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카 복원에 지친 이들을 위한 안내서!

조회수 2020. 3. 5. 15:0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올드카 마니아를 자칭하는 많은 분들은 차를 처음 구입하자마자 큰 돈을 들여 이곳저곳을 종합적으로 정비하거나 복원하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다시 고장이나 트러블이 생기기를 반복하면서 지갑까지 얇아지고 나면 이내 지치고 마는데요. 심한 경우엔 "올드카 이제는 다시 쳐다보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정마저도 몽땅 떨어져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올드카의 복원이나 정비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올드카 즐기기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올드카, 클래식카 즐기기는 마치 마라톤과 같아서, 전체과정에서의 운용이나 복원전략도 기획해야 하고, 시작단계에서는 준비운동이 필요하기도 하고, 중간중간의 모든 부분을 차분히 음미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또 내가 올드카를 구입한 목적과 운용방법, 그리고 여유자금까지도 생각해서 적절한 수준의 지출을 해야 오랫동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요. 올드카를 가지게 된 기쁨이나 멋지게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 휠과 타이어의 에어리크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적인 보수를 하는 라라클래식 랜드로버 시리즈3가 많은 올드카 마니아 분들에게 즐거운 올드카 생활을 위한 작은 힌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프리카를 누비던 랜드로버 시리즈3를 입수해 온 후, 여러 곳을 손보며 세미리스토어를 완료하여 보관중입니다만, 사진처럼 예쁜 모습은 잠시, 근본적인 부분이 보수되지 않은 탓에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곳이 다시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몇 단계의 복원을 통해 꽤 많은 돈이 들었지만 말이죠.


다른 곳은 그래도 나중에 다시 기획을 해서 복원하면 되는데, 타이어 2개의 바람이 빠지면서 주저 않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잠시 이동을 하려해도 문제이고, 바람 빠진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해서, 최근 임시 보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칙대로 복원을 한다면 신품 휠을 구하거나 제대로 휠을 보수하고, 타이어도 튜브리스 타이어가 아닌 오리지널 사양의 튜브 타이어를 구해 넣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우선은 에어리크만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리스토어"나 정상적인 "수리"가 아닌 "임시보수"가 되는 것이죠. 


주저 앉은 타이어를 휠에서 분리해보니 휠내부가 이렇습니다. 휠의 녹 때문에 타이어와의 밀착도 제대로 안되고 바람이 새는 건 당연합니다. 오리지널 사양은 튜브 타이어가 끼워져 있으니 타이어와 휠의 밀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는 튜브리스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으니 휠과 타이어의 밀착력 확보가 중요합니다.


그동안 2차례에 걸쳐 휠을 보수하고 타이어를 다시 끼워넣기도 했는데요. 작업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던 이 작업들이 모두 대충되었는지 타이어까지 손상된 흔적이 보이더군요. 타이어를 휠에 끼워넣거나 뺄 때 무리해서 했던 모양입니다. 잘못된 업체를 만나면 이렇게 추가적인 손상이 오기도 합니다.


새로운 휠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겠고, 차선책은 제대로 된 휠 보수입니다만, 이번 작업은 임시보수이니 기존의 휠을 최대한 간단한 방법으로 보수하기로 합니다. 우선 휠의 녹을 최대한 제거하고 페인트를 두껍게 칠해 면을 고르게 했습니다. 휠의 면 자체를 보수하는 것은 최소화하고 두꺼운 페인트면이 타이어와의 밀착력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샌딩작업으로 페인트의 면을 더욱 고르게 만들었는데요. 이런 방법은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이번 보수작업의 목표 달성을 위한 임시작업일 뿐입니다.

사이즈가 맞지않는 에어밸브는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새롭게 구입한 두꺼운 지름의 에어밸브는 현재는 지게차에서나 사용되는 것이라서 보통 자동차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부품 을 찾아내고 빠른 시간내에 입수하는 것도 올드카 복원의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꽤 긴 시간동안 공을 들여 사포질을 하고 타이어를 장착해 테스트를 하니 에어리크가 생기지 않습니다. 약간의 변칙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타이어와 림이 만나는 면에 실링을 더해주기도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임시로 에어리크를 잡는 것이며, 공도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할 때에는 적절한 방법은 아닙니다.

