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의 숨은 보석

조회수 2019. 12. 3. 12: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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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서 건져낸 배우 박수연의 얼굴들

소녀들이 품은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신선한 시각으로 들여다본 ‘벌새’(감독 김보라), ‘선희와 슬기’(감독 박영주) 등의 작품들은 세계 유수 영화제들을 휩쓸며 한국 독립영화의 저력을 증명했다.

그 속에서도 최근 주연으로 발탁된 영화 ‘앵커’(감독 최정민)의 개봉을 앞둔 배우 박수연의 호연이 눈에 띈다. 앳된 외모와 다르게 이미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실력파 연기자인 그는 자유롭고, 호기심 가득하지만 때론 어두운 소녀의 얼굴들을 작품 곳곳에 심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영화 ‘벌새’ (2019) – 수희 역

성수대교 붕괴 참사 이후 이전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게 된 소녀의 시선이 담겼던 영화 ‘벌새’는 제 40회 청룡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극 중에서 박수연은 공부를 잘 하지 못해 강북에 있는 학교를 다니며 집안의 서열에서 밀려난 첫째 딸 수희 역을 맡았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그는 부모님 몰래 학원을 빼먹거나 밤 늦게까지 일탈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둘째인 남동생에게 무시를 받으면서도, 가부장의 집안에서 사랑과 연민을 느끼는 여동생인 은희를 위하는 자매의 역할을 다하는 온화한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선희와 슬기’ (2019) – 정미 역

‘선희와 슬기’는 조그만 거짓말에서 비롯된 자살 사건으로 인해 가출을 한 선희가 슬기라는 새 이름과 함께 새 삶을 살아가는 서사가 담겼던 작품이다. 정미(박수연)는 극의 전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과거 선희보다 성숙한 면모를 지닌 모범생으로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잡지만 악의 없는 말이 퍼뜨린 악의에 의해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에 이른다. 박수연은 정미라는 인물이 가진 요동치는 감정들을 격동적으로 묘사하며 작품의 초반부에서 극의 흐름을 견고히 받치는 장면들을 완성시켰다.

영화 ‘앵커’ (2019) – 한주 역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던 영화 ‘앵커’는 할아버지의 사고, 남동생의 실종 사건에도 굴하지 않고 계주를 이어나가는 소녀 한주의 이야기다. 박수연은 다양한 환경으로 인해 일찍 성장해버린 소녀가 가진 서사를 훌륭한 감정연기로 풀어냈다. 특히 계주와 인생, 인물들의 서사를 버무린 흥미로운 설정이 담긴 작품에 계주를 이어나가는 생동감 있는 연기를 더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어린시절을 넘어 성장이 기대되는 배우 박수연의 호연을 품은 영화 ‘앵커’는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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