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마니아 13주차, 비키니 안 챙겨 무대 못 오를 뻔했다

조회수 2018. 5. 11. 13: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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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XIM 글 박소현, 사진 박성기, 박중우
역시 에피소드가 없으면 쏘기자가 아닙니다. 이쯤 되면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 살아간다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네요.
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사히 '머슬마니아' 대회를 마쳤습니다. 이제 공개되지 않은 속 이야기들을 전해드릴게요.
출처: MAXIM KOREA
이틀 정도 수분 조절을 했습니다. 대회 이틀 전에는 하루에 500ml를 나눠서 마셨고, 전날은 약을 먹을 때 한 모금 먹은 것 말고는 물을 아예 마시지 않았습니다. '목은 엄청 마른데 신체에 변화는 없는 것 같고, 혹시 나는 물을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종족인가?' 뭐 이런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잠들었는데 대회 당일 일어나서 신세계를 맛봤습니다.

물론 대회 당일 제 몸 상태를 보고 '뱃살이 저렇게나 많은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지만 그 뱃살은 수분 조절을 하고 나름 쏙 들어간 상태였다는 것. 하하하. 이번 대회를 하면서 무탄수화물 식단도 해보고 수분 조절도 하면서 인체의 신비를 혼자서 많이 겪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 모두 대회용 몸을 만드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성격은 나빠지게 만드는 방법들이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대회 당일, 대기할 시간이 길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그런 걱정은 애초에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라운드가 끝나고 의상을 갈아입고 탄, 오일을 덧칠하고 있으면 어느새 또 무대 뒤에 대기하러 가야 했거든요.
출처: MAXIM KOREA
'멋진 남자 선수들이랑 번호도 좀 교환하고 찌릿 눈빛도 주고받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설레었지만, 그럴 시간은 전혀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시체처럼 누워서 쉬기 바빴거든요. 쩝, 기사 쓰면서 생각해보니 저 시간에 내가 저기 누워 있었으면 안 되는 거네요. 그랬으면 더 짜릿한 후기를 들려줄 수 있었을 텐데.
출처: MAXIM KOREA
'커머셜 모델' 부문에서 저는 숏 부문 1조 중 가장 먼저 출전하는 선수였습니다. 그 말인 즉, 나머지 선수들이 다 나올 때까지 무대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는 뜻이에요. 빨리 접수를 해서 앞 번호를 받은 제 자신이 굉장히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무대에 오래 있으면 더 좋지 않냐고요? 아 물론, 이론적으론 그렇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출처: MAXIM KOREA
다른 선수들이 등장할 때 뒤에서도 계속 포즈를 잡아야 하고 표정을 신경 써야 하고, 없는 라인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보겠다고 허리를 꺾으면서 무대 위에 있었거든요. 무대에서 퇴장하고 제일 먼저 한 건 힐을 벗어던지는 일이었습니다. 신어도 신어도 적응이 안 되네요. 그래서 스포츠 웨어 때는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세상 행복했죠. 다음에 혹시 또 대회를 나간다면 그냥 맨발로 나가볼까 봐요.
출처: MAXIM KOREA
손이 짧은 편이라 포징을 할 때 조금이라도 팔이 더 길어 보였으면 하는 마음과 '내가 태어나서 또 언제 화려한 네일아트를 하겠는가'라는 생각으로 대회 전날 네일아트에도 몽땅 애정을 쏟아부었습니다.
네, 이렇게 다른 데 정신이 팔려있던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을 깜빡했지 뭡니까.
출처: MAXIM KOREA
'커머셜모델' 1라운드는 클럽 웨어, 2라운드는 스포츠웨어, 그리고 1시간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비키니를 입습니다. 1라운드가 끝나고 다음 라운드 옷을 갈아입으려고 제 캐리어를 열었는데 이상하게 액세서리들이 부족한 겁니다. '뭐지? 왜 액세서리들이 없지?'라는 생각이 들고 나서 '아, 그거 비키니랑 같이 넣어뒀는데. 헐, 비키니가 없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참 빨리도 알아챘죠. 와, 그때 진짜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머슬마니아' 도전기를 도중에 포기한 것도 아니고 무대에 실컷 오르다가 비키니가 없어서 끝내게 될 상황은 생각도 못했는데!!!!! 아침까지 기사를 마감하다가 노트북만 소중하게 챙기고 곱게 담아둔 비키니 종이가방은 쏙 놓고 온 거 있죠. 그때부터 진짜 멘붕이었습니다. 다음 라운드 준비를 하면서도 온통 생각은 비키니뿐이었고, 부랴부랴 퀵을 불러 다행히 받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아찔해요. '머슬퀸즈'에서 예쁜 의상을 준비해주면 뭐합니까. 이건 마치 전쟁터에 총, 칼 없이 맨몸으로 나간 꼴이잖아요.
출처: MAXIM KOREA
후배 중 한 명이 "선배, 기사 에피소드를 위해서 놓고 오신 건 아니죠?"라고 물어봤습니다. 무대 위에서 슬라이딩을 하면 했죠. 의상을 놓고 오는 선수는 당일 대회에서 제가 유일했을 겁니다. 2라운드 준비를 하면서 혹시 다른 선수들도 비키니를 놓고 왔을 까봐 걱정이 되어(응, 너만 그래) 한 명 한 명 붙잡고 "비키니 잘 챙겨 오셨죠?"를 물어봤는데 다들 절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습니다. 네, 저도 제가 정신 나간 거 알아요.
출처: MAXIM KOREA
'미즈비키니' 종목에서 저는 컨셉으로 화려한 날개 장식을 선택했습니다. 보기엔 굉장히 아름다워 보이지만, 저기에도 고충이 많습니다. 무거운 날개를 겨드랑이 쪽 끈 하나로 버텨야 해서 아직도 쓸린 상처가 남아 있고요. 똑바로 서서 문을 통과한 기억이 없습니다. 무대에 나가기 전 대기하는데 같은 조 선수가 '화이팅하세요!'라길래 뒤를 돌아 화답해주려고 했는데 '아니, 제발 뒤는 돌지 마시고요'라고 덧붙이셨습니다. 이동을 할 때 주변에 누가 있는지를 잘 보고 다녀야 합니다. 혹시라도 의도치 않은 날개빵을 할 수도 있거든요.
출처: MAXIM KOREA
무대 뒤 선수들은 따뜻했습니다. '이기적일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제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대기를 하면서 서로 의상을 점검해주고 탄이나 오일이 얼룩진 경우 손으로 펴 발라주기도 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순간은 바로 선수 단체 사진 촬영 전입니다.
출처: MAXIM KOREA
무대 뒤에서 기다리다가 모든 선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인사를 해주는 타임이 있습니다. 그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선수 비키니가 갑자기 터진 겁니다. 완전 긴급 상황인 거죠.
출처: MAXIM KOREA
10여 명의 선수들이 다 달려들어서 옷핀을 찾아오고 끈을 찾아와서 수선을 해줬습니다. 그리고는 혹시라도 무대 위에서 또 끊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포즈도 일일이 정해주는 섬세함까지. 비키니 여신들의 무대 뒷모습은 이랬습니다.
출처: MAXIM KOREA
다들 궁금해하실 입상 소식! 'TOP5에 들었으면 좋겠다' 노래를 불렀지만, 저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훨씬 긴 기간 준비한 선수들이 많아서 고작 3개월 준비한 제가 TOP5를 받았더라면 '머슬마니아'는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겠죠. (줄 생각도 없었겠지만 ㅋㅋㅋ)

