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인터뷰! 진행자가 아닌, 오늘의 게스트 유희열의 인터뷰 스케치

조회수 2021. 10. 7. 22: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토이의 자화상과 안테나 뮤직의 일상
출처: 레전드매거진

작곡가/싱어송라이터 유희열

저에 대한 인터뷰는 오랜만이네요. 마지막이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나요. 항상 제가 진행을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출처: 레전드매거진 2020년 5월호 커버스토리 유희열

천 마디 위로의 말보다 하나의 음악이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유희열은 토이의 작곡가,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과거 라디오를 거쳐 지금은 유희열의 스케치북, 슈가맨 등 영상 매체를 통해 그만의 음악적 언어코드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토이의 음악을 들으며 자란 이들에게 그의 음악이 환기하는 정서의 근원을 말하자면 유희열의 자서전과도 같은 자전적 성장기와 일상으로부터 온 감정을 담아낸 것이라고 대답하리라. 그의 앨범은 긴 텀을 두고 발매되어 왔지만, 지금껏 토이라는 이름은 그 존재만으로도 긴 기다림의 공백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누군가는 토이에 대한 기억으로 아티스트 유희열로서만 그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정반대로 토이는 자신의 집합체를 사용한 음악적 큐레이션이라 말하는 그였다. 음악을 통해 그동안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노라며, 그는 안테나 뮤직 소속 음악인들의 프로듀서이자 대중음악계의 선배로서 느끼는 책임까지 담담히 내비쳐 보였다.

그는 누구인가

Q. 꾸준히 따라다니고 있는 감성변태라는 단어, 만족스러운 별명인가요?A. 글쎄요. 제가 붙인 별명이 아니라 다른 분들이 부르는 거라서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저를 뭐라고 부르셔도 괜찮아요. 굳이 말하자면 감성변태는 팬분들이 붙여준 애칭 같기도 하고. 이름을 붙여준다는 건 애정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관심이 없었다면 별명도 없었겠죠. 그러니 나쁘지는 않아요.

Q. 낯가린다 vs 쉽게 친해진다A.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직업상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다 보니 낯을 가리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낯 가리면 이 일 못하죠. 누구와도 쉽게 안면을 트고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지만, 마음이 열리고 그 사람과 실제로 친해지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려요. 평소에도 정말 편한 사람들하고만 따로 만나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셔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머리가 가득 차 비우고 싶을 때 연락하는 사람은 제 인생에 정말 몇 명 되지 않아요. 그렇게 보면 직업인으로서의 유희열은 남들과 쉽게 친해지지만, 개인으로 왔을 때는 낯을 많이 가리는 거네요.

Q. 천재 vs 노력파A. 영감이 끝없이 쏟아지는 친구들이 천재라고 할 수 있죠. 잠시 이야기만 나누어 봐도 범상치 않은 친구들이 있어요. 저는 그런 부류는 아닌 것 같고요, 그렇다고 노력파도 아닌 것 같아요. 음악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았고, 그래서 남들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음악을 시작해 제가 가진 이론적인 지식을 마음껏 꺼내어 썼어요. 그걸 사람들이 인정해준 부분이 있었죠. 천재도 노력파도 아니니 굳이 표현하자면 언어와 음악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감이 좋고, 운도 따라주었던 사람 정도랄까.

Q.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두 역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불륜남 vs 사기꾼 >A. 하하. 맡아서 하게 되었다면 어떤 역할이건 뭐, 하겠죠.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뭘 더 잘할지는 모르겠네요. 솔직히 섭외가 들어와도 안 할 것 같아요.

Q. 한 명만 가능하다면 둘 중 누구와 저녁식사를? < 데이비드 보위 vs 마이클 잭슨 >A. 마이클 잭슨.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의 음악을 들으며 자란 세대니 결과적으로 제 음악인생에도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이고요. 데이비드 보위는 조금 더 실험적인 음악을 한 사람이라면, 마이클 잭슨은 보다 대중적인 음악을 했잖아요. 그런 부분이 저의 성향과도 더 잘 맞는 것 같고요. 만날 수 있다면 참.. 얼마나 신기할까요.

