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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者(사자)와의 인터뷰 : STAN LEE

조회수 2020. 3. 23. 1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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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아버지

LEGEND VOL.007 [2019년 8월호]

Legend 매거진에서는 지금은 고인(故人)이 된 전설적인 인물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이루어낸 업적을 되돌아보는 ‘死者(사자)와의 인터뷰’를 기획했다. 그들이 당대 최고의 인물로 우리 기억 속에 오랜 시간 남을수 밖에 없는 강인한 사상과 철학, 그리고 고뇌와 좌절의 순간을 함께 나누며 우리가 직면할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이겨낼 힘과 지식을 얻고자 한다.

마블 명예 회장 ‘스탠리 마틴 리버’ (Stanley Martin Lieber) 필명 : ‘스탠 리’ (Stan Lee)


그는 마블 코믹스의 대표 만화가이자 영화제작가, 마블 엔터테이먼트의 편집 위원과 명예위원장을 맡았다. 마블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에서 어시스턴트부터 시작하여 편집장과 사장에 이르기까지 입지전적인 성공을 이루고 우리에겐 마블의 아버지란 이름으로 불리운다.


작년 3월 개봉한 캡틴 마블의 인트로에서 잔잔한 울림을 준 ‘Thank You Stan’


스탠리는 그가 창조한 영화 세계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다양한 영화에서 40여 차례나 카메오로 출연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등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창작하고 지원한 스탠 리. 그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인생과 영화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마블 팬으로써 그동안 스탠리 선생님이 카메오로 출연한 마블 영화들을 거의 다 봤을 정도로 사랑합니다(웃음). 마블의 아버지로 불리는 Stan Lee 선생님의 인터뷰를 직접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A.

네, 안녕하세요. 한국에 마블 팬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어 반갑네요.

Q.

네 맞습니다. 한국에 마블 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어벤져스 출연진들이 내한했을 때 직접 제 눈으로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기다렸던 팬 중 하나입니다.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던 영웅들을 실제로 보게 되어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A.

하하 그랬군요. 저도 한국 팬들을 한 번 만나러 가 봤어야 했는데 조금 아쉽네요.

Q.

선생님은 만화가이자 영화제작자, 그리고 편집부터 출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역에서 활약했습니다. 대부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요?

A.

어린시절부터 저는 다양한 서적과 영화를 접했습니다. 독서를 가장 좋아했고, 50센트의 여유가 생기면 언제나 서 점에 달려가 책을 구입했습니다. 글쓰기 또한 저의 큰 즐 거움이었어요. 그러던 중 1937년에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작문 콘테스트에 응모할 기회가 생겼고 응모했던 두 작품이 가작으로 당선되면서 저의 창작 활동이 시작되었 죠. 나중에는 연기에도 관심이 생겨 연극 학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작문 콘테스트 당선 2년 후 마블 코믹스의 전신이었던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타임리 코믹스 사장님이 제 사촌의 남편이었는데 그 분 밑에서 편집 조수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조수로 일하면서 사장님이 저의 잠재력을 알아보셨는지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 곧 바로 원작 작성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캡틴 아메리카의 각본을 담당하게 되었고, 현재의 영웅들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이러한 경험들이 저의 창작활동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이 일 을 하게 된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그리고, 캐릭터를 만들고, 각본을 쓰면서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이죠. 사실 만화책 제작에 스트레스를 받아 만화책을 더 이상 쓰지 않으려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제 아내가 “당신이 쓰고 싶은 얘기를 한 번 써 보세요” 라고 얘기했고, 어차피 그만 둘 생각이었던 저는 아내를 믿고 <판타스틱 4>를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썼습니다. 그게 대 성공했고, 그 뒤로 새로운 캐릭터와 각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며 즐겁게 일했던 것 같습니다.

Q.

선생님은 다양한 영웅들의 역사와 캐릭터를 창조했습니다. 스파이더맨 · 헐크 · 닥터 스트레인지 · 판타 스틱 4 · 데어데블 · 블랙 팬서 · 엑스맨 · 아이언맨 · 토르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를 탄생시켰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히어로가 있다면 어떤 인물일까요?

A.

음… 저는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스파이더맨 창작활동 당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처음 스파이더맨의 초안을 잡았을 때 저는 아주 강인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고, 이왕이면 날아다닐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모델은 곤충이었습니다. 곤충 그대로의 의미를 써서 ‘인섹맨’ (Insect·man)이라 이름 붙였지만 어감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이름이 ‘모키스토맨’ (Mosquito·man) 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미 동명의 영화가 있었기에 스파이더맨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Q.

모키스토맨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스파이더맨은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겠군요.

A.

그럴 수도 있었겠네요. 저는 스파이더맨을 만들면서 이런 극적인 느낌의 이름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렇게 탄생한 스파이더맨의 초안을 숙부에게 보여주었죠. 하지만 숙부에게 좋은 평은 듣지 못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제가 지금까지 그려왔던 영웅과는 조금 다른 영웅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영웅이면서도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하죠. 그리고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연애에는 영 소질이 없죠. 영웅이라는 완벽한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뜻과 달리 영웅이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고할 수 없었습니다.

Q.

그런 이유였군요. 하긴 사회 통념적으로는 불우하고 어려운 시민들을 돕는 영웅 본인이 불우한 환경이라는 설정이 좀 이해 하기 힘들 수는 있을 것 같네요.

A.

하지만 그때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곧 폐간을 앞둔 잡지가 있었는데 여기에 한 번 넣어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잡지를 발간했습니다. 독자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을 본 팬들이 새로운 영웅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편지와 메시지로 계속 연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스파이더맨이 탄생되었죠. 스파이더맨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고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Q.

그동안 다양한 마블 영화에 카메오로 참여하셨는데요. 국내에서는 ‘스탠리 옹’이란 애칭과 함께 즐거운 관전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어떤 영화에 출연하셨나요?

A.

마블에서 제작한 40여 편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는데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07년 개봉한 스파이더맨3에서 전광판에 자신의 업적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흐뭇해하는 피터파커에게 다가와 제가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네, 이거면 됐지’ 라고 말하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제가 출연했던 최근작들과는 조금 다른 메시지와 명언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브루스 배너의 혈액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는 역할, 토르 : 천둥의 신에서 땅에 처박힌 묠니르를 자신의 트럭으로 뽑아보려는 역할, 캡틴아메리카 : 윈터솔져에서 박물관의 캡틴 아메리카 특별관 순찰 요원으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참전용사를 위한 파티에 참석해 토르의 천년 술을 마신 용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피터 파커의 졸업식 하객 중 한 사람으로 출연했던 기억이 있네요. 저는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아이언맨 시리즈 출연을 가장 좋아합니다.

Q.

이제 이 특별한 인터뷰도 막바지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레전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A.

마블 히어로가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독자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기꺼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는 동안 작가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앞으로의 마블 시리즈와 캐릭터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명예회장을 역임한 스탠리(Stan Lee·사진)는 향년 95 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미국 만화계의 한 획을 그었던 그의 업적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마블의 아버지라 불리며 수많은 영웅을 탄생시켰고 전무후무한 슈 퍼히어로 분야의 개척자였다. 마블 스튜디오의 실질적인 실무에 벗어나 있음에도 그는 애정 어린 관심과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스탠 리가 후속 작에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에, 많은 이들의 추모와 애도가 끊이지 않았다.


출처: 레전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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