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4인방

조회수 2020. 4. 9. 12: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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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사냥의 시간'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 훈훈한 네 배우의 데뷔 시절

영화 ‘사냥의 시간’은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과 배우 이제훈, 박정민의 재회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여기에 안재홍, 최우식이 더해지며 충무로를 이끄는 젊은 배우들의 막강한 조합이 완성됐다. 네 배우는 단편, 독립영화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또래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제훈의 데뷔작은 ‘밤은 그들만의 시간’(2007)이다. 영화는 15분 분량 단편으로 학교 괴담을 소재로 했다. 이제훈이 맡은 역은 신이병으로 야밤에 국준(김성현)과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비록 화면은 어둡고 화질이 좋지 않지만, 저승사자 복장을 한 풋풋한 이제훈을 볼 수 있다. 영화에서 국준은 이병에게 강의실에 얽힌 괴담을 들려준다. 10년 동안 희생된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다 두 사람이 담력을 시험하다 죽은 학생들임이 밝혀지고, 새로운 희생자가 담력 시험을 하기 위해 들어온다.

이후 이제훈은 ‘담배 피우기 좋은 날’(2008), ‘언어생활’(2009), ‘약탈자들’(2009), ‘귀-부르는 손’(2010), ‘인플루언스’(2010) 등, 단편영화, 독립영화 등을 오가며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이제훈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2011년 ‘파수꾼’, ‘고지전’이다. ‘파수꾼’에서 이제훈은 기태 역으로 결핍 있는 학생의 비틀린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지전’에서 이제훈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 악어 중대 임시중대장 일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두 작품으로 이제훈은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다.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파수꾼’, ‘고지전’ 두 작품으로 신인상 경합을 펼치는 이색적인 상황도 연출됐다.

박정민은 이제훈과 함께 출연한 ‘파수꾼’이 데뷔작이다. ‘파수꾼’에서 박정민이 맡은 역은 희준으로 기태가 자살하기 전에 전학 간 그의 친구다. 희준은 기태의 친구지만 그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 있다. 희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기태에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기태와 다투며 사이가 틀어졌다. 박정민은 이제훈과 초반부 친근한 모습부터 일련의 사건 이후 완전히 마음을 닫은 표정까지 세밀하게 표현해 데뷔작이라 볼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였다. 이제훈과 함께 풋풋한 교복 투 샷을 보는 재미도 있다.

데뷔작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박정민은 이후 ‘댄싱퀸’(2012), ‘전설의 주먹’(2013), ‘감기’(2013), ‘오피스’(2015) 등 상업 영화 조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2016년 박정민은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한 번 더 도약했다. ‘동주’에서 박정민은 윤동주 시인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 역으로 분해 그해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준익 감독은 박정민을 두고 “저예산 영화계의 송강호”라고 극찬했다.

최우식은 드라마 ‘짝패’(2011)로 데뷔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우식이 맡은 역할은 어린 귀동으로 이상윤 아역으로 등장했다. 귀동은 원래 노비가 낳은 아이지만 천둥과 바뀌며 김진사 집에서 자랐다. 천둥과는 어려서부터 싸우다 친해져 짝패가 됐다. 1990년생 최우식은 당시 성인이었으나 앳된 외모로 무리 없이 아역을 소화했다. 최우식은 양반집 도령답지 않은 친근한 매력으로 노영학과 짝패가 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 초반 시청률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극 중 여장에도 도전해 웃음을 안겼다.

최우식은 단편영화 ‘에튀드, 솔로’(2011)로 시작해 ‘오늘’(2011), ‘비정한 도시’(2012) 단역,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조연으로 출연해 조금씩 영화 경력을 쌓았다. 최우식이 영화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품은 독립영화 ‘거인’(2014)이다. 무책임한 부모 때문에 보육원 시설에서 자란 고등학생 영재(최우식)가 시설에서 나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내용을 담았다. ‘거인’에서 최우식은 불확실한 미래와 자존심 사이에서 불안한 청춘 시기를 겪는 인물을 호소력 있게 연기해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다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안재홍은 건국대학교 재학시절인 2009년 단편영화 ‘구경’, 2010년 ‘술술’을 찍으며 연기를 시작했다. 당시 건국대 교수였던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북촌방향’에선 단역으로 출연했다. 안재홍이 처음 얼굴을 알린 작품은 2013년 개봉한 ‘1999, 면회’다. ‘1999, 면회’는 ‘족구왕’(2013), ‘범죄의 여왕’(2016), ‘소공녀’(2017) 등을 제작한 광화문 시네마의 첫 작품이다. ‘1999, 면회’에서 안재홍은 입대한 친구 민욱(김창환)의 면회를 간 승준 역을 맡았다. 극 중 승준은 민욱의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이별 편지를 지닌 채 그를 위로하다 묘령의 여성과 만나며 사건에 휘말린다. 안재홍은 이때부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정봉이 캐릭터 같은 비주얼로 미워할 수 없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다.

‘1999, 면회’에 이어 안재홍은 광화문 시네마와 ‘족구왕’(2013)을 찍어 독보적인 캐릭터를 충무로에 각인시켰다. ‘족구왕’에서 안재홍은 족구에 빠진 복학생 홍만섭 역을 맡았다. 만섭은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족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불태우며 지루하던 캠퍼스에 족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족구왕’은 코미디,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경쾌한 전개로 녹여내 호평받았다.

한편 충무로를 이끄는 배우로 성장한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이 함께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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