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Picks | 봄처럼 밝고 따뜻한 6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섹션별 추천작 8

조회수 2018. 5. 4. 10:2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정착하지 못하거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 디아스포라의 삶에도 웃음과 감동이 있다.

정착하지 못하거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 디아스포라의 삶에도 웃음과 감동이 있다. 5월 18일(금)부터 22일(화)까지 5일간 열리는 6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만날 수 있는 밝고 따뜻한 영화를 섹션별로 소개한다.

세입자가 되기도 힘든 세상 | 개막작 ‘복덕방’ 감독 최병권
연인인 현경과 데이빗이 세 들어 살 집을 구하는 여정은 왜 힘들 수밖에 없을까? 영화는 한국인 여성 현경과 흑인 데이빗 커플과 현경의 전 남자친구 재광이 동행하는 집구하기 여정이다. 부동산 주인과 집주인을 만나는 동안 인물들은 경제적 능력을 평가 받는 듯 지쳐간다. 그 상황에서 재광은 현경에게 ‘집주인들이 싫어하니 흑인인 데이빗과 동행하지 말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복덕방’은 아이러니한 인물 관계를 조합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동시에 평범한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해외 이주민의 주거 문제를 제기한다. 이 30분 분량의 극영화를 통해 주거라는 삶의 기본 조건조차 확보할 수 없는 한국 사회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난민 가족이 전하는 온기 | 폐막작 ‘임포트’ 감독 에나 세니야르비치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한 가족의 일상으로 들어가 난민의 생활상을 비추는 17분짜리 가족 코미디. 부부와 이들의 어린 두 딸로 이루어진 보스니아 출신의 난민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때때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또래의 야유를 듣기도 하고 직장에서 어려운 일도 겪지만, 이들은 서로 의지하거나 스스로 극복하며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입품’이라는 뜻의 제목과 영화의 4:3 화면비율이 삭막한 기운을 극대화하지만, 가족 구성원의 에피소드를 빠르게 이어 붙여 재기발랄 리듬감이 느껴진다.
물감으로 그린 시리아 난민의 기억 |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 ‘내일을 향해’ 감독 마리아 갈리아니 디르빅
다채로운 색깔의 물감들이 시리아 내전의 고통스런 기억을 묘사하는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작은 보트에 탄 네 명의 난민은 내전에 대해 증언하고, 그 이야기가 그림으로 그려진다.

폭격으로 아내를 잃은 마흐마드, 군인과 살인 없는 곳에서 깨어나길 기도하는 라샤, 평화로웠던 과거를 회상하는 오디, 가족을 잃은 이브라힘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시리아의 참상을 직접 들을 기회다. 디아스포라의 개념을 확장하며 전 지구적 이주와 난민 등 다양한 디아스포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 섹션에서 상영한다.
탈북자 거주 임대 아파트 사람들 | 코리안 디아스포라 ‘인디펜던스 데이’ 감독 김래원
탈북자 거주 임대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노인 김 씨(기주봉)의 수난기. 김 씨는 광복절 하루 전 국기 게양 준비에 불법주차 민원처리, 고급 외제차 주인의 항의까지 받아내며 고단한 하루를 보낸다. 김 씨를 도우러 온 탈북민 청년은 외제차 주인에게 ‘빨갱이’ 소리까지 들으며 일상적인 차별을 받으며 살아간다.

차별과 비하가 일상화된 한국사회 속 새터민, 고령 노동자의 삶을 차분하게 그린 26분 분량의 드라마다. 4회 들꽃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기주봉이 처량한 감정을 전한다. 다양한 한국 디아스포라 현실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섹션 상영작.
좋아하는 위스키를 위해 집을 버린 여자 |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소공녀’ 감독 전고운
위스키 한 잔, 담배 한 개비를 빼곤 살아갈 수 없어 집을 버린 미소(이솜)의 로드무비다. 미소는 같은 대학 밴드부 출신의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개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소와 그의 친구들은 이 시대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미소는 불확실한 안정감을 찾기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취향을 고집한다. 미소의 친구들은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부터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 빚지고 집을 산 이혼남 등 현대 젊은 세대를 대표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도시 디아스포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한국영화 흐름에서 디아스포라적 삶을 발견하는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섹션 상영작.
‘토르: 라그나로크’ 보다 웃긴 코미디 | 디아스포라의 눈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저메인 클레멘트
중세 백작의 모습을 한 전형적 뱀파이어 4인방의 현대 뉴질랜드 적응기. 소소한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할머니가 된 첫사랑을 바라보는 순애보를 보여주기도 하고 초대 받지 못한 무도회에 호기심을 갖는 등 뱀파이어들은 다이나믹한 일상으로 폭소를 터뜨린다.

가장 매력적인 코믹 요소는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있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점. ‘토르: 라그나로크’(2017)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마블 스튜디오에 입성하기 전 연출한 작품이다. 객원 프로그래머의 추천작을 상영하는 디아스포라의 눈 섹션에서 김혜리 기자의 선정작으로 만날 수 있다.
고집불통 아버지와 소통불가 아들의 인도 여행 | 아시아 나우 ‘바라나시’ 감독 슈브하시슈 부티아니
바쁘게 일하는 가장이자 아버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아들 라지브(아딜 후세인)와 자유로운 꿈을 꾸며 죽음을 직감한 아버지 다야(라리트 벨)의 여행담. 영화는 티격태격하지만 사랑을 공유하는 부자관계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갠지스 강의 일출과 일몰, 그 옆의 좁은 골목과 알록달록한 특산품 등 인도의 바라나시의 자연 풍경과 거기에 어우러진 인도인들의 삶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라이프 오브 파이’(2012)에서 파이 아버지 역을 맡은 인도 배우 아딜 후세인이 라지브 역으로 출연한다. 2017년 인도 최고의 영화로 꼽힌 이 작품은 아시아 대중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아시아 나우 섹션에서 상영한다.
페루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난민 곰 | 시네마 피크닉 ‘패딩턴2’
런던 생활 3년 차에 접어든 패딩턴(벤 위쇼)은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며 살아가는 페루 곰이다. 착실하게 돈을 모으던 패딩턴이 절도범으로 누명을 쓰게 된 후 진범 찾기에 나서는 이야기. 감옥살이마저 유쾌하게 적응해내는 패딩턴에게 재기발랄하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볼 수 있다.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려는 의지와 고민을 반영해 올해 처음 신설한 시네 피크닉 섹션에서 ‘패딩턴2’을 만날 수 있다.

채소라 기자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