Q. 못하는 게 있어요? 유희열 님은 다 잘하실 것 같은데.A. 몸치예요. 운동도 못하고, 춤도 잘 못 추고. 찾아보면 더 많을 것 같은데. 아무튼 많아요. (웃음)

그럼 가장 잘하는 건 뭐예요?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 직업과도 연관되는데, 음악적인 일들과 방송활동 두 영역 모두에서 제 포지션이 갖는 공통점은 열심히 듣는 다는 거예요. 방송에서는 주로 진행자로서 질문을 하고 남의 이야기 를 듣는 역할이고, 음악에 있어서는 프로듀서로서 아티스트의 이야 기를 하염없이 들어요. 다 듣고 나서 제가 듣고 싶은 답을 듣기 위한 질문이 아닌 아티스트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죠.
방송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면, 흥미와 재미를 만들기 위해 리액션을 기대하고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요. 유희열의 스케치북, 알쓸신잡, 대화의 희열에 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듣고 싶은 답을 정해두고 질문을 하지 말자. 그걸 원칙으로 삼았어요. 분명 게스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 자리에 나왔을 테니, 그 지점에 다가가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와 만나 인터뷰를 할 때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다 알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물어보는 이유는 그가 직접 이야기할 때의 온도 때문인거죠. 같은 계절이라도 오늘과 내일의 날씨가 다르듯, 그날 그 사람의 생각과 기분의 온도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전에 설령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더라도 새로운 의미가 되지 않겠어요? 만약 발레리나 강수진 씨를 만나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매체를 통해 수십 번 언급되었던 그의 거친 발에 대해 또다시 이야기를 하게 되겠죠.
어찌 보면 당연해요. 그걸 빼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빠져버리는 거니까.
음악적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프로듀서가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과 안 듣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예요. 열심히 들으면 그의 작업에도 윤기가 생기죠. 그래서 전 아티스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어떤 표현을 하고 싶은지를 계속 물어봐요. 아티스트는 저에게 이야기를 하다하다 안 되겠다 싶은 부분은 결국 스스로 마지막에 깨닫게 되죠. 만약 제가 소속 가수에게 그보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저의 이야기만을 내세우다 보면 물질적 결과로 나오는 건 그의 음악이라기보다는 제 음악에 더 가깝게 되거든요. 그래서 끝없이 듣는 거예요. 그가 그의 음악을 할 수 있도록.

Q. 언제 가장 희열을 느끼나요?A. 하하. 스마트폰 사진첩을 보면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여행이란 게 참 좋은 거구나. 사진첩엔 여행의 추억과 일상의 사진들이 드문드문 섞여있는데, 가끔 머릿속에 안개가 끼었을 때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그때의 기억과 분위기가 떠오르죠. 결혼 후에는 대부분의 여행을 가족들과 갔어요. 자주는 못 가고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두 번 정도. 그런데 막상 갔을 때보다 다녀온 후 사진으로 볼 때 비로소 그 여행이 완성되는 듯한 느낌이랄까. 여행의 추억이 확 다가오곤 하는거죠.

작곡가 유희열

순간. 곡을 쓸 때의 저에게 참 중요한 단어예요.

완성형의 그림 하나를 머릿속에 그리고, 그 그림 속의 어떤 순간의 어떤 감정을 곡으로 풀어내요. 예를 들면 지금 봄이니까, 벚꽃이 바람에 팔락이며 쏟아지는 거리를 뛰어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상상하는 거예요. 그 시간, 그 남자의 순간에 대한 감정의 모습을 일인칭 혹은 삼인칭으로 풀어내는 거죠.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어떤 한 장면에 매료되는 경험을 하잖아요? 그런 것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아직 손 악보를 써요. 대다수의 음악인들이 컴퓨터에 음악을 저장하는데, 저는 지금도 손 악보로 남겨요. 그리고 낮에 곡을 써본 적이 없어요. 주로 새벽에 쓰죠. 가사에 비해 곡은 빨리 쓰는 편이고, 가사를 쓰는 건 오래 걸려요. 생각도 많이 하고, 수정도 많이 하며 신중하게 쓰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의 장면, 그 순간이 저에게 와야 비로소 곡 이 풀리거든요. 그렇게 곡이 왔을 때 나머지는 기술적인 부분과 개인적인 노력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있지만 가사는 달라요. 조향사가 향을 레이어링 할 때 재료의 농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향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가사에서는 말의 행간과 단어 하나가 곡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하죠. 말이라는 게 참 어려워요. 그래서 느리게 천천히 신중하게, 가사를 써요. 그리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아요. 혹여라도 뻔한 클리셰가 수사적으로 반복되는 가사는 피하고 싶거든요. 물론 그렇게 해서 쉽게 갈 수는 있겠지만, 저의 취향은 아니에요. 너무 흔한 것들이 나열되는 것보다는 어떤 이야기나 어떤 문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노력을 해보는 거죠.

