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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마동석 x 악인 윤계상이 맞붙은 밤에

조회수 2017. 9. 13. 23: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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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의 한 폐차처리장에서 마동석과 윤계상이 맞붙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2004년 서울, 하얼빈에서 넘어와 도시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악랄한 보스 장첸(윤계상)을 잡기 위해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이끄는 강력반이 나선다. 지난 5월 <범죄도시> 촬영이 한창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폐차처리장에서 그들의 격렬한 싸움을 미리 목격했다.

비릿한 냄새 가득한 새벽의 폐차처리장
출처: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의 한 폐차처리장에서 <범죄도시> 촬영 준비가 한창이었다. 형사 마석도와 조직 보스 장첸의 결투가 벌어지는 촬영을 앞두고 있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늦은 밤 서울의 한 폐차처리장, 영화 <범죄도시>를 위해 강윤성 감독을 비롯한 마동석, 윤계상 등 주요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베테랑 강력계 형사 마석도가 돈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흑룡파 조직의 보스 장첸을 저지하는 액션 신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폐지 더미를 들이받은 검정 그랜저 주변으로 강윤성 감독의 세세한 디렉션이 이어지고, 허명행 무술감독과 배우들이 그에 경청한다. 일부러 멋들이지 않은, 치열하고 사실적인 느낌의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다들 고민이 깊다.
 

거친 주먹과 유머의 소유자, 형사 마석도
출처: 마동석은 바쁜 일정을 쪼개 <범죄도시>의 시나리오 회의에도 참석할 만큼 이 작품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강윤성 감독과 의기투합해 통쾌한 누아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강윤성 감독과 함께 4년 전부터 <범죄도시>를 함께 기획해온 마동석은 이미 영락없는 형사 마석도다. 근육질 몸매와 다부진 주먹,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은 맨 얼굴 때문에 드러난 눈썹의 선명한 흉터까지. 마동석은 자신과 꼭 닮은 캐릭터에 대해 “거칠지만 은근히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다. 무식하고 과격한 행동이 웃음을 자아내고 인간적인 매력을 풍긴다”고 소개했다. 전작 <두 남자>(2016)에서 마냥 거칠기만 했던 모습과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다.

모든 회차를 즐겁게 찍고 있어요. 힘들어도 이 작업이 안 끝나기를 바랄 정도예요. 나쁜 형사가 악독한 범죄자를 잡아내는 심플한 이야기인데,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유머가 적절히 조합돼서 분명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주변 형사들의 실제 습성과 그간 제 경험을 총망라해서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마동석
액션 베테랑,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마동석
출처: 다양한 작품에서 액션 연기 경험을 쌓아온 마동석은 이번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윤계상은 “동석이 형의 유연함 덕분에 매 신 더욱 현실감이 산다. 형이 나타나면, 다 괜찮아진다”고 신뢰한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액션 베테랑인 마동석은 <범죄도시>에서 특유의 장점을 살린 타격감 있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복잡한 테크닉 없이 단순하지만, 몸의 충돌감을 극대화한 파워풀한 액션이다. 현장에서 동선을 제안하고 후배 배우들을 이끄는 모습이 꽤 든든하다. 그는 특별히 윤계상의 노련한 액션에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비스티 보이즈>(2008)로 9년 전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이번에 상반된 느낌의 캐릭터로 극의 균형을 잡는다.

일단 주인공이 꼭 잘 생겨야 된다는 편견은 다들 버렸으면 좋겠어요.(웃음) 계상이가 장첸을 연기해주면서 저와 재밌는 밸런스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난이도 있는 액션은 이번에 계상이가 다 했는데, 디테일한 부분까지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어요. 작위적이지 않고 강약 조절에도 능한 액션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마동석
관객 마음 흔들 매력적인 악역의 탄생
출처: 윤계상은 장첸 캐릭터에 대해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낼 만한 매력적인 인물이라 소개했다. 악인이지만 관객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범죄도시>를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하는 윤계상은 촬영장 입구에서부터 강렬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발의 머리와 수염, 손에 가득 묻은 마른 혈 분장이 낯설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연변 사투리. 윤계상은 “지나치게 연변의 느낌을 내기보단 우리말의 뉘앙스와 적절히 배합하면서 감정을 실었더니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다. 관객이 의심을 하는 순간 극에 몰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장첸은 하얼빈에서 서울로 넘어와 살육을 일삼는 악랄한 캐릭터.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서 연변 출신 폭력배의 전형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악인임에도 관객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완성이 목표다.

기존의 무서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멋있어 보였으면 좋겠어요.(웃음) 캐릭터의 매력이 진하면 관객이 거기 흡수돼요. 장첸이 악행을 저지르더라도 관객의 응원을 살 수 있길 바랍니다.” 윤계상
“윤계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
출처: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늘 연기 스펙트럼을 넓여온 윤계상. “안주하는 순간 끝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꼭 써먹어보자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번에 다 쏟아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범죄도시>는 윤계상이 <6년째 연애중>(2008) 이후 아주 오랜만에 선택한 상업영화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 역시 이번 영화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진중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얼굴에서 이번에 뭔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같은 결의마저 엿보인다. 그의 연기 인생 내내 쌓아온 배움을 <범죄도시>에 모두 털어놨다는 고백이다.

제가 가진 이미지를 완전 뒤엎을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범죄도시>를 만난 거죠. 그간 제가 쌓아온 무기들, 제 안에 감춰놨던 것들을 고스란히 다 노출했어요. 그간 작가주의 영화에 치우쳐왔지만 이번엔 대중이 원하는 모습에 맞춘 제 모든 것들을 전부 공개했다고 보시면 돼요. 늘 착한 역만 맡아서 답답했는데, 이번에 아주 원 없이 연기하고 있습니다.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웃음)” 윤계상
“배우로서의 평가는 먼 훗날에”
출처: 늦은 시간 반복되는 촬영에 피곤했는지 연신 하품을 쏟아내다가도, 카메라 앞에 서면 싹 돌변한다. <범죄도시>에서 그가 보여줄 매력적인 악역의 탄생을 기대한다.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소수의견>(2013)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혹사시키고, 잘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그가 어쩐지 이번엔 조금 달라 보인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여전하다. 배우로서의 평가는 먼 훗날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에도 변함 없지만, 자신에 대한 신뢰가 한 뼘 더 자란 것 같다.

스타부터 된 다음에 배우로 인정받는 길은 가고 싶지 않아요. 제가 걸어가는 길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 ‘윤계상’이라는 배우가 어떤 배우인지 평가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뭔가를 명확히 표현하려는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했던 작품들은 모두 제가 했던 생각들, 배우로서 추구하는 바를 담은 작품이었어요. <범죄도시> 역시 그 연장선에 있고요. 영화 진짜 재밌어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웃음)” 윤계상

글 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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