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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모성애 영화?

조회수 2019. 11. 26.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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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vs친절한 금자씨 비교 포인트

*’친절한 금자씨’의 스포일러 요소가 있습니다.


배우 이영애가 신작 ‘나를 찾아줘’를 통해 관객들과 재회한다. 전작이자 인생작이었던 ‘친절한 금자씨’ 이후 무려 14년만이다. 전작인 ‘친절한 금자씨’와 컴백작인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의 모성애 연기, 아동 실종 사건, 범죄 스릴러 장르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겹쳐 유사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를 찾아줘’가 개봉 전부터 제2의 ‘친절한 금자씨’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신작은 두 영화가 서로 다른 색깔의 작품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를 찾아줘vs친절한 금자씨 비교 포인트 세가지.

아이를 위해 13년을 희생한 엄마
vs
아이를 6년동안 찾아 헤맨 엄마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와 ‘나를 찾아줘’ (감독 김승우) 모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친절한 금자씨’ 속 금자는 아이를 위해 무려 13년이나 교도소에서 살게 된 비운의 여인이다. 협박범에게 딸의 안전을 위협받은 나머지 협박범이 유괴한 아이를 죽였다는 누명을 대신 쓰고 여자교도소에 복역하게 된다. 출소하기까지 복수의 칼날을 갈고, 호주에 입양 보내졌던 아이를 찾아내며 유실됐던 자신의 인생을 되찾으려 한다. 교도소에서는 한없이 친절하고 늘 환한 미소를 달고 다녔지만, 출소 이후에는 친절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냉혈한 캐릭터로 변모했다.


이와 다르게 ‘나를 찾아줘’의 정연은 6년 전 어린 아들이 실종된 후 깊은 슬픔 속에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다. 같은 슬픔을 공유하면서도 정연을 위로해주던 남편조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어느날, 모르는 이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화에 낯선 땅, 낯선 사람들 틈바구니 속으로 들어간다. 금자씨가 관객들까지 속이는 만화 같은 이중적인 캐릭터였다면, 정연은 묘한 의심과 불안, 공포감과 처절함까지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애처로운 인물이다. 껍데기만 남은 듯한 텅빈 눈이 어쩌면 아이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찾자 다시금 생동하던 인물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온 이영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복수극 vs 구출극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는 13년의 긴 세월을 거친 살 떨리는 복수극인데 반해, ‘나를 찾아줘’는 어느날 갑자기 실종된 아들의 행방을 알게 된 여인이 며칠사이 아이를 구출해내기 위해 사투를 거는 이야기를 담았다. 낯선 땅에 홀로 내려간 여인이 실종된 아이들에게 노동을 강요하는 낚시터 집단을 대상으로 무모하게 구출을 시도하는 내용이다. 결과가 예상 가능한 스토리 같아 보여도, 반전이 거듭되면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안겨준다. 정연이 아이의 존재를 더 강렬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잔인한 현실이 속살을 드러내면서, 영화가 담고자 했던 사회적인 메시지가 마음속을 파고든다.

싸이코패스 살인마 vs 부패경찰

‘친절한 금자씨’와 ‘나를 찾아줘’에는 모두 어머니와 자식의 인생을 파괴하는 악독한 악인이 등장한다. 아동 연쇄 살인마 백한상(최민식)과 부패경찰 홍경장(유재명)이다. 백한상은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아이들을 유괴해 살인하는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인데 비해, 홍경장은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그려진 악인이다. 정연이 나타나기 전에는 나름대로의 평화를 구축하며 살고 있던 평범한 인물에 불과하며, 초반부의 장면에서는 정연을 가볍게나마 안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후 정연의 등장으로 인해 조그만 거짓말들이 하나둘 겹치게 되고, 그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나가자 정연을 해치고 모든 사건을 은폐하고자 하는 모습에 현실성이 부여됐다.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을법한 현실적인 인물이며, 그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보통 어른들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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