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

조회수 2019. 11. 26. 11:4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결혼 이야기', 성장을 위한 괴로움을 섬세하게 그리다

영화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백)는 부부였던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애덤 드라이버)가 이혼하는 과정을 그렸다.

니콜과 찰리는 누구나 바라는 단란한 부부다. 각자가 가진 장단점이 서로를 완벽히 보완해주고, 귀여운 아들과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부부에게 새로운 일상이 다가왔다. 바로 이혼이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 만큼 평화롭게 서로를 떠나고자 한다. 아들 헨리를 위해 친구로서 남으려 하기도 한다. 그렇게 원만할 줄 알았던 이혼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비싼 변호사 수임료, 양육권 분쟁에 위자료까지, 결국 그들은 소파 하나를 놓고도 다툴 지경에 이르렀다. 원만하게 서로를 보내고자 했던 과거는 잊은 채 이제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 차 버렸다. 니콜과 찰리는 그들이 바랐던 대로 평화로운 이혼을 할 수 있을까.

‘결혼 이야기’는 평화롭길 바랐지만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 한 부부의 이혼 과정을 그린 영화다. 점차 쌓여가는 서로에 대한 불만과 원망, 상처들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서로가 아직 사랑하고 있음에도 그들 사이의 문을 닫게 만든다. 그들이 서로에게 가진 사랑과 원망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천천히 동화돼 나도 모르게 상반된 입장의 둘 모두를 응원하게 된다.

영화는 단란했던 결혼 생활이나 헤어지는 장면을 부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혼의 과정 속에서 행복했던 과거를 슬며시 비춰주거나, 헤어짐의 찰나에서 서로에 대한 미련과 남아있는 사랑의 감정을 보여준다. 낮에는 이혼 변호사와 함께 서로를 공격하지만, 밤에는 아들 헨리에게 좋은 부모가 되려 함께 노력한다. 그러한 섬세한 감정의 흐름과 변화는 그들의 감정에 어느새 동조하게 만든다.

현실 속 삶이 담담하게만 흘러가지 않듯, 작품 속에서도 격렬하게 표현되는 장면이 있다. 섬세하게 쌓이던 감정이 강렬히 폭발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악담과 그 끝에서 올라오는 자기 혐오를 표현하는 장면에선, 두 배우의 연기에 압도된다. 서로 악담을 퍼부으면서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말하는지, 왜 이런 상황이 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그들의 모습에, 영화를 넘어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감각적인 촬영 기법들과 거칠고 외로운 영화의 음악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과장됐지만 익살스러운 주변의 캐릭터들은 영화의 긴장을 풀어줘 충분히 영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니콜과 찰리를 파경으로 이끌어가는 변호사 캐릭터는 독특하다. 그들은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부각되지만, 결혼 생활의 마무리를 부부 스스로가 결정짓게 만들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감정을 이끌어가는 섬세함이 지나쳐 늘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객에게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과 장면의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과도한 친절함으로 하나 하나 설명해주는 듯 하다. 그런 방식은 영화에 몰입하는 것에 도움을 주지만, 지루함과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요컨데 ‘결혼 이야기’는 이혼이라는 소재를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니콜과 찰리는 무너짐과 동시에 성장을 경험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서로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란다.

영화정보

개봉: 11월 27일(극장), 12월 6일(넷플릭스)/관람등급: 15세 관람가/출연: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 /감독: 노아 바움백/제작: 헤이데이 필름 프로덕션(Heyday films production)/ 배급(국내): 판씨네마㈜/러닝타임: 137분/별점: ★★★★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