방송인 유희열

Q. 방송매체를 통해 무엇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변화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A.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요. 과거 라디오만 할 때는 디제이 유희열이나 토이는 알아도 제 얼굴은 몰랐다면 지금은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죠. 직접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그거고요. 유희열의 스케치 북 이후 프로그램 진행자 역할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어요. 마치 나무의 줄기가 뻗어나가듯 스케치북에서 보여드렸던 저의 모습이 음악 외적인 다른 부분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제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지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타고난 방송 체질은 아니에요. 과거에는 얼굴이 드러나는 방송활동을 극도로 피해왔는데, 어느 순간 라디오만으로는 제 역할을 다 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시대가 바뀐거죠. 1990년부터 2000년까지를 라디오의 황금기라고 봐요. 다양한 대중 음악이 크게 부흥했었고, 라디오 매체의 영향력도 지금보다 컸던 시기였죠. 이후로 갈수록 영상매체의 비중이 커졌고요.

Q. 말씀하신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A. 큐레이터의 역할을 말하는 거예요.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마디로 그동안 받은 만큼 돌려주자. 이런거죠. 앞서 말했듯이 저는 라디오 매체의 힘이 크던 시대에 운 좋게 그 덕을 본 사람이에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객원가수를 섭외해 발매한 앨범이 세상에 크게 알려지는 경우가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곡을 만들고 작곡과 편곡을 하고 가사를 쓰고 객원가수를 섭외한 그 모든 과정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운 좋게도 매끄럽게 이어졌어요. 이제는 영상 매체의 힘이 강한 시대이니 이 시대에 걸맞은 방식으로 음악인들이 그들의 메시지를 드러낼 수 있도록 저도 뭔가 해야겠다 싶었죠. 라디오에서 매일 밤 새로운 뮤지션들을 만나 소개하고 인터뷰했던 일이 이제는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의 영역으로 넘어온 겁니다. 여기서도 제 역할은 동일해요. 음악을 하기 가장 좋은 시절에 음악을 했고 그래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던 제가 음악인들을 큐레이션 하는 것은 어쩌면 선배로서의 의무이자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 아닐까요. 물론 꼭 후배 음악인들만 소개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세상을 향해 자신의 음악을 외치는 치열한 음악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하죠. 제가 받았던 영애가 저에게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음악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Q. 무인도에 음반을 한 장만 갖고 가서 혼자 평생 죽을 때까지 그 노래만 들어야 한다면 어떤 앨범을 가져가실 건가요?A. 제가 쓴 건 안 가져갈 거고요. 음.. 포크 듀오 ‘어떤 날’의 음반을 가져 갈 거고, 딱 한곡만 들어야 한다면 2집 앨범에 수록된 ‘초생달’. 저에게는 그 곡이 음악을 시작하게 한 계기였고, 저의 노래보다 어떤 날의 앨범이 저에게는 더 의미 있거든요. 평생 들어야 한다면 제 노래는 지겨워서 못 들을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어떤 날의 앨범은 지겹지 않을 거예요.

