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뚱토르' 탄생기

조회수 2019. 5. 23. 16: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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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토르'가 왜 싫어요? 역변에도 사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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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졌던 어벤져스가 다시 모이고 새로운 히어로가 참전했다. 시간을 넘나들고 과거의 사건들을 되돌려 승리까지 쟁취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놀라운 반전들로 3시간 동안 관객을 들었다 놨다. 그중에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것은 ‘뚱토르’로 변신한 크리스 헴스워스의 모습이다.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숀 건 SNS
너도나도 잊지 못할 충격의 ‘뚱토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역변’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인피니티 워로부터 5년 후, 토르는 그야말로 폐인이 됐다. 예고편 속 위 장면처럼 진중하게 실의에 빠진 모습을 예상했건만, 분노와 슬픔, 자괴감을 이겨내지 못한 그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현생을 포기했다. 배는 불룩 나왔고 머리와 수염은 덥수룩하게 길렀다.

단순히 살만 찐 게 아니다. 외출도 하지 않고 TV와 게임, 술독에 빠져 사는 그는 타노스(조슈 브롤린)의 목을 벤 회심의 무기 스톰 브레이커를 병따개로 사용한다. 웃옷도 입지 않은 토르는 사람 좋게 웃으며 맥주를 건넨다. “오, 자네들이군!”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토르는 어쩌다 ‘뚱토르’가 됐을까

사실 토르가 겪은 슬픔의 크기는 어벤져스의 누구와도 비하기 어렵다. 부모와 형제, 친구, 백성의 반이 이미 죽었고, 이는 인피니티 스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죽음이라 돌이킬 수조차 없다. 그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했다. 인피니티 워의 생존자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5년을 견뎌냈고, 토르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5년을 살아냈다.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이 토르의 방법이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모습인 ‘뚱토르’다.

# 실패한 토르? 사실은 최상의 모습

‘뚱토르’는 실패자도, 웃음거리도 아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조 루소, 안소니 루소 감독은 웃음을 주기 위해 토르를 희생시킨 것도, 그가 실패했음을 표현한 것도 아니다. ‘뚱토르’의 등장은 ‘토르: 라그나로크’(2017)부터 이어진 토르의 성장서사이며 그 완성판이다.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라그나로크 이전, 토르는 가진 것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히어로였다. 3편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마침내 토르는 철저하게 패배한다. 눈이 뽑히고 왕국이 불타는 최악의 상황에서 토르는 놀라운 성장을 맞는다. 번개를 내뿜는 망치, 든든한 조력자, 강대한 왕국의 존재가 모두 사라진 후에야 토르는 천둥의 신이자 왕으로 각성한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의 고난은 토르의 선천적 능력을 걷어내고 그가 진짜 히어로로 세상에 걸어 나오게 했다.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라그나로크 이후, 루소 형제는 각성한 토르의 인간적 면모와 영웅적 면모를 동시에 드러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서 토르는 백성들의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강력한 힘으로 타노스에 일격을 가한다. 그럼에도 타노스를 막지 못한 토르, 그는 과연 실패한 걸까?

출처: 사진 마블 스튜디오 유튜브

결국 토르는 어벤져스와 함께 방법을 찾고 타노스에 승리한다. 로키(톰 히들스턴)도, 세상을 떠난 아스가르드의 백성들도 돌아오지 않았고 그는 여전히 뚱뚱하다. 하지만 이 여정을 통해 토르는 자긍심을 되찾았다. 토르가 이 전투에 나선 이유는 영화 속 그의 대사처럼 “옳은 일을 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멋진 외모와 황금색 왕국, 왕의 지위와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낸 토르는 가장 자유롭고 완전한 상태에 이른다.

# 살쪄서 슬프냐고? 더 행복해요

그렇다면 이 변화를 몸소 연기한 크리스 헴스워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는 ‘뚱토르’를 환영했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토르의 각성 서사이기도 했지만, 토르를 연기하는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에게도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다년간 토르를 연기한 크리스 헴스워스는 상당히 지친 상태였다. 그는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3편 촬영 전,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캐릭터라는 상자에 몸을 담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3편은 토르와 크리스 헴스워스 모두를 바꿔놓았다. 그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모든 규칙을 어겼다. 이전의 토르를 벗어나려고 노력했고, 이를 통해 정말 자유로워졌다”는 말과 함께 “허락하는 한 계속 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캐릭터에 대한 그의 애정이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토르: 라그나로크’의 제작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루소 형제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함께 토르에게 일어날 변화, 즉 ‘뚱토르’로의 변신에 대해 깊은 논의를 나눴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일어난 토르의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인 크리스 헴스워스는 라그나로크부터 인피니티 워까지 이어지는 토르의 상실을 가슴 깊이 이해했고 “뭔가 다른 것,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감독과 배우의 이견 없이, ‘뚱토르’의 탄생은 토르의 서사를 확장하는 일이었다.

출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아무튼 우리에겐 고마운 일, 계속 볼 수 있을까

위엄 있는 신에서 평범한 뚱보로. 결과적으로 토르의 실패와 일탈은 토르의 인기를 수직 상승 시키는 동시에 그의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크리스 헴스워스 또한 토르의 실패를 통해 캐릭터를 더욱 사랑하게 됐고, 마블 스튜디오와의 재계약 의지까지 나타낸 상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결말에서 토르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함께 ‘아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외치며 떠난 터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 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되어 있다. 관객과 배우 모두 토르의 재등장을 바라고 있는 상황, 앞으로도 크리스 헴스워스가 연기하는 토르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뚱토르’에 대한 선호야 어찌 됐든, 토르가 이렇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뚱토르’로 이어진 토르의 변신이 고마울 따름이다.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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