이번 2018 '머슬마니아' 상반기 대회에서는 업라이브 특별 인기상이 있었습니다. 업라이브라는 생방송 어플에서 방송을 해서 획득한 유코인 순위로 인기상이 결정 됐습니다. 평상시 '맥심 낙서장'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방송하던 저는 그 재주를 살려 업라이브 어플에서 방송을 했고, 고맙게도 응원해주는 팬분들의 유코인 세례 덕분에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daum
그동안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완주할 수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대회 당일 스포츠 섹션에서 실시간 검색어 2위도 했더라고요. 제가 또 언제 스포츠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려보겠습니까.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출처: MAXIM KOREA
지방 부자였던 저를 3개월 동안 개조시켜 준 피트니스 2.0 김용도 대표, 박민정 부대표, 박준규 트레이너가 없었더라면 아마 4월 28일 무대 위의 제 모습도 없었을 겁니다. 대회 당일에도 계속해서 탄, 오일 작업을 해준 김수동 트레이너가 없었더라도 건강미 넘치는 모습의 전 없었을 겁니다.
출처: MAXIM KOREA
'머슬마니아' 3개월 도전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맥심코리아' 유튜브 페이지에서 저녁 9시~10시 사이 라이브 토크 방송을 하고 있으니 다이어트, 운동, 머슬마니아 대회 등 기사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언제든 놀러 와서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에필로그 기사가 나왔습니다. 악플 탐방 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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