능한 열차로, 엄청난 가격을 지불한 관광객들이 특별 제작된 철도를 따라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지구의 기후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때 윌포드는 미래를 내다봤다. 기후 조절 계획이 실패할 것임을 알았고, 그렇게 럭셔리 관광열차를 생존을 위한 방주로 변환했다.”

윌포드를 제외하고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이 시리즈를 위해 새롭게 창조됐다. 그램 맨슨은 “영화가 TV 시리즈의 캐릭터 구축에 영감을 줬다”라고 말하면서도, 시리즈 속 캐릭터들만의 차별점을 피력했다.


“이번 시리즈는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종류의 공상과학물로, 보다 현실적이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메이슨을 비롯한 영화 속 캐릭터들과 비슷한 포지션에 해당하는 시리즈만의 캐릭터들을 구현했다. 시리즈의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 놓인 캐릭터들의 현실적인 드라마를 위해 보다 입체적인 인물들을 만들려 노력했다. 열차에 탄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세계 종말의 슬픔을 안고 산다. 영원히 폐소공포증을 유발할 것 같은 공간에서 발이 묶인 채로 살아야 하는 열차 안 인물들이 끔찍한 종말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스케일에 따라 프로듀서 규모도 거대해졌다. 시리즈의 핵심 소재인 열차를 구현하기 위해 프로덕션 디자이너들과 건축부서, 현장 스태프들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


“63개의 서로 다른 열차 칸을 구현했다. 나이트칸처럼 아주 정교하게 작업한 세트도 있고, 1등석 식당칸과 같은 아주 우아한 세트도 있다. 이런 열차 칸은 3등석 단체 홀과 대비시켰다. 처음부터 계급 간 차이가 뚜렷한 상이한 세계들을 구축하고자 했다. 열차 칸 디자인은 컨테이너 프레임에서 가져오고 바퀴를 달아, 다섯 개의 열차 칸을 연결한 시퀀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열차 안팎으로 시각효과에도 공을 들였다. 물리적 효과와 특수효과를 적극 활용해 ‘설국열차’의 운행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물리적 효과는 대부분 액션 어드벤처 부분과 관련됐다. 엔진의 움직임에 현실감을 제공하는데 사용됐다. 시각효과를 위해 들어가는 노력은 어마어마했다. 설국열차가 통과하는 세계, 열차의 승객들이 창을 통해 잠깐 내다보는 그 세계를 현실감 있게 구축하려 수개월의 작업이 필요했다. 이렇게 구축된 환경을 보며, 캐릭터들은 스스로를 아주 미미한 존재로 느끼고, 생명은 아주 연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시리즈 ‘설국열차’에 내재된 주제의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 대립, 인종 갈등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설국열차’의 주제의식이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듯하다.


“’설국열차’가 지닌 주제들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하다. 원작 그래픽 소설이 환경과 관련해 던진 경고는 분명했다. 그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며, 아마 지금은 이런 경고음이 더 커져야 할 순간일지도 모른다. 기후변화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아주 중대한 문제 아닌가.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지속되는 이슈들인 이민 문제, 자원 고갈 등의 메시지도 핵심적인 주제다. ‘설국열차’의 메시지는 봉준호 감독에게도, 누구든 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도 유의미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작품이 가진 정치적인 진실성으로 인해 이렇게 멋진 시리즈가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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