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사내 연애 말고~ 군(軍)내 연애의 모든 것(이거 진짜 아무 데서나 못 들음..!)

조회수 2020. 1. 15. 16:2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BY. MAXIM 군사문화 칼럼니스트 문형철 글 , 편집 이정민
아무 데서나 못 듣는 군대 내의 청춘 러브 스토ㄹ... 아니, 연애 탄압 스토리!
지난 군 생활과 취재 중 접한 내용을 최대한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군(軍)내 연애의 모든 것, start!
출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 사관학교에도 청춘의 봄이 온다
장교를 육성하는 사관학교에도 캠퍼스 커플이 있다. 다만, 상상도 못 할 규율을 적용받는 게 다를 뿐이다.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육군사관학교(육사), 3사관학교(3사), 간호사관학교에서는 ‘연애 장부’를 통해 생도들의 이성 교제를 관리했다. 생도끼리 연애하는 경우 훈육관에게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연애 현황 문서를 만들어 관리했던 거다. 문서에는 연애하는 생도들의 성별, 학년, 교제 시기가 기재됐다. 해군사관학교(해사)는 가족관계와 거주지까지 기재했다고. 사생활이 털리는 무시무시한 장부다.
출처: 영화 기다리다 미쳐 스틸컷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생도의 연애 가능 시기도 자기들 입맛에 맞게 정해놨다. 육사와 해사는 1학년 생도끼리 연애하는 것을 금지했고, 3사는 3학년 2학기 (편제상 입학 시 3학년)부터 할 수 있다. 또 육사는 1학년 생도가 다른 생도, 교내에 근무 중인 장병 및 군무원 등에게서 고백을 받으면 즉시 담당 훈육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이런 규율이 생긴 이유가 뭘까? 생도끼리 교제하다 보면 다른 생도들의 지도 교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그러나 졸업할 때쯤 보면 금욕의 벽을 넘어 할 짓 안 할 짓 죄다 즐기고 나오는 장교들도 있는 걸 보면 살짝 웃음이 나온다. ‘안 들키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나름의 편법을 터득한 거겠지.
#이게 나라냐?
사관학교가 아닌 일반 대학교를 졸업한 사관후보생에게도 어처구니없는 규율이 적용된 적이 있다. 지난 4월까지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이 유지한 ‘병영생활 교육 지침서’에는 여성 후보생이 임신할 경우 도태, 그러니까 탈락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특별외박을 마치고 돌아오면 반드시 ‘임신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지금은 이 말 같지도 않은 규율 대신 ‘전원 종교활동 참석’으로 대체됐다고. 누구의 생각인지 참으로 거룩하고 종교적인 대한민국 장교 양성법 되시겠다.
출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군인도 사람입니다
애정 전선 앞에서 군인과 민간인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군대 안에서도 다양한 ‘남녀상열지사’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신병교육대 소대장으로 복무하던 여성 장교가 조교인 병사와 몰래 사귀다가 전역 후 결혼을 한 일이 있었다. 이라크로 파병 가서 간호장교를 만나 사막의 열기보다 뜨거운 사랑을 하고 결혼에 골인한 동기도 있다. 당시에 아내가 먼저 진급하면 어쩌냐는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친구는 행복한 표정으로 “내가 육아도 하고 마누라 군 생활 뒷바라지까지 하려고!”라며 전역 지원서를 쓰고 일반 회사에 취업했다.
출처: 영화 대한민국 1% 스틸컷
#군인도 불륜을 합니까?
부부의 날처럼 특별한 날에는 군 당국에서 군인 부부들의 미담들을 쏟아낸다. 실제로 여성군인들 다수는 남성 군인과 결혼하기에 군인 부부의 숫자가 꽤 많은 편이다. 대다수의 군인 부부는 각자 부임지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절절하고 애틋한 부부애를 보인다. 그러나 군대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 예외인 사례도 있다. 수년 전 취재를 하면서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가 있다. 남녀 장교가 미국으로 교육 파견을 갔는데 연인이 됐단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한국 땅에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였다는 것. 그들의 불륜은 결국 들통이 났고, 곧장 기무 계통으로 보고돼 군복을 벗었다고 한다.
재미있지? 또 있다. 유부남 부사관이 젊은 미혼 여성 장교와 끈적한 밀애를 즐기다 군복을 벗은 경우도 봤다. 군복 벗기다가 군복을 벗은 웃픈 이야기다. 불륜에 관해 군인은 민간인보다 더 가혹한 벌을 받는다. 간통이 죄가 아닌 세상에 민간인이야 개인 간의 책임 문제로 끝나지만, 좁디좁은 군대에서는 무엇을 하던 ‘불륜’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러다 보니 징계를 받지 않아도 군 복무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민간인이야 회사가 싫으면 옮기면 되지만 군대는 한번 떠나면 영원히 안녕이다. 군무원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지만, 현역보다 홀대를 받는다.
군인은 높은 도덕심과 준법의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연인 간의 사랑만큼은 관대해졌으면 한다. 물론 엄격히 징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자신의 진급과 보직 관리를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여성 군인이나 자신의 계급을 이용해 성욕을 해소하려는 상급자들. 이런 소수의 못난이들이 있기에 군대 안에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연애가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맥심 코리아 press@maximkorea.net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