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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고양이 아킬레스를 아시나요?

조회수 2018. 10. 29.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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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는 언제나 스타가 탄생한다. 지난여름을 뜨겁게 달군 2018 러시아 월드컵 또한 마찬가지. 음바페, 조현우 등 사람 못지않게 시선을 사로잡은 동물 스타가 있었으니, 바로 점쟁이 고양이 아킬레스다.

문어부터 돼지까지, 월드컵 동물의 역사

경기장 외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월드컵, 바로 내로라하는 도박사와 투자  기관, 전문가들이 내놓는 우승 팀 예측이다(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하는 중이라고). 이들은 그동안의 경기 자료와 모든 대진표를 대입한 결과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 각 팀의 승률을 정한다. 한마디로 과학적 도박인 셈이다. 하지만 오로지 ‘감’ 하나로 움직이는 신비한 영적 존재도 있다. 바로 ‘월드컵 점쟁이 동물’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85% 이상의 적중률을 보여 사람들을 놀 라게 한 문어 파울은 안타깝게도 자연사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코끼리 넬리가 8강과 4강, 결승전 우승 팀을 맞혔고, 두바이에서는 낙타 샤힌이 본선 다섯 경기를 예측한 바 있다. 영국의 돼지 미스틱 마커스는 월드컵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당선까지 맞히며 제2의 파울 자리를 넘봤다. 어쨌든 파울의 명성을 이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식 인증 점쟁이 동물은 바로 고양이 ‘아킬레스’다. 

우승 팀을 알려주겠다옹~! 

우아한 흰 털에 파란 눈을 지닌 아킬레스는 원래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 미타주 박물관에 살던 수고양이다. 본업은 미술관 소장품을 보호하기 위한 쥐잡기이지만, 2017년 우연한 계기로 러시아에서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네 경기 가운데 무려 세 경기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본격적인 예언의 길로 들어섰다. 아킬레스가 우승 팀을 예언하는 방식은 ‘먹이점’. 각각 국기가 꽂힌 2개의 먹이 그릇을 앞에 놓고 선택하는 쪽이 이기는 식이다. 아킬레스를 돌보는 박물관 직원들은 이처럼 놀라운 적중률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청각 장애를 꼽는다. 선천적 장애를 안고 태어났기에 오히려 아킬레스의 직관력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뭐가 되었든 놀라운 적중률을 보인바, 귀가 들리지 않는 하얀 고양이는 러시아 월드컵 정식 예언 동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동물 최초로 경기장 출입증까지 발급받는 영광을 누렸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앞둔 6월 15일. 상트페테르부 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기자회견장에서는 아킬레스가 등장하는 첫 이벤트가 열렸다. 대회 최약체국인 러시아가 개막전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할거란 평가가 압도적이었으나, 아킬레스는 유유히 러시아의 승리를 예측했다.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 놀랍게도 러시아의 5:0 압승! 예상치 못한 이변에 아킬레스를 향한 러시아인의 사랑이 불타오른 건 당연지사였다. 이 후 아킬레스는 이란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이란의 승리를, 러시아와 이집트의 경기에서 러시아의 승리를,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브라질의 승리를 연속으로 모두 맞히며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파죽지세로 연승을 이어가던 그에게 위기가 닥쳐온 건 6월 26일. 조별 리그 D조 3차전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나선 아킬레스는 나이지리아 국기가 놓인 그릇의 먹이를 먹었으나, 결과는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로 마무리된 것. 하지만 아킬레스는 예측을 멈추지 않았고,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접전을 벌인 마지막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승리를 점치며 명예롭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편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의 AI는 이번 월드컵 우승국으로 브라질을 꼽은 바 있다. 무려 10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브라질이 독일을 따돌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으니, 아직까지는 AI가 예언 고양이의 영험함을 좀처럼 따라올 수 없는 모양이다.

러시아 국민의 극진한
고양이 사랑

01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고양이 직원

 

세계 3대 박물관이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250년 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지닌 이곳에서 예술품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한 건 사람이 아닌 고양이 직원들이다. 300만 점에 달하는 귀중한 예술품을 쥐가 갉아 먹지 않도록 매일 65마리의 고양이가 보초를 서는데, 아킬레스 또한 이들 중 하나다. 고양이들이 박물관에 거주한 건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 여제(1741~1761)가 통치하던 때부터인데, 최정예의 쥐 잡는 고양이 5마리가 궁전을 지키는 동안은 쥐가 얼씬도 하지 않았다. 덕분에 고양이들은 하인까지 부릴 만큼 귀족적인 삶을 살았고, 오늘날에도 돌봐주는 전담 직원이 3명에 이를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박물관 예산에는 고양이를 위한 금액이 따로 책정돼 있지 않으나, 워낙 마스코트 격으로 인기가 높은 덕에 후원금만으로 모든 비용을 충당할 정도. 

02 그 사람은 고양이가 없어 

러시아 속담 중에 “그 사람은 고양이가 없어”라는 말이 있다. 고양이가 없는 사람의 인생은 불완전하고 무질서하며, 엉망진창이라는 뜻이다. 다소 차별적인 발언이긴 하나 러시아에서는 고양이를 수세기 동안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여기고 있으므로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또한 새집으로 이사할 때 고양이를 데리고 가면 재물이 모인다는 믿음도 있다.

03 세계 1위의 애묘 국가  

대표적 ‘애묘 국가’로 손꼽히는 러시아에서는 인구 2명 중 1명이 고양이와 함께 산다. 독일 시장조사 기관 달리아 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반려묘 인구를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1위를 차지했는데, 고양이와 함께 사는 비율이 무려 59%를 육박한다. 한국의 경우 9%로 52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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