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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강철비>로 전하는 진심 8

조회수 2017. 12. 27.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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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남북한 핵전쟁의 위협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강철비>로 돌아왔다. 그간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들과는 차별화되는 <강철비>만의 매력을 그가 직접 꼽았다. <더 킹>에 이어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작품에 연달아 출연함으로서 혹여 자신에게 씌워질 프레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영화인 정우성은 그저 영화를 하는 중이다.
 

출처: NEW. 정우성은 <강철비>의 가장 큰 매력으로 정형화되지 않은 북한 출신 캐릭터의 활용을 꼽았다.

“분단 현실에 무딘 시대, 꼭 필요한 이야기”



현대인들은 우리나라가 분단 국가라는 사실에 익숙하다 못해 무딥니다. 아마 우리 다음 세대들은 분단 국가에 대한 자각조차 없을지도 몰라요. 북한 뉴스를 보면 그저 희화화된 드라마 같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심지어 북한 지도자는 마치 어떤 캐릭터처럼 인식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우리나라 평화통일 한다? 뭐 그러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지 그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강철비> 시나리오가 더 신선했어요. 우리에게 던지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였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남북관계를 다룬 기존 영화와 차별화된 캐릭터”


지금까지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액션 장르에만 특화된 인물로 고착화된 것 같아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강철비>의 엄철우(정우성)가 달라보이고 호감을 느꼈죠. 남한의 철우(곽도원)와 가장으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태까지 우리가 봐았던 북한 남자의 쓰임새와 차별화 돼요. 


엄철우는 이미 무너지기 쉬운 유리성 안에 살고 있었던 거죠. 자기 몸을 돌볼 여지도 없이 고되게 살고 있는데, 그런 생활을 하게 하는 말도 안되는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게 얼마나 모래성 같은 것이겠어요. 체제에 대한 충성보다는 가족의 삶에 더 치열하게 매달리는 남자예요. 


출처: NEW. 북한 정예요원을 연기하는 정우성과 조우진의 빠른 액션 신은 <강철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숨 죽이게 하는 원샷원킬 액션”


조우진 배우와는 <더 킹>에 이어 두 번째 만난 것이었는데, 착실히 준비를 많이 해왔어요. 준비를 많이 한 만큼 고단했을 겁니다. 조우진 배우가 액션이 처음이라 부상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하더군요. 원샷원킬의 느낌을 중점에 두다 보니 그런 위험이 더 컸죠. 


개인적으로는 급격히 체중을 감량한 상태에서 액션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어요. 저도 나이 들어서 체력 많이 떨어졌거든요. 운동은 생활의 한 부분처럼 필수적으로 계속 하고 있긴 합니다만, 옛날에 <무사>(2001) 촬영 때 무릎을 크게 다친 적 있어서 그런지 요새 추우면 무릎이 시려요.(웃음) 



“자주국방에 대한 고민 담은 영화”



각국의 입장을 보면 매번 뻔한 것 같아요. ‘혈맹이다, 우방이다’ 그래도 결국 자기 나라 입장처럼 생각하지는 않죠. 남북한의 쓰임새, 자국에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를 따지는 거잖아요. <강철비>에는 자주국방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한민족으로서 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결말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 분분한데, 결국 진정한 평화는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이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현실에 걸친 문제라 쉽게 단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진정한 평화는 아마 전세계의 비핵화가 아닐까요?

출처: NEW. 북한 정예요원을 연기하는 정우성과 조우진의 빠른 액션 신은 <강철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리허설 없이도 완벽한 곽도원과의 케미스트리”


(곽)도원 씨는 마치 수험생이 책 보듯이 시나리오에 메모를 잔뜩 해놔요. 저는 철저히 준비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리액션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전체적인 톤은 감독과 상대방에 따라 현장에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지녀야 할 심리만 딱 준비해서 갑니다. 도원 씨와는 리허설도 잘 안했어요. 그냥 러프하게 동선 체크 정도만 하고, 촬영 들어가면 최대한 살아있는 느낌을 내려고 했죠. 


그렇게 피어나는 미묘한 재미가 자동차 신과 국수집 신에서 잘 살아난 것 같아요. 별 대사도 없고 유머도 아닌데, 둘의 대비되는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재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수라>(2016)로 먼저 만나서 서로를 알아간 과정 덕분에 이번에 더 좋은 케미스트리를 낼 수 있었죠. 

출처: NEW. 정우성은 정치적 프레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연기하고, 이를 당당하게 말한다.

“내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배우?”


저한테 흔히 정치적 발언을 당당히 하는 배우라고들 하시는데, 명확히 하자면 저는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말들은 아닙니다. 그저 한 국민으로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느끼는 불합리함을 소리낸 것 뿐이지요. 만약 그렇게 소리내는 것 자체를 정치적 발언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그런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킹> <강철비>처럼 연달아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작품을 선택한 것은 우선 새로운 캐릭터를 향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선배 영화인이자 기성 세대로서 영화를 통해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영화의 어떤 부분에 의미를 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시나리오만 찾아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이 작품들이 제 앞으로 온 것이지요. 



“영화인들이 ‘좌익’이라 오해 받는 이유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사회가 갈망하는 이야기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에 대부분 좌익이라는 오해를 사는 것 같습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외침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기획되고, 시나리오로 만들어져 배우 앞까지 온 것일 텐데 말이죠. 저 역시 그런 작품들을 사회 전반에 대한 정치적 이슈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우리 국민들이 겪는 불합리함, 비뚫어진 모습들을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정우성이 생각하는 올바른 권력이란?”



올바른 권력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올바른 국민이라면 끊임없이 국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권력이란 국민의 그런 관심을 수용할 줄 아는 권력이 아닐까요?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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