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전문 잘 자란 아역 배우의 정석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의 주인공 조조(김소현)는 매력적인 두 소년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예쁘고 똑똑하고 당차기까지. 완벽해 보이는 이 소녀는 사실 엄청난 상처를 감추고 있다. 드라마가 제작되기 전에도 원작 웹툰을 꼭 챙겨 봤다는 김소현은 조조의 로맨스보다 아픔에 먼저 공감했다. “조조의 친구가 되고 싶다”는 김소현에게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겨울에 촬영한 ‘좋아하면 울리는’이 늦여름에 공개됐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까지, 다양한 감정이 오갔을 것 같아요.
촬영한 장면들이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했어요. CG는 어떻게 나올지, 알람이 울리는 효과음은 어떻게 나올지. 설렘 반, 긴장 반으로 기다렸습니다. 공개되고 작품을 봤는데, 제가 찍은 장면인데도 정말 새로웠어요. CG가 들어간 건 처음 봤거든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10m 반경 안에 들어오면 알람에 하트가 생기는데, 주변에서 “새롭다” “설렌다” 말씀해주셔서 뿌듯했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시청자 반응이 궁금했을 텐데요. 여기저기서 반응을 찾아보는 편인가요?
안 찾아보려고 했는데 너무 궁금했어요. 통계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온갖 커뮤니티를 다 뒤져봤죠.(웃음) 그리고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제가 꼭 보라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정말 많은 분들이 드라마 보셨더라고요. 학생부터 2,30대, 자녀가 있는 분들도 재밌게 봤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김소현 배우는 원작 웹툰의 오랜 팬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작 팬으로서 작품에 참여한 소감 또한 남다르겠네요.
제가 좋아했던 장면을 실제로 표현하는 자체가 설레고 신기했어요. 동시에 그만큼 잘 표현해야 한다는 무게감도 느꼈고요. 걱정이 컸지만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고 좋은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실제로도 즐거웠어요.
원작에 대한 애정과 현장의 설렘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된 것 같습니다. 조조의 가슴 아픈 사연들도 강조됐고요.
드라마는 웹툰보다 더 현실적인 면이 강해졌어요. 웹툰에 비해 밝고 긍정적인 면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나정 감독님이 어느 정도의 어두운 분위기를 원하셨거든요.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더 마음 아픈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조조는 선오(송강)와 혜영이(정가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인물입니다. 웹툰을 보면서 둘 중 누구를 응원했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저는 혜영이요. 선오가 한 번에 뜨겁게 타오른다면 혜영이는 잔잔하고 차분해요.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다려주죠. 그런 따뜻한 모습이 좋아서 항상 혜영이를 응원했어요.
아직 결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드라마에서는 선오와의 분량이 월등히 많습니다. 그래서 더 선오와의 로맨스를 기대하게 돼요.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드라마를 보고 선오파로 바뀌신 분이 많았어요. 일단 감독님이 선오파세요.(웃음) 작품을 어떤 관점을 보느냐에 따라 반응이 나뉘는 것 같은데, 참 신기해요. 반응을 보는 묘미가 있어요.
선오파와 혜영파와 갈리는 건 각자의 사랑관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해요. 말하자면 뜨겁게 표현하는 사랑과 기다려주는 사랑의 차이인 거죠.
이 작품을 찍으면서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요.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생각할 때마다 달라지더라고요. 그래도 천천히 다가오는 편안한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선오도 편하지만, 마음이 너무 떨려서 불편하기도 해요. 그런 느낌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더 좋아요. 제가 사랑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다들 사랑을 받는 쪽이 더 좋다고 얘기하잖아요. 지금은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좋아하면 울리는’의 매력 중 하나는 마음을 알려주는 어플 ‘좋알람’입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까이 올 때 알려주는 가상의 어플이죠. 실제로 ‘좋알람’이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찬성과 반대의 중간 입장이에요. 작품에서도 나오는데, ‘좋알람’이 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잖아요.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외로움이 더 커질 수 있겠죠. 찬성하기엔 이 점이 마음에 남아요. 그리고 어플이 나온다면, 제가 먼저 자발적으로 설치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마음을 확인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설치하지 않을까요? 상대방이 원한다면 어플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소재와 캐릭터 모두 참신한 작품이라 촬영하는 동안 다양한 생각과 고민이 있었을 것 같네요.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요?
힘든 감정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이전에도 (비슷한 감정을) 표현한 적이 있지만 ‘좋아하면 울리는’의 조조는 정말 복잡하고 깊은 사연을 가진 아이였거든요. 조조의 트라우마나 감정에 접근하는 게 정말 어려웠고,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느꼈어요. 극 중에서 조조가 눈물을 흘릴 때 굉장히 공감이 됐고 눈물이 많이 났거든요. 이 작품을 통해 현실적인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중 캐릭터 조조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느껴지네요. 조조가 현실 속 인물이라면 어떤 말을 건네고 싶나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냥 옆에 있어줄 것 같아요. 조조한테는 친구가 필요하거든요. 힘들 때 함께 있어주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유현지 기자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