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방송가까지 휘어잡은 '기생충'

조회수 2020. 2. 24. 0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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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북미 방송가도 '기생충' 열풍, 美 유명 토크쇼 진행자들의 '기생충' 조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며 영화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모두의 예상을 깬 결과로 워낙 이슈가 되는 작품인만큼, 북미 방송계에서도 ‘기생충’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소재로 부상했다.


외국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후보에 오른 것 뿐만 아니라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자 그 여파가 대단하다. 북미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들은 ‘기생충’ 수상 소식을 전하며 재치있는 ‘기생충’ 조크를 펼쳤다.

먼저 NBC ‘투나잇쇼’ 진행자 지미 팰런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 가장 먼저 한 방송에서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소식을 알렸다. 그는 “영어 영화가 아닌 작품이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건 ‘기생충’이 최초다”라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영화 몇 편이 근접하긴 했지만”이라며 농담을 덧붙였다. 이어 그는 독특한 영어 발음으로 유명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발음을 똑같이 따라해 웃음을 자아냈다.
북미에서 ‘기생충’은 단연 뜨거운 화제작이나, 자막이 달린 외국어 영화인만큼 보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이 가운데 ‘기생충’을 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든 아는 척 하기 위해 영화를 봤다며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개그가 성행했다. 특히 이 분야에서 TBS ‘코난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기생충’을 언급했다. 방송 중 자신의 쇼 파트너 앤디 릭터에 ‘기생충’을 봤냐는 질문을 하고, 보지 않았으면서 봤다고 거짓말하는 앤디 릭터에 영화와 관련된 질문을 집요하게 물어보며 곤욕을 치르게 하는 꽁트를 펼쳤다. 특히 그는 “기택(송강호)의 마지막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 등,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답변하기 힘든 질문만 골라 해 웃음을 선사했다.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의 진행자 제임스 코든도 비슷한 일련의 조크를 선보였다. 그는 먼저 “역사적인 날이다.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기생충’ 수상을 축하한 후, “이제 모든 사람들이 마치 ‘기생충’을 본 척 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생충’을 못본 시청자들을 위해 “한 가족이 사기 행각을 벌여 크고 아름다운 집에 들어가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잠깐. 물어보기 전에 먼저 말하자면, 이 가족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사진을 띄우는 풍자 개그로 폭소를 이끌었다.
모든 토크쇼 진행자가 성공적인 조크를 한 건 아니다. NBC ‘엘렌쇼’ 진행자 엘렌 드제너러스는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농담을 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엘렌 드제너러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감상한 소감과 함께 ‘기생충’을 언급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봉준호는 다시 통역사에게 답장을 했고, 통역사는 나에게 그의 말을 전했다. 그에게 내 누드 사진을 보냈는데 답을 들을 수 없었다”며,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봉 감독과 통역사를 거쳐 어렵게 소통했다는 의미의 농담을 했다.

해당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봉준호 감독이 영어를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반영된 엘렌 드제너러스의 조크에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봉준호 감독은 영어를 잘 하지만, 현지인들에 정확한 표현 전달할 수 있도록 통역사를 대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해당 장면에서 엘렌 드제너러스는 ‘기생충’의 반전이 담긴 중요 키워드를 활용한 조크로 스포일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가 언급한 키워드는 바로 ‘지하실’이다. 엘렌 드제너러스의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반전 요소를 파악한 예비 관객들은 “엘렌이 영화의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빼앗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한편,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기념해 흑백판을 개봉한다. ‘기생충: 흑백판’은 26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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