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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생리컵 직접 시도해본 썰

조회수 2017. 10. 18.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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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사는 에디터, 집 앞 드러그스토어에서 생리컵을 사보다!

지난 9월, 생리대 대란 소식과 함께 

유럽과 미국에서 생리컵을 직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죠? 


마침 독일에 사는 에디터,

집 앞 드러그스토어에서 생리컵을 사봤어요. 

단언컨대 이것은 엄청난 도전이었죠....

출처: giphy.com

최근 한국 친구들과 연락하면 

모두들 털어놓는 고민

그거슨 바로

그동안 쓰던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을 찾는 것!


유해성분이 검출되는 등

여러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탐폰, 면생리대 등등의 대안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생리컵은 확실히 신개념이었죠.


종 모양의 실리콘이 내가 몸 밖으로 꺼낼 때까지

질 안에서 생리혈을 고이 받아두고 있는다니!

당최 생각해본 적이 없는 물건... 

출처: giphy.com

일단 질 속에 안착하면 

질 근육이 생리컵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자궁에서 나온 생리혈이 컵에 담겨 

밖으로 새지 않는다고 하는데,


자궁경부의 구조상 물구나무를 선다 해도 

컵에 있던 생리혈이 자궁으로 역류하는 일도 없답니다. 


생리컵 직구 대란이 이미 한국에선 일어나고 있다지만..

이처럼 혁신적이지만 몸에 넣을 몇 만원 짜리 물건을

직접 보지도 않고 구매한다는 건 역시 부담일 수 있죠. 

호기심에 동네 드러그스토어로 시장조사를 나갔어요.

메루나(Me Luna)가 먼저 눈에 띄었는데요,

메루나는 독일 제품이고 사이즈가 다양해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꽤 있는 브랜드! 




심플한 패키지의 셀레나컵(Selenacup)도 있어요. 

올해 출시된 따끈한 오스트리아산 신상! 

내친 김에 독일 아마존 사이트도 뒤져보았죠.

직구 인기 아이템인 문컵(Mooncup)

핀란드 제품 루네테(Lunette)와 

독일 섹스 토이 회사에서 개발했다는 고급스러운 패키지의 모스키토(Moskito)에 눈이 가더라구요. 



이 중 셀레나컵을 제외하고는

모두 배송 대행지를 지정해 한국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안정성이 입증된 의료용이나 PET 실리콘으로 만들어졌으며, 가격은 대부분 15~20유로!

출처: giphy.com

그런데 문제는 사이즈에요.


여러 리뷰를 정독한 결과 

브랜드 기준은 큰 의미가 없고 

본인이 잰 질 길이와 생리 양만으로 

자기에게 맞는 사이즈를 결정 지으면 되더라구요.

★ 드디어 생리 첫날 아침 ★

아랫배가 뭉근한 느낌에 

그분이 왔다는 걸 직감!


5분 정도 끓는 물에 생리컵을 삶고 두어 시간 식혔어요.

(인터넷에서 덜 식은 생리컵을 모르고 급히 넣었다가 질이 불을 뿜었다는 도시 괴담 같은 글을 읽었기 때문..)

모스키토

일단 가장 말랑한 질감의 모스키토를 집어 들었어요.

부드러운 느낌이 왠지 제일 넣기 편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실리콘이 말랑하면 

접어 넣기는 편하지만 

상대적으로 탄성이 덜해 

질 안에서 원래 모양으로 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으니....


컵을 날씬하게 접어 밀어 넣으니

쑤욱 들어가기는 했는데,

남들이 말하는 ‘뿅’ 하고 깔때기가 펴지는 느낌이 없고,

안에서 귀퉁이가 접힌 상태로 있는지

거슬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결국 몇 분 뒤 꼬리를 더듬어 빼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후에 찾아본 결과 소프트한 생리컵은 더 복잡한 방법으로 접어 반동으로 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자면 상급자용에 가까운 셈ㅠ_ㅠ

그래서 실리콘이 조금 더 단단한 루네테를 도전해봤어요.


귀퉁이를 가운데로 꾹 누르는

펀치 다운 방식으로 접어 질에 밀어 넣은 뒤 

잘 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지를 살짝 넣어 

컵 둘레를 더듬어보았어요.


사실 탐폰은 일직선으로 밀어 넣고 

꺼낼 땐 밖으로 나온 실을 당기기만 하면되지만 

생리컵은 그렇지 않아요.


