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마블 최초 안티 히어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가 정의로운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를 숙주로 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베놈이라는 이름으로 공생하게 된 에디 브록과 심비오트는 신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결을 벌인다. 물론 엄청난 힘을 가진 심비오트가 에디 브록을 지배하는 모양새지만 두 사람, 아니 인간과 외계 생명체는 꽤 좋은 콤비가 되는 데에 성공한다.
# GOOD! 끔찍한데 매력 있어! 끝내주는 볼거리
인간과 하나 된 심비오트, 베놈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형태와 움직임의 한계 없이 신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심비오트의 모습은 신선하고 짜릿하다. 끔찍한 얼굴도 보다 보면 정이 들기 마련. 거대한 몸집과 소름 끼치는 이빨, 트레이드마크인 흰 눈과 혓바닥은 무섭고도 매혹적이다.
화려한 액션 신도 ‘베놈’의 백미다. 대규모 카체이싱과 후반부 드레이크 박사(리즈 아메드)와의 결투는 입이 쩍 벌어질 만큼 흥미진진하다. 청불을 포기해 아쉽지만, 끔찍함에 인상이 찌푸려지거나 깜짝 놀라는 장면도 여럿 있다. 살아 있는 뱀장어를 씹어 먹거나 사람의 머리를 뜯는 장면도 있으니 베놈만의 개성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BAD! 재미있긴 한데… 찝찝함과 물음표의 연속
대체 베놈은 언제 나올까? 50분이 지나도록 액괴 상태로 연구실을 떠도는 심비오트의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언제나 그렇듯 첫인상은 중요하기에 지지부진한 초반부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확실히 떨어뜨린다.
톰 하디의 존재감도 아쉬움이 남는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인상적인 베놈과 달리 에디 브록의 모습은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굳이 꼽으라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설왕설래하는 모습뿐이다. 연인 앤 웨잉(미셸 윌리엄스)과의 러브 라인도 애매하기만 하다.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소름끼치는 어색함과 미셸 윌리엄스의 정갈한 오 대 오 가르마만이 짧고 굵게 남는다.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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