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처음 키우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조회수 2018. 10. 26. 13:5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매일 산책을 하고 배변을 치우고 때로는 아픈 개를 보살피는 것은 시간과 돈과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모든 수고를 각오한, 그리고 개를 정말 잘 키워보겠다고 결심한 당신을 위한 안내서다.

Step 1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배려가 필요한 일이 다. 만약 매일 하루의 절반 이상 집을 비우고 한 번 이상 산책을 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당신은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것처럼 개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개에게 영양이 충분한 음식, 최소한의 쾌적함을 유지할 공간, 아플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당신은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 


개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도구, 밥만 주면 그만인 존재, 인간에게 복종 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 1m의 줄에 매여 살아가는 개도 기쁨과 외로움, 슬픔, 지루함, 고통까지 우리가 느끼는 세밀한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의 평생을 같이할 자신이 없다면 당신은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 개의 평균수명은 15년 이상이다. 이 기간 동 안 곁을 지키는 것은 반려인이 해야 할 의무다. 


까다로워 보이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사실 간단하다. 그저  강아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 가족이라면 내가 편하자고 뙤약볕 아래 묶어놓거나 거실에 오줌을 쌌다고 매섭게 혼내거나 사정이 어렵다고 다른 집에 보내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니 말이다. 개에게는 화려한 집도, 비싼 사료도 중요하지 않다. 그 어디보다 가족이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며, 당신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항상 행복할 테니 말이다. 


1 More Thing 

퍼피 라이선스(Puppy License)를 아시나요?

저명한 반려견 훈련사 투리드(Turid Ragas)가 만든 이 말은 ‘생후 4~5개월 강아지는 무슨 실수를 하든 혼내지 말자’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무조건 면책권을 주자는 것으로, 이 시기의 강아지는 마음껏 뛰고 핥고 먹고 싸는 시간을 통해 성장한다. 강아지를 교육하기보다 반려인이 각별한 주의와 배려를 해야 할 시기라는 의미다. 만약 어린 강아지를 입양했다면 혼내기 전 퍼피 라이선스를 기억하자.

Step 2
언제, 어디서 입양하면 될까?

강아지는 언제 입양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국내에서는 2개월령 미만 강아지의 판매는 불법이다. 많 은 펫 숍과 분양업체에서도 자신들이 분양하는 강아지는 생후 8~10주 이상이라고 광고한다. 그보다 어린 강아지는 면역력이 약하고 수유와 배변에 세심한 케어가 필요한 ‘신생아’와 비슷해, 초보 반려인이라면 보살피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2개월령 이상’이라는 조건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생후 2개월은 강아지가 어미에게 사회화를 배우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새끼 강아지는 슬픔·분노·고통 등 감정을 표현하고 새로운 것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설레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어미의 행동을 보고 익힌다. 이는 모견과의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인성 같은 것으로, 반려인이 나 훈련사가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개 공장에서 태어나자마자 모견과 떨어져 사람 손에서 자란 강아지는 8주가 지난 후 입양된다 하더라도 ‘생후 2개월’이 갖는 의미는 없는 셈이다. 


1 More Thing 건강한 강아지와 만나는 법  

첫째로 유치를 확인한다. 어릴수록 선호도가 높은 반려견 시장에서는 2개월 미만의 강아지도 8주가 넘었다고 광고하며 분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후 2개월이 지나면 유치가 어느 정도 나온다. 만약 이빨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면 그보다 어리거나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제대로 먹이지 않아서다. 둘째로 마트 내 펫 숍이나 애견 숍에서의 입양을 지양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문 업체에서 분양하는 강아지는 모견과 빨리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예쁜 외모, 순종 혈통에 집중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짧은 주둥이,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등 우리가 귀엽다고 여기는 요소는 대부분 근친교배를 통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개 공장 산업을 활성화할뿐더러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난 강아지는 유전병 위험이 있다.

Step 3
말을 안 듣는 개? 소통이 필요한 개!

국내에 널리 퍼져 있는 반려견 교육에 대한 잘못된 인식 중 하나는 ‘말을 듣지 않는 강아지는 혼을 내 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만졌을 때 물거나’, ‘똥이나 오줌을 아무 데나 싸거나’, ‘사람을 향해 짖는’ 것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내가 강아지를 만지면 강아지는 싫든 좋든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또 내가 원한다면 강아지는 언제나 조용히 해야 하는가? 마음대로 만질 수 있고 항상 조용하며 완벽하게 화장실을 가리는 존재를 원한다면 인형을 사는 편이 낫다. 