이 라라클래식 랜드로버 시리즈3의 경우에는 2개의 타이어에서 에어리크가 생기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나머지 하나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 작업을 완료하게 됩니다.


아프리카에서 1차 정비를 완료한 후의 라라클래식 랜드로버 시리즈3


올드카의 리스토어, 수리, 정비 등은 모든 올드카에 대해 같은 수준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을 입수한 목적, 예산, 상황 등에 맞추어 적절한 방법을 찾고 최적화된 수준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좋아하는 올드카를 하나 구입하고 나서, 숨쉴 틈도 없이 도장을 다시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부품을 교체하고, 내장도 새롭게 보수하고...! 이렇게 수백 수천을 쓰다보면 바로 지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전부 수리되고 복원된 줄 알았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부분에서 또 다른 고장이 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일이 몇차례 생기면서 지갑까지 얇아지면 그 큰 마음의 상처를 이겨낼 장사가 많지 않습니다. 


올드카 클래식카 즐기기는 오랜 시간동안 지구력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이니 만큼 제대로 준비도 해야하고 나의 에너지를 투입할 시점과 수위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우선 올드카를 구입하면, 그 차의 특성이나 이력을 파악하고 정들이기 부터 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에 워밍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차량의 상태와 특성이 파악되고 나면, 내가 가진 예산이나 시간 등을 계산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상태와 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구동계통과 브레이크 등 기계적인 부분을 먼저 정비하고, 실내와 외장은 6개월 후나 1년 후에 하기로 한다던지, 또 자주 운행하는 차량이 아니고 기계적인 부분이 그런대로 괜찮다면 내장과 외장만을 먼저 처리한다던지 하는 식입니다. 이외에도 고무류나 몰딩류만을 먼저 교체한다던지, 크롬이나 플래스틱 파츠들을 먼저 처리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작업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정비, 수리, 그리고 복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올드카 복원을 하며 지쳐버리는 많은 분들이 흔히 하시는 "구입 직후 바로 샵으로"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돈도 충분하고, 빠른 시간안에 반짝 거리는 차를 타고 거리를 누비며 자랑하고 싶다면 말릴 일은 아닙니다만...! 


이 랜드로버 시리즈3를 "운행"이나 "전시"를 목적으로 한다면, 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품 휠을 구하고, 오리지널리티를 회복하는 형태로 수리하거나 복원하는 것이 원칙인데요. 이렇게 하려면 수백만원이 소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단지 보관하되 가벼운 이동시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면서, 유관상으로 큰 하자가 보이지 않는 정도로 하고자 하는 것이니 10-20만원 정도의 가벼운 조치를 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만약 라라클래식 랜드로버 시리즈3에 대해서도 주행을 목표로 한다면, 우선 엔진, 트랜스 미션, 브레이크 계통을 모두 확인 및 정비하고, 그 이후 전장관련 부품을 모두 정상화 시키는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차체 부분일 텐데요. 물이 새거나 녹슨 부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시작이며, 그 이후에 추가적인 판금이나 도장 등이 진행되어야 하겠죠. 실내를 깨끗하게 하는 것은 마지막 작업이 될 거에요.


이렇게 차량의 기본적인 상태나 상황은 물론, 오너의 예산과 취향, 차량 운용의 목적과 목표 등에 따라 리스토어(보수)와 정비의 방향과 방법, 그리고 순서는 완전히 달라지게 되며, 이런 것들을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는 올드카 즐기기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올드카 클래식카를 구입하자 마자 꽤 많은 예산을 들여 정비나 복원을 하고나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트러블 때문에 예상한 것 이상의 예산이 지출되고, 그러다 짜증이 나거나 실망을 하신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차분히 생각해 보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전 제가 존경하는 어느 분께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하셨습니다. "올드카 복원, 정비, 수리의 세계는 넓고 그 방법은 많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 김주용(엔터테크 대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 관장)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