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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뮤지션, 베이시스트 최원혁

인생이 담긴 연주와 그 안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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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 VOL.011 [2019년 11월호]

음악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는 답한다, 즐거움이라고.

우리는 왜 음악을 듣고 공감하는가?

그는 답했다, 그것은 연주자의 선물이며 그들의 역할이라고.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최원혁은,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뮤지션으로 재즈의 태동을 함께 한 연주자이다.

스스로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 이야기하지만, 예술과 음악 그리고 연주자로의 철학을 들으면 그가 걸어온 길이 결코 요행으로 도달한 영역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훌륭한 연주자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하여 감동을 선물하는 전달자라는 그의 철학을 레전드매거진을 통해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때 베이스에 입문하여 현재까지 베이스 연주를 업으로 삼고 있는 최원혁입니다. 그간 여러 밴드를 거치며 활동했는데, 1997년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그룹에 합류하여 현재까지 베이시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2010년까지 이승철 씨가 결성한 <황제밴드>에서 리더를 맡아 밴드를 이끌기도 하였습니다. 호원대학교, 서경대학교,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서 수업하고 있으며, Bass gosushop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최원혁의 그루브 베이스>라는 강의를 마치고 현재는 시즌2를 준비 중입니다.

학창시절

어릴 땐 나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달까, 공부를 곧잘 하는 아이였어요. 그러다 어느 날을 기점으로 공부에 흥미를 잃었는데, 그때가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죠. 그래도 독서를 좋아하여 책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악에 흥미가 생긴 계기는

전 시골에서 자란 시골 소년이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됐죠.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주변에 저와 비슷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외국에서 살다가 귀국한 아이들이었는데 비슷한 입장이라 금방 친해졌죠.


하루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정말 끝내주게 생긴 오디오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매킨토시(McIntosh)였던 거 같은데, 아무튼 디자인도 멋있고 소리도 끝내주게 좋았던 기억이 나요. 무엇보다 난생처음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경험이 아주 깊게 각인이 됐어요.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딥 퍼플(Deep Purple),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같은 락 밴드의 노래였죠. 사실 초등학생이 듣기에는 과한 장르인데, 몸속에 반항의 유전자가 들어있던 건지 저랑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음악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중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Beat it을 들으며 온 몸에 전율이 일었어요. 만화적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차크라가 열렸다고 할까요? 막혀있던 혈이 뚫린 거죠.


그날 이후로 악기에 강한 흥미가 생겨 중학교 3학년부터 통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엔 친구들과 밴드를 꾸리면서 베이스를 시작하게 됐죠.

베이스를 선택한 이유
“이상하게 저는 빨리 치는 게 잘 안되더라구요.”

농담이고, 저는 고음보다 저음에 대한 매력을 더 크게 느꼈던 거 같아요. 베이스라는 악기를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줄이 굵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이 굵은 만큼 더 낮은 소리가 났고 온몸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을 느끼며 저음의 매력에 매료됐던 거 같아요. 하모니가 아니라 단선율을 연주하는데 하모니를 연주하는 느낌이 드는 점도 매력적이었고, 드럼과 기타의 중간에 있다고 해야 될까요, 드럼의 느낌도 가지며 기타적인 표현도 가능한, 여러 악기들의 성향을 한 번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키가 크다 보니까 기타보다 베이스가 내게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어요.

프로 연주자가 되기까지

포지션을 베이스로 바꾼 뒤 본격적으로 밴드 활동을 하며 음악도 더 많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에요. 그날도 음악을 들으러 레코드 가게를 갔는데 성음 레코드라는 회사에서 재즈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는 음반이 막 나오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처음 보는 음반이 너무 궁금해서 무작정 돈을 모아 구입을 했죠. 그때 처음 샀던 앨범이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의 위 겟 리퀘스트[We Get Requests], 칙 코리아(Chick Corea)의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 스탄 게츠(Stan Getz)의 게츠/질베르토[Getz/Gilberto] 같은 재즈계 거장들의 앨범이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도무지 무슨 음악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그간 들어왔던 그룹사운드와는 너무나 다르고 생소해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즉흥 연주도 제가 듣던 그룹사운드의 애드리브와는 너무나도 다른 방식의 접근이어서 굉장히 낯설고 생소했어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도대체 이 음악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어서 계속 듣다 보니 어느 날부터 재즈라는 장르가 주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해가 되니 직접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갔어요. 그러다 보니 재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어울리며 재즈적 감성이나 접근을 배우고 같이 연습하였어요. 그러면서 라틴 퍼커션 연주자 류복성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연주를 하다 보니 난생처음 공연 페이란 것도 받을 수 있었어요. 액수를 떠나서 연주를 하고 대가를 받은 것이죠. 그때가 22살이었던 거 같아요.


그 이후로는 콘트라 베이스에 관심이 생겨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씨가 팀을 만들며 콘트라베이스가 가능한 젊은 연주인을 찾으셨어요. 그때는 콘트라베이스를 다루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라 자연스레 제가 뽑힌 거죠. KBS에서 방영하던 <밤으로 가는 쇼>라는 토크 쇼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고, 점차 여러 연주자들을 만나며 그들과 연주하다 보니 자연스레 연주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당시엔 재즈에 관심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재즈 연주자들은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베이스란?

사실 음악은 수학에서 출발한 것이잖아요. 소리, 즉 공기의 진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것이 음악이고 그것을 기능적으로 해석한 것이 연주라고 생각해요.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데, 예술의 본질은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베이스라는 악기를 들고, 듣는 사람들과 음악 사이에 서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제 몸으로 들어와 정신을 거쳐 베이스라는 악기를 통한 연주로 표현이 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듣는 거죠. 일련의 과정에서 연주자는 전달자, 일종의 매개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제게 음악이라는 것은 구도의 길이라고 할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고,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경지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이제는 저도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간은 작곡보단 편곡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작곡도 많이 하려고요. 편곡을 과일의 껍질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과육도 해보고 싶은 거죠.레전드매거진에서 훌륭한 분들과 인터뷰를 하셨던데 저게도 이런 영광스러운 시간을 할애해주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제 인터뷰를 봐주신 레전드매거진 구독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연주를 하며 좋은 연주자로 성장해나가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구독자분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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