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호불호 리뷰ㅣ실망시키지 않는 퀄리티 vs 압도적이지는 않다
역학 사극 3부작의 마지막 ‘명당’이 9월 11일(화)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관상'(2013) 제작진의 신작이다. 두 명의 왕이 나오는 천하명당의 존재를 두고 벌어지는 권력 쟁탈전이다. ‘퍼펙트 게임'(2011)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희곤 감독과 조승우가 다시 만났다.
# GOOD!
역사가 스포일러? 그것도 하기 나름!
‘명당’은 장점이 많다. 일단 일직선으로 내달리는 선 굵은 전개가 시원시원하다. 무게감 있는 사극을 원한다면 안성맞춤이다.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가는 조승우(박재상 역)의 마법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지성(흥선 역)은 극한으로 자신을 내몰며 영역을 확장했다. 절제된 살벌함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김성균도 인상적이다. 천하제일 명당과 팔도를 비추는 로케이션이 담아낸 절경은 눈이 즐겁다.
얼핏 보면 ‘명당’은 ‘관상’의 번외 편으로 보인다. 역학을 소재로 한 권력 쟁탈전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이다. 하지만 타고난 운명을 논했던 ‘관상’과는 달리, ‘명당’은 인간의 의지로 택할 수 있는 미래를 말한다. 또한 잘 알려진 역사의 한 에피소드를 가져오면서도, 천재 지관 박재상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 의외성을 구축했다.
# BAD
준수하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관상’에서 아직까지 회자되는 장면을 기억하는지. 이리의 상을 한 수양대군(이정재)이 등장이다. ‘명당’은 성실한 모범생과 같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역사가 스포일러임에도 꽤 역동적으로 재구성했고, 배우들은 자신의 몫을 잘 해낸다.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모험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했기에, 압도적이라 보긴 어렵다. 또한 서사는 흥미로우나, 본론으로 돌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성선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