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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얄밉도록 재미있다 vs 마냥 웃긴 힘드네

조회수 2019. 5. 29. 13: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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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이 5월 28일(화)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됐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 장르가 곧 봉준호, 얄밉도록 재미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가족의 아들 기우(최우식)가 부잣집 과외 선생님이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사는 곳도, 생활 반경도 다른 두 가족은 기우를 중심으로 엮인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사회의 속살을 풍자적으로 들여다보는데 탁월한 연출자다. ‘기생충’은 한층 더 진화했다. 현실감 넘치는 기택네와 비현실적인 박 사장(이선균)네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면서, 훨씬 더 다양한 톤의 화면과 풍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장르가 다른 에피소드의 배치 역시 탁월하다. 초반에는 코미디를 구사하다가, 중반부터 반전과 서스펜스로 관객을 낚아채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 마치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기분이다. ‘기생충’은 어떤 한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운 이야기다. 정말 봉준호란 이름이 곧 장르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 마냥 웃긴 힘드네


‘기생충’은 편리하고 익숙한 문법에 기댄 상업 영화는 아니다. 서사 전개 방식은 유머러스하지만, 그 안에 담긴 함의는 매우 구체적이고 날이 서 있다. 신분제가 없는 시대지만, 사실상 엄격한 계급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를 집요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든다.


무엇보다 인물들 간의 갑을 관계와 계층 구분, 신분 질서가 확실하다. 현실에 뿌리내린 공감대의 폭은 넓지만, 시름을 잊기 위해 2시간 동안 재미를 바란다면 ‘기생충’은 찝찝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 극장에서 볼까? Y.E.S


‘기생충’은 장점이 많은 영화다. 철저하게 계산된 각본과 배우들의 호연은 기본이다. 여기에 정교하고 아름다운 미장센까지 만날 수 있다. 차갑고 정돈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박 사장네 집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극의 주요 무대로, 미로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탁월한 영화가 갖춰야할 요소를 하나부터 열까지 놓치지 않은 봉준호 월드의 진수가 바로 ‘기생충’이다.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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