넣을 때도 뺄 때도 

손가락이 질 안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하기 때문이죠. 


생리컵을 넣고 빼다 보면 

질과 손가락이 서로의 감촉을 느끼는 와중에 

실리콘의 감촉도 전해지면서 

이런저런 감각이 ‘혼돈의 카오스’를 연출한다는... 


문컵

양이 좀 많았던 둘째 날 문컵을 사용해봈어요.

문컵은 다른 생리컵보다 둘레가 더 도톰하고 

실리콘도 제법 탄탄한 편.

 

넣을 때는 그래도 몇 번 해봤다고 7자 접기로 

한 번에 성공했는데, 

빼는 데 20분은 걸렸어요.


도톰한 두께 때문인지 컵을 눌러 진공상태를 푼 후

힘을 어지간히 주어 당겨도 저항이 심했거든요. 

메루나

아마 초급자에게는 메루나처럼 적당한 두께에

꼬리가 고리나 볼 모 양으로 된 것이 

잡기 더 수월할 듯합니다!

분명 처음엔 난관을 겪을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생리컵이 주는 편의성은 

위에서 겪은 모든 시행착오를 상쇄하고도 남으니 


일단 도전해보세요!

정말 이건 다시 태어난 듯한 새로운 느낌이거든요.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리컵 영업 포인트!

1. 일단 착용하면 이물감이 전혀 없다!

자신이 생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경험자들의 얘기가 우스갯소리가 아니더라구요.


2. 생리혈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걸 깨닫게 된다.

둘째 날 문컵과 씨름했을 때 빼고는 

생리컵을 제거할 때 손가락 끝에 조금 묻는 정도고, 

셋째 날 8시간 만에 교체할 때도 상상처럼 컵에 찰랑찰랑하게 가득 차거나 하지 않았어요.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르니 

양에 따라 교체 시간을 조정하면 됩니당).


3. 컵을 자주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

양이 줄어드는 넷째 날은 불금이었는데,

외출 전 메루나 스몰 사이즈를 착용한 뒤

펍에서 새벽까지 놀았어요.

집에 돌어와 샤워를 하며 생리컵을 비우고, 

씻은 뒤 다시 넣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화장실에 가면서 컵을 비우면 될 정도로 

간편하더라구요.


다행히 컵을 넣고 빼는 건 점점 쉬워져요.

처음엔 조금 어색하기도 했던 ‘질 탐험’도

생리 마지막 날쯤 되니 점차 익숙해졌어요.


어찌 보면 이게 생리컵이 주는 해방감과 

환경보호만큼이나 중요한 장점 같아요.


나름대로 내 몸을 만지기 부끄러워한 적도 없고,

나 자신을 구석구석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자궁의 구조,

생리의 과정을 탐구하게 되고,

여러모로 새삼 몰랐던 나를 발견한 기분까지!


(배움에는 끝이 없다더니,

생리컵을 쓰면서 엉뚱하게 학습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

TIP
생리컵을 처음 쓴다면


 착용 후 아랫배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질에 비해 컵이 너무 길거나, 자신의 방광 혹은 다른 내장 기관이 예민한 것일 수 있으므로 더 작은 컵을 쓰면 돼요.


– 생리 초기 이틀만 써보거나 집에만 있는 주말에만 쓰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시도해도 좋아요.

공중화장실에서 교체하는 건 난도가 높으니 넣고 빼는 데 요령이 생겼을 때 도전해보세요. 

– 질 안에서 생리컵은 탐폰보다는 덜 깊숙한 곳에 자리해야 하지만, 꼬리까지 완전히 들어가야 새지 않아요. 만약 꼬리가 길다면 소독한 가위 등으로 꼬리를 잘라서 쓰세요.


– 대부분의 생리컵 상단에 작은 공기구멍이 있어요. 생리컵을 뺄때 구멍이 있는 면을 누르면 진공상태가 더 쉽게 풀린답니다. 컵을 넣을 때 공기구멍의 위치를 기억해두면 편할거에요.

출처: giphy.com

이렇게 에디터는 신세계를 영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물건에

생리컵을 넣는 이유가

있었어요..


그날의 불편함을 생리컵으로 없앨 수는 있지만

붓기나, 예민함, 생리통 등은

우리가 또 해결해야할 문제..!


그날에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지낼 수 있는

'그날의 팁'도 공개하니

다음 기사도 꼭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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