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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3 싱어송라이터 임헌일의 독백

조회수 2020. 7. 3. 11: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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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 아름다운 계절의 독백을 기다리며

싱어송라이터 임헌일

2020년 봄은 어쩌면 조금 서글픈 나날들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이슈로 인한 세계 적인 여파는 우리 모두에게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만큼, 혹은 그 몇 배에 달하는 커다란 시련들을 안겨주었다. 직격타를 맞은 이들이 어디 한둘이겠냐만은 상영관, 공연장, 전시관 들의 일정은 연달아 축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유명세를 떨치던 맛집과 카페들은 저마다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비긴어게인 시즌3 촬영을 끝낸 후 공연 활동과 앨범, 콘서트 준비로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왔던 임헌일은 이번 사태로 인해 분주했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다섯 번째 콘서트 ‘독백’이 잠정적으로 연기되면서 아쉬운 마음이 컸을 테지만, 마주한 우리에게 만연한 벚꽃처럼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시련의 그늘이 사라진 자리 위로 찾아온 따스한 봄날 같았다.

Q.

반갑습니다. 먼저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여러분.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가운 마음 전합니다. 저는 기타리스트, 싱어송라이터 임헌일입니다.

Q.

다섯 번째 독백 ‘봄의 노래’가 연기되어 아쉬운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A.

독백은 매년 초 진행해온 소극장 콘서트예요. 올해는 공연장을 다른 곳으로 선정했고 연주자도 늘려서 준비 중인 새 앨범의 수록곡들을 무대에서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었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 지면서 아쉬운 마음도 컸죠. 하지만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서로 불안해하면서 공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모습을 생각하니 저 또한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감독님과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뒤 어렵게 내린 결정인 데, 옳은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 사태가 해결되어 모두가 안심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어요.

Q.

언제 처음으로 음악과 만나셨어요?

A.

중학교 때 교회 형들이 음악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악기 연주에 흥미를 느꼈어요. 어릴 때의 저는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였는데, 그런 제가 악기를 연주할때면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칭찬해줬죠. 음악은 나를 표현하는 도구이자, 사람 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며,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놀이였어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했지만 기타 연주를 특히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 꼭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답니다. 바람대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좋은 분들을 만나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어요.

오늘만큼은(With 선우정아)

Q.

피처링을 선우정아님이 하셨는데, 이 곡이 선우정아 님과 어울릴것 같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또 2018년 가을 무렵에 이곡을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헌일 님은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나요?

A.

이번 앨범에 수록되는 곡들 중 상당수가 그 시기에 쓴 곡들이에요.

그 무렵의 저는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며 그동안의 제 삶과 앞으로의 미래, 그리고 주변인들 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돌아보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이 곡을 썼어요. 본래는 남자 혼자 부르는 곡으로 만들 계획이었는데, 작업을 진행하는 내내 코러스 라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죠. 제 이야기를 듣고는 어떤 분이 코러스 라인을 살려서 듀엣으로 노래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셨고, 이야기를 듣자 마자 선우정아가 떠올랐어요. 이런 감정선을 표현할 가수는 정아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 생각이 적중했던 거죠.

스튜디오에서 정아의 노래를 듣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어요. 테이 크마다 감정과 느낌이 다른데 모두 너무 좋아서 최종 트랙을 선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죠.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는 표정 하나에도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 곡의 깊이를 더해줬어요. 덕분에 홀로 감정을 토로하던 곡에서, 두 연인이 각자가 처한 상황 속을 힘겹게 걸어가는 이야기로 바뀌었어요. 정아와 함께 완성한 이곡은 애초에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죠.

비긴어게인 시즌3

Q.

로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외 유명 장소에서의 버스킹 공연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촬영하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재미있었던 일화부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등, 생각나는 대로 들려주세요.

A.

좋은 순간만 있었던건 아니에요. 사실 참 힘들었고, 어려움도 많았어요. 하지만 멋진 제작진들, 최고의 멤버 들과 함께였기에 행복한 순간들이 더 많았답니다. 거리공연인 데다 해외에서 진행하다 보니 변수가 종종 발생 했는데요, 예를들면 산타루치아의 항구 앞에서 하려던 버스킹은 사전 허가가 완료되어있던 상황에서 공연 일주일 전에 해당 구역에서 사고가 발생해 급작스럽게 허가가 철회되는 바람에 새로운 스팟을 찾아 어렵게 진행 했었고요, 남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던 날 제가 여권을 트렁크에 실어서 차로 먼저 보내버리는 바람에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해서 홀로 기차로 이동했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든 일정에 다들 많이 지쳐있었는데 그래도 숙소로 들어와 멤버들과 함께 잼(즉석 연주)을 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어요. 또, 베로나 숙소에서 정말 맛있는 와인을 마셨어요. 너무 맛있어서 매일매일 마셨죠. 실은 숙소 사장님이 선물로 주신 줄 알고 더욱 마음껏 마셨는데 나중에 전부 계산을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웃음)

베로나 광장 앞에서 박정현 씨가 아베마리아를 부르던 순간은 제 머릿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선명한 이미지로 남았어요. 그날의 노을은 눈물이 날만큼 따스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합주를 하며 아베마리아라는 곡의 아름다움을 매번 소름 돋을 정도로 느끼고 있었는데, 버스킹을 통해 그날의 아름다운 노을과 우리의 감동, 그동 안의 힘든 여정들로 인한 희노애락이 한순간에 폭발하며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죠. 그날의 공연은 먼 훗날에도 일생을 통틀어 결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출처: 레전드매거진

Q.

무대에서 커스텀 인이어를 쓸 때와 쓰지 않을 때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A.

일반 인이어와는 착용감부터 달라요. 저처럼 무대에서 움직임이 많은 경우에는 인이어가 귀에서 빠지는 경우가 참 많고 그래서 테이핑을 필수로 하는데요, 커스텀 인이어는 일부러 빼려고 해도 잘 안 빠질 만큼 일체감이 좋습니다. 인이어를 사용하는 큰 이유중 하나는 차음성의 효과로 인한 정확한 모니터링인데요, 그전에 사용하던 일반 인이 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차음이 잘돼요. 이로 인해 작은 볼륨으로도 정확한 모니터를 할 수 있죠.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모니터링을 할 때 볼륨을 키우면 귀의 피로감이 컸었는데, 커스텀을 착용하면서 피로감이 현저히 줄었어요. 공간감도 꽤 정확하게 표현되는 것 같고요.

Q.

내 인생의 무대 경험에 대하여. 최고의 무대, 잊지 못할 순간을 이야기해주세요.

A.

정말 좋은 공연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만 2004년 1월 즈음 홍대 클럽 ‘잼머스’에서 했던 브레멘의 첫 단독 공연이 가장 행복했고, 제 삶에 큰 의미로 남았어요. 그날 와주셨던 백여 명의 관객분들, 동료들, 지인들에 대한 기억으로 지금껏 힘들었던 순간들을 버텨 왔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레전드매거진 1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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