안테나 뮤직의 유희열

Q. 희열님이 생각하는 안테나 뮤직 소속 뮤지션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A. 음악 레이블은 보통 저마다의 공통분모가 존재하잖아요. 예를 들면 아이돌 기획사, 발라드 가수 기획사 등 하나로 묶을 수 있는데, 안테나 뮤직의 경우 싱어송라이터들로 구성된 집단이다 보니 대부분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고 스타일도 제각각이예요. 예를 들면 클래식 피아노를 다루는 정재형 씨, 락밴드 페퍼톤스, 포크 음악을 하는 루시드 폴, 알앤비와 힙합을 하는 샘 킴, 재즈를 하는 이진아, 더 깊은 재즈를 하는 윤석철. 원 맨 밴드 토이를 하는 저까지 한 회사에 소속된 뮤지션들이 싶을 정도로 각자의 색깔이 다양한 것이 다른 레이블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레이블의 특징이 하나 더 있어요. 지금까지 안테나 뮤직이 만들어지고 단 한 명도 우리 레이블을 떠난 사람이 없죠. 그게 무엇을 나타내냐면, 이 친구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는 거죠. 음악을 할 때 벌어들이는 원화가치에 무게를 두느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더 무게를 두느냐 두 가지를 극단적으로 두고 볼 때, 저는 후자 쪽이 더 안테나 아티스트들의 특징에 가깝다고 봐요. 음반을 출시할 때 그 음반의 성공 유무에 대해서는 제작진들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보다 앞서 해야 하는 이야기는 그게 아니죠. 지금 이 곡이 아티스트에게 무슨 의미이며,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그에 대해 훨씬 많이 이야기 나눠요. 물론 대중성을 분석해 마케팅 적으로 접근 한다면 어쩌면 큰 인기를 끌게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음악은 제품이 아니잖아요. 아티스트의 흘러가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런 부 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아티스트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받아 들이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회사이긴 하지만 이익집단보다는 정서 적인 공동체에 가까운 것 같다고도 생각해요. 이익은 서로의 이해관 계가 어그러지면 갈라지는 부분이지만, 정서적인 부분은 단단하게 밀 집된 형태로 오랫동안 존재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좀 더 끈끈하게 엮여있는 공동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Q. 소속 뮤지션들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A. 오디션을 본 적도 없고 아티스트를 뽑아본 적이 없어서 겪어보지 않았는데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태도가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요. 그 태도란 기본적으로 음악적인 실력과 더불어 인간성에서 나오겠죠. 음악은 정말 잘하는데 인간적인 부분에서 마찰이 있다면 서로가 고통스럽지 않겠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이익집단이라면 음악을 잘하고 스타성이 있으면 그걸 보면서 수익성을 더 따지고 서로 윈윈 하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태도를 보겠다는 거죠. 여기까지 왔을 때 어느 정도는 본인이 음악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일 테고, 음악에 준비가 되어 있다면 태도는 결국 실력에서 기반하여 나오기 마련 이거든요. 스스로 찾아와 회사의 문을 두드린다면 게다가 안테나 뮤직의 음악을 듣고 왔다면 성공에 대한 욕망보다는 자신의 예술을 펼쳐 보이고 싶은 동기가 더 크지 않았을까요? 결국 태도라는 말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안테나 뮤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A. 직원들과도 가끔 하는 이야기예요. 우리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러면 결론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식으로 나오곤 하죠. 음악으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이 정도 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잘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는 집단으로 남는 게 제 목표죠. 현실적으로는 아티스트들이 꿈을 이야기할 때 그들의 꿈을 음반으로 담아낼 수 있는 정도의 회사였으면 좋겠고, 앨범의 귀퉁이에 안테나 뮤직의 시그니쳐인 ‘A’라는 글자가 있으면 신뢰할 수 있는 앨범이라는 정도로 우리 레이블이 대중들에게 각인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가끔 하는 이야기인데, 엔터업계에서는 으례 디즈니가 되기를 꿈꾸지만 우리는 초창기의 픽사나 손그림을 그리는 지브리 같은 회사였으면 좋겠다. 손수 그린 그림이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화자 되고 마음에 남아 감동을 주는 것처럼, 그런 음악이 우리 레이블을 통해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 있어요.

유희열의 스케치북 메인 MC

Q. 최근 코로나 이슈로 스케치북에 무관중 녹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관객들이 있을 때와 MC로서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요?A. 이 게스트가 나오면 관객들이 참 좋아했을 텐데. 아, 이 분은 관객이 있었다면 함께 호흡하면서 더 즐겁게 무대를 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스케치북은 무대가 있는 콘서트 형태의 프로그램이기에 아쉽죠. 너무 아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음악이 계속 발표되고 있고, 그들은 자신들을 소개할 무대를 필요로 하니 이 일을 계속해야 하죠. 관중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겠죠.

Q. 메인 MC로 매주 다양한 아티스트를 만나고 계신데, 곤란하거나 어려웠던 순간이 있나요?A.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인데, 그런 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없는 이유가 하나 있어요. 게스트를 맞이한다는 건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나오고 제가 그들을 소개하는 입장이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곤란하다고 말하는 건 제 입장이잖아요. 예를 들어 말을 잘 안 한다. 말이 거칠다. 내 취향이 아니다. 이런 건 제 입장이죠. 하지만 그들은 홍보를 하러 나왔거나, 앞으로 있을 콘서트에 대해 프로모션을 하러 나온 거고 저는 큐레이터의 입장이기에 제 입장이 뭐건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사람은 사적으로 만나면 되는 거고.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가는 걸로 충분하죠.

유희열의 소중한 것들

Q. 유희열에게 토이란?A. 당시 저의 관심사가 모두 담겨있는 저의 총 집합체라고 할 수 있겠네 요. 토이의 지난 앨범을 들어보면 그때 제가 가장 좋아하던 것들과 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저는 세상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음악은 기술적인 영역에 맞닿아 있죠. 음악을 들을 때도 분석적인 머리가 먼저 반응할 정도이니. 보통 곡을 쓸 때는 제가 영향을 받은 어떤 것과 다른 무언가를 잘 조합해 만들어내죠. 안테나 뮤직의 아티스트들을 좋아하고, 어쩔 때는 존경한다는 표현까지 썼던 이유는 독자적인 영역의 길을 가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그런 부분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

Q. 유희열에게 가족이란?
Q. 가족들과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요?
Q. 유희열님이 게스트들에게 자주 하시는 질문이라 준비했어요. 끝으로, 꿈이 뭔가요?

출처: 레전드매거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