만약 개가 앞서 말한 행동을 한다면 단순히 ‘말을 안 듣는 개’라고 생각하지 말고 왜 그 행동을  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개의 심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어쩌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랑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반려견의 마음을 이해하고  당신의 진심을 알아주길 원한다면 소통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1 More Thing 이름 짓기, 2음절이면 충분하다!  

강아지 이름을 지을 때는 두 가지만 고려하자. 2음절일 것, 그리고 자음으로 끝날 것.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은 아니지만 강아지는 이 조건을 충족한 단어의 발음을 더 쉽게 구별한다. 예를 들어 ‘방울이’보다는 ‘방울’을, ‘땡이’보다는 ‘땡칠’이라는 이름을 훨씬 잘 알아듣는다는 뜻이다.

Step 4
가정에서의 사회화, 이렇게 시작하자

사회화라고 해서 거창한 교육법이나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강아지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양한 냄새를 맡고 풍경을 보고 물고 뜯으면서 강아지는 세상을 알아가고 반려인이 믿음직한 보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갓 2개월이 넘은 새끼 강아지를 입양했다면 당장 공원에 산책을 나가기보다 가볍게 집 앞을 걸어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사회성을 키워준다고 반려견 운동장이나 강아지 카페에 가는  것은 피하자. 사회성은 다른 개들을 만남으로써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일부는 어울려 신나게 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강아지는 처음 보는 무리가 다가오면 긴장하고 불안해한다. 특히 혼자만의 공간이 없는 개방된 장소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건강하게 대화하기 힘들다. 따라서 반려견이 다른 개를 두려워한다면 억지로 개들 사이에 밀어 넣지 말고 천천히 친해질 시간을 주어야 한다. 


산책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개를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너무 많은 인원보다는 한두 명 정도 정기적으로 만나 같이 걷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통해 강아지는 자신이 아닌 다른 개의 분비물 냄새를 맡고 정보를 얻으며 다른 강아지를 만나는 것에 대해 점차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1 More Thing 우리 함께 편안하게 걸어요  

산책은 단순히 걷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반려인과 걸으며 냄새 맡고 곳곳에 소변으로 마킹하는 것은 그들의 삶 자체다. 산책할 때 반드시 반려인의 뒤나 옆에서 걸어야 할 필요도 없다. 반려견이 사람을 끌어당기며 뛰어나가지만 않는다면 자유롭게 걷도록 두자. 그리고 어느 곳에서 오랫동안 냄새를 맡고 싶어 한다면 기다려주고, 쉬고 싶어 한다면 함께 쉬자. 산책은 서열 훈련을 위한 것도, 오로지 배변을 위한 것도 아닌, 반려견과 내가 교감하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Step 5 훈련이 필요한 강아지는 없다

“강아지는 언제부터 훈련하면 되나요?” 많은 초보 반려인이 궁금해하는 질 문이다. 만약 강아지 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강아지에게 무엇을 훈련시키고 싶은가? 대부분 “앉아”, “기다려” 그리고 화장실 가리는 법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강아지에게 필요한 것은 훈련이 아니라 교육이다. 물론 배변과 식사 장소, 산책 에티켓, 사람과 소통하는 법은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강아지에게 사람과 살아가기 위한 예절을 가르치는 것이지 그들을 복종시키고 지배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몇 살부터 어떤 교육을 하면 될까? 강아지 나이로 2개월이 면 사람 나이로 두 살, 6개월이면 여섯 살 내지는 여덟 살에 해당한다. 이 나이대에 맞는 교육은 가족에 대한 믿음, 어디서 밥을 먹고 어디서 쉬는지, 위험한 물건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집에 온 순간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강아지에게 서열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우리가 개를 키우기로 결정한 것은 오로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이며, 당신의 반려견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1 More Thing 우리 개에게 맞는 케널 고르기  


케널을 고르기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점은 케널이 결코 개를 가두는 장소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케널 안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지만, 이것은 스스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의 선택이어야 한다. 오랜 시간 케널에 가두어두었는데도 가만히 있는다면 편안해서가 아니라 나가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니 이동이나 대기 등 케널 안에 일시적으로 머물러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서는 반드시 문을 열어두자.

우리 개에게 맞는 케널 고르는 법은 이렇다.

일어섰을 때 귀가 케널 천장에 닿지 않는다.

강아지가 케널 안에서 한 바퀴를 돌아도 벽에 몸에 닿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어야 한다.

뒷다리를 옆으로 뻗고 편히 엎드릴 수 있어야 한다.

④환풍구가 있어야 한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