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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박명훈, ‘지하실 그 남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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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스포일러가 언급됩니다. 관람 후 읽기를 권합니다. ※

수년간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지하실 그 남자, 근세(박명훈)는 ‘기생충’이 준비한 최대 반전이다. 배우 박명훈은 첫 상업영화로 스포트라이트는 물론, 칸 영화제 뤼미에르 극장까지 입성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오랜 노력과 정성으로 드디어 만개한 그를 만났다.


사진 엘아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얼굴과 실제로 만났을 때 느낌이 정말 달라요. 한 사람에게 기괴함과 순둥순둥함이 공존하네요.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실제 저는 순둥순둥해요. 하하. 외형적인 차이가 크죠. 촬영 당시에는 8kg을 감량했었어요. 머리숱도 약간 빠지더라고요. 분장으로 숱을 더 쳐낸 것도 있고요. 거의 반 대머리였어요. 태닝도 했습니다. 근데 제가 피부가 원래 하얀 편이라, 까맣게 유지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영화 속에는 근세가 자영업을 했었다는 사실이 언급됩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어요.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나요?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촬영 전 봉준호 감독님이 저희 동네에 오셨어요. 함께 근세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근세가 대만 카스텔라 가게를 운영했었다는 사실이 대사로 언급되잖아요. 일반 직장을 다니다가 명예퇴직을 당한 거죠.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장사를 안 해본 사람들이 망하는 수순을 그대로 밟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사채를 쓰게 되고, 쫓겨서 지하실까지 왔다고 생각했어요. 상황이 근세를 그렇게 만든 거죠.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의 현장은 업계 관계자와 관객 모두가 궁금하게 여기는 곳이죠.

이렇게까지 유쾌해도 되나 싶은 현장이었습니다. 웃음이 끊이지를 않더라고요. 이런 분위기에서 심각하고 심오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물론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두 봉준호 감독을 존경했어요. 신나고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촬영 전에도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좋은 소문을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인간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남다른 분이었습니다.

박명훈 배우는 개봉 전 ‘기생충’을 가장 먼저 본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당시 아버지가 폐암 투병 중이셨거든요. 눈도 잘 안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감독님이 그 상황을 아시고 기술 시사 때 아버지를 초대해주셨어요. 개봉 두 달 전이라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영화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죠. 아버지가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에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눈물을 흘리셨어요. 평소 워낙 영화광이고,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의 팬이거든요.


촬영장에서 송강호(기택 역) 배우와 늘 동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한 달 전 미리 ‘기생충’ 세트장에 갔어요. 지하 세트에 있어보고 싶었거든요. 부잣집 세트가 바로 옆이었는데, 지하 세트는 저만의 공간이었죠. 촬영일이 아니다보니 매니저가 옆에 없었어요. 그때 송강호 선배가 저를 본인 차에 늘 태우고 다녔습니다. 숙소에서 세트장까지 차로 2~30분이 걸리는데, 늘 픽업을 해주셨어요. “아침 먹자”고 불러주시기도 하고요. 상업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후배가 겁먹을까 먼저 다가와 주신 거죠.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부부로 호흡을 맞춘 이정은 배우(문광 역)와는 인연이 오래됐습니다. 2006년 연극 ‘라이어’로 6개월간 함께 작업했죠.


누나는 그때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배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어요. 그때는 누나도 매체 연기를 안 했을 때거든요. 저 역시 그랬거요. 6개월 동안 공연을 하다 보면 사람이다 보니 로봇처럼 연기하는 순간도 있어요. 고비가 있을 때마다 누나와 함께 토론하고 생각했어요. 요즘 누나가 정말 잘 되고 있어서 기쁩니다. ‘기생충’ 촬영이 끝나고도 누나와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 받았어요. 부부 이상으로요.(웃음) 


박 사장(이선균)과 연교(조여정)가 없는 집에서 근세와 문광은 춤을 춥니다. 부부에게는 행복한 순간이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과 배경을 생각하면 짠하죠. 

맞아요. 그 장면을 짠하면서도 흐뭇하게 보는 관객들이 있더군요. 날씨가 중요한 신이라 그 부분을 제일 먼저 찍었습니다. 햇살이 거실을 쫙 비추던 날이었죠.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저는 엇박자로 춤을 추거든요. 반면 이정은 누나는 춤을 정말 잘 춰요. 엇박자과 정박자가 만났다고나 할까요.(웃음) 아마 둘 다 잘 췄으면 너무 딱딱 떨어지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사진 엘아이엠엔터테인먼트

반전 담당이라 홍보 과정에서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습니다. 칸 영화제에도 참석은 했지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어요.

6월 6일(목) 무대인사에서 처음 관객과 만났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이 저를 소개해주셨죠. 송강호 선배보다 더 늦은 순서로요. “여러분들, 이 자리에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인 지하실 그분이 오셨습니다.” 무명 배우인 저를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배려해주시는 마음, 앞으로도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독립영화 ‘재꽃'(2017)으로 주목을 받은 뒤, 첫 상업영화 ‘기생충’으로 확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차기작은 정해졌나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소속사를 통해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들었습니다. 제가 마흔에 매체 연기를 시작했는데, 당분간은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에서 매력적인 역할로 관객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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