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 그 남자! 실제 성격은 사랑둥이?!

조회수 2018. 12. 19. 2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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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이가섭 인터뷰

※ ‘도어락’ 강력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 후 읽기를 권합니다.


대화를 나눈 지 3초 만에 알았다. 이가섭은 매우 귀엽다. 풍부한 표정과 커다란 손을 사용한 여러 가지 잔동작, 느리지만 꽤 살가운 말투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뽀송뽀송’이 의인화가 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무리 봐도 마주 앉은 그가 ‘도어락’ 속 무시무시한 남자라는 걸 믿기가 힘들다. 게다가 첫 상업영화였다니. 첫걸음부터 3단 뜀틀로 도약한 이 놀라운 배우와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사진과 텍스트로 담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매력은 덤. “다음에는 꼭 동영상 인터뷰를 하자”라고 기약하며 헤어졌다.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 모호한 얼굴이 써 내려간 반전


이렇게 순둥하게 생겼는데, ‘도어락’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무시무시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이권 감독님이 제가 보지 못한, 어떤 지점을 봐주시지 않았을까요. 캐스팅 비결을 여쭤본 적은 없어요. 제가 제 칭찬을 물어보는 건 부끄럽잖아요.(웃음) 집중력을 갖고 열정적으로 오디션을 보긴 했어요.


이가섭 배우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있는 얼굴’이라는 평을 본 적이 있어요. 거기에 공감하고요. 본인은 ‘모호한 얼굴’이란 표현을 즐겨 쓰더군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도어락’에서는 많이 표현하기 보다, 최대한 평범하게 보이길 바랐어요. 조복래 선배(김기정 역)와 이천희 선배(김성호 역), 윤종석(관리인2 역)이 워낙 잘 해주셨으니까요. 감독님이 깔아놓은 트릭에 해당하는 인물들이죠. 저는 오히려 할 게 없었어요. 다만, 관객이 엔딩 크레딧을 본 뒤 제 얼굴을 달리 보시게 된다면 좋겠다 싶었어요. 저는 똑같은 표정이지만, 상황이 달라진 거잖아요.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이가섭이 좋은 사람들에게 배운 것


‘폭력의 씨앗'(2017)으로 얼굴을 알렸어요. ‘도어락’은 첫 상업영화죠. 아직은 처음인 순간이 많을 시기입니다. ‘도어락’에서는 무엇이 가장 생경했나요?


맞아요. 매 현장마다 새롭습니다. 단편 영화나, 상업 영화다 모두 마찬가지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까요. 그런 지점에서 ‘도어락’이 참 좋았어요. 공효진(조경민 역) 선배와 김성오(이 형사 역) 선배를 비롯한 현장의 모든 배우들에게 많이 배웠거든요. 그분들의 연기를 향한 집중력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지점이 많아요. 사진을 찍기 전 눈으로 먼저 보는 것처럼요.


이권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첫 상업영화의 선장이었는데. 비운의 명작 ‘내 연애의 기억'(2014)를 탄생시킨 감독이기도 하잖아요. 서스펜스에 강점이 있는 연출자죠.


아! 저도 ‘내 연애의 기억’ 재미있게 봤습니다. 굉장히 좋으신 분이었어요. 일단 저를 캐스팅해주신 것부터가.(웃음) 현장에서도 항상 편하게 대해주시는 편이거든요. “이런 음악도 들어봤니?”라고 말을 해주시기도 하고.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어요. 많은 생각을 공유했죠. 감독님 좋아요. 멋있어요!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마음이 따뜻한 두 번의 겨울


요즘 ‘도어락’ 홍보 인터뷰와 무대인사를 병행 중입니다. 배우들에게 무대인사는 관객의 온도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감사하다는 생각이 제일 커요. 관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도어락’ 보러 극장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대인사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정말 진심이거든요. 그런 순간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면, 이것만큼 확실한 표현이 없는 것 같아요.


‘도어락’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촬영한 작품입니다. 마침 개봉도 겨울에 했네요. 현장은 추위와의 싸움이었겠어요.


추운 날도 있었고, 따뜻한 날도 있었어요. 공효진 선배가 훨씬 힘들었을 겁니다. 저는 마냥 좋았죠. 헤헤. 물론 몸은 엄청 추웠어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내가 여기에 있구나’ 싶어서 기뻤으니까요. 부담감도 있긴 했지만, 좋은 의미의 긴장감이라고 여겼어요. 한동훈/관리인 1은 저 혼자 해낼 수 없는 역할인데, 선배님들이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어요.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도 물론이고요.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 이가섭이 말하는 ‘도어락’ 한동훈


영화 속 인상적인 신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한동훈이 조경민의 침대 밑에서 ‘슥’ 나오는 장면은 ‘도어락’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키가 꽤 큰데, 침대 밑에 들어가는 것도 큰일이었겠어요. 


저한테 맞게 제작을 잘 해주셨어요.(웃음) 덕분에 어려움 없이 촬영했습니다. 저도 (조경민처럼)혼자 지내고 있거든요. 도어락을 통해 집에 들어가고, 또 나옵니다. 온도로 봤을 때 집은 굉장히 따뜻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장면이어야 하잖아요. 내가 모르는 어떤 인물이 들어와있다고 생각하면 저도 무서울 것 같아요. 온도가 ‘확’ 달라지는 거죠. 굉장히 춥고 불편한 장소가 되는 거고요.


한동훈은 공포에 질린 조경민에게 “너도 좋잖아”라고 말합니다. 많은 여성 관객들이 치를 떨었던 장면이었어요.


저도 그 대사 자체가 굉장히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잖아요. 세게 표현을 하기보다는, 대사가 주는 힘을 살리고 싶었어요. 둘만 있는 거니까, 크게 이야기하던 작게 이야기하던 무서웠을 겁니다.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 눈이 좋은 배우, 사랑스러운 인간 이가섭


섬뜩한 배역과는 달리, 이가섭 배우는 사랑이 많은 사람일 것 같아요. 행동 하나하나에 귀염성이 엿보이네요. 인간 이가섭도 궁금합니다. 하루 중 어떤 순간을 가장 좋아하나요?


정말요? 사실 제가 말을 할 때 로딩이 많이 걸리는 편인데. 오늘은 좀 편하네요.(웃음) 일상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매번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진 않거든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거나, ‘오늘은 이쪽 길로 갈까?’ ‘아니다, 저쪽 길로 갈까’ 정도를 생각하죠. 가족한테 전화할 때도 ‘아버지한테 먼저 할까?’ ‘아니야, 이번에는 어머니한테 먼저 해야지’ 고민하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볼펜으로 글씨를 예쁘게 쓰는 걸 좋아합니다. 첫 글자를 잘 쓰는 게 중요해요! (실제로 이가섭은 이날 기자에게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쓴 메모를 남기고 갔다.)


2018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내년 이맘때쯤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이렇게 커피 마시고 있을 것 같아요. 으하하. 얼마 전 ‘니나내나’ 촬영을 마쳤어요. 언제 개봉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고, 부족함을 채우고 있는 시기라서요. 많은 경험을 통해 좋은 배우가 되길 바랍니다. ‘눈이 좋은’ 배우요!


배우로서 외에, 인간 이가섭으로도 행복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을 꼽는다면요?


음…이건 처음 받는 질문이네요. (한참 생각하더니) 만족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라고 여길 수 있으면 합니다. 또 매번 새로운 현장에서 행복했으면 해요. 그게 인간 이가섭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아버지가 맨날 ‘겸손해라’라고 하시거든요. 겸손하게 많이 배우고 싶어요.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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