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사람 역사 교과서에서 본 거 같은데..?

조회수 2019. 7. 20. 21: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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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을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 이유

유해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국 근현대사를 알 수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 중심에 선 평범한 인물들이 그와 만나면 흥행 보증수표가 된다. 보통 사람의 힘을 보여주는 최근 유해진의 출연작들을 타임라인 순서대로 정리했다.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사진 쇼박스

# ‘봉오동 전투’


우선 1920년대로 가보자. 일제강점기 독립군들의 사투가 한창이었던 시절이다. 오는 8월 7일(수)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렸다. 유해진은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이다.


황해철은 피아 식별이 분명한 인물이다.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항일대도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벤다.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지만 정작 자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해진은 생존을 위한 사실적인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했다는 전언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말모이’


1940년대 시대상을 담은 출연작도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말모이’다.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다. 유해진은 먹고살기에 급급해 민족의 현실을 외면하는 가장 판수 역을 맡았다.


판수는 당시를 살던 보통 사람의 처지를 대변한다. 누가 나라를 통치하던 간에 당장 자기 손에 들어오는 푼돈 몇 장이 더 중요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밥을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어학회 심부름꾼으로 취직한 뒤, 글에 눈을 뜬다. 우리 말의 필요성을 체감한다. 판수는 관객이 ‘말모이’에 몰입할 수 있는 매개다. 유해진은 전반부에는 유쾌함으로, 후반부에는 소탈함과 먹먹한 진정성으로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렸다.


사진 쇼박스

# ‘택시운전사’


이제 1980년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때다. 2017년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유해진은 광주에 사는 택시 기사 황태술 역이다.


황태술은 광주를 대변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소소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힘든 상황에 처한 만섭과 피터를 돕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 가진 용기와 힘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다. 유해진은 소소하게 살아가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황태술을 잘 표현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 ‘1987’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가 세상을 바꿨던 1987년도 유해진의 필모그래피에 담겨있다. 2017년 12월 개봉한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다. 유해진은 교도관 한병용 역이다.


한병용은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의 도화선이 된 인물이다. 교도관 노조 설립을 주도해 파면된 후 복직된 영등포 교도소 교도관으로, 수감 중인 민주화 운동 인사와 도피 중인 재야인사 사이의 비밀 서신을 배달한다. 평범한 이들의 소신을 보여주는 ‘1987’의 메시지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극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유해진의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연기가 빛났던 역